<김의원의 국토이야기>무산된 강화潮力 청사진
<김의원의 국토이야기>무산된 강화潮力 청사진
  • 하우징헤럴드
  • 승인 2006.02.08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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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08 14:01 입력
  
 
김 의 원
경원대학교 명예교수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전등을 켰던 때는 1887년 궁중에서였다고 한다. 에디슨이 백열전등을 발명한 것이 1879년이었으니 불과 8년 뒤의 일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 뒤 1898년에 미국인의 손에 의해 한성전기회사가 설립되고 동회사에 의해 1899년 전차가 개통되었으며, 1900년에 최초로 종로거리에 민간전등이 켜졌다.
 
그러나 우리나라 전력사업은 그 뒤로 일제의 농간에 의해 한성전기회사가 한미전기회사로 바뀌는 등 우여곡절 끝에 1909년에 일본인의 손으로 넘어가고 말았다.
 
일제가 우리나라에서 유리한 수력지점을 많이 발견하고 그들의 목적에 따라 수력발전사업을 많이 일으킨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나, 조력발전계획까지 세웠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조력(潮力)과 하천수력을 비교하여 보면 하천수력은 흐르는 물의 양의 변화가 많고 기타 계절과 기상 조건에 따라 크게 좌우되므로 이용할 수 있는 수량의 파악이 대단히 곤란하다.
 
반면에 조력은 규칙적으로 발생하는 조석현상이므로 이용이 가능한 조류량을 비교적 정확히 측정할 수 있다.
 
우리나라 서해안의 조석간만의 차는 대단히 크다. 특히 인천항을 중심으로 한 약 50㎞의 남북해안선에 연한 지역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간만의 차가 크다.
 
조선총독부에서는 일찍이 이러한 사실에 착안하여 1922년부터 1929년까지 실시한 제2차 수력조사와 병행하여 조력에 관한 조사를 실시했다.
 
이 조사의 결과는 당시 조선총독부 체신국에 설치되어 있던 임시수력조사과장 다카야(高谷)가 취합하여 1930년 3월 총 72쪽에 달하는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에따라 총독부는 서해안의 강화도 동남단에 위치한 해면일대를 조력발전 후보지로 삼았다.
 
다카야 과장이 강화도 부근의 조사에서 밝혀낸 우리나라 조력자원 중 경제적으로 개발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출력은 다음과 같이 추산하였다.
 
평안북도 신의주에서 전라남도 목포에 이르는 약 500㎞의 해안선은 최대간만의 차가 7.76m이므로 이 지역 전체의 발전력은 수백만㎾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이 가운데 간만의 차가 가장 큰 인천항 부근을 중심으로 한 남북 약 50㎞구간의 해안선은 최대간만의 차가 9.26m에 달하고 있을 뿐 아니라 지형조건도 좋기 때문에 조력발전개발에 있어 가장 유망한 지역으로서 발전력은 최소한 1천㎾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판단하였다.
 
이 보고서에 따라 조선총독부는 강화도 조력발전 계획을 수립하였는바, 이에는 당초 6개의 시안을 작성하여 비교하였다.
 
이중 가장 현실적이라고 인정되었던 계획은 다음과 같다.
 
먼저 위치를 보면 경기도 강화군의 하도면, 길상면, 동검도, 부천군 영종면, 세어도, 김포군 대곶면, 가서도, 황산도 사이에 둘러싸인 간석지를 포함했다.
 
다음 조위차를 보면 창조(漲潮)시의 조차는 최대 9.88m 최소 3,09m로 추정했고, 낙조(落潮)시의 조차는 최대 9.55m 최소 3.49m로 추정하여 평균 6.41m로 계산했다.
 
조지수(潮池數)는 1개소로서 이 조지에 건설할 댐은 총 9개를 계획했는데, 전체 길이는 8.654㎞ 댐 높이는 최대 17.27m로 상정했다.
 
발전소가 들어설 곳은 김포군 대곶면 가서도와 강화군 길상면 황산도의 중간지점으로 잡았다. 발전소의 출력은 최대 4만7천㎾, 평균 1만1천㎾로 계획했는데 공사비는 800만엔으로 계상했다. 이상의 내용이 계획으로 끝난 강화도 조력발전 계획인데 일제는 이 계획을 수립하는데 현지측량이나 본격적인 설계에 의한 것이 아니었고 탁상에 그친 것이 아닌가 판단된다.
 
특히 계획출력을 적게 잡은 것은 당시 전력수요가 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따라서 이 계획은 가능성을 검토하는데 그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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