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정비사업에도 4월의 봄은 찾아올 수밖에 없다
도시정비사업에도 4월의 봄은 찾아올 수밖에 없다
  • 하우징헤럴드
  • 승인 2013.04.11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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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경상
지우감정평가법인 대표이사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부터 시작된 국제 금융 위기에 이은 유럽 재정위기 등에 기인한 국제 및 국내 경기의 위축, 청년실업과 여성들의 경제참여 확대 등에 기인한 1인 가구 증가 등 인구 통계의 변화, 시공자들의 시공의지 실종, 큰 것보다는 작은 것이 선호되어 원룸 등 도시형 생활주택이 공급 시장을 주도하는 현실, 반포, 잠실 등 재건축사업의 투자 성공에 이어 불어 닥친 재개발·재건축 열풍은 온데간데없고 이제는 조합을 해산하고 정비구역을 해제하는 등 출구전략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등장하는 안타까움, 계속되는 각종 매체들의 부동산 경기에 대한 부정적인 경고음 등으로 인한 주택 구매심리 실종 등….


실로 나열하기조차도 쉽지 않은 정비사업 환경의 급격한 변화는 지난 겨울 강추위가 몰아 칠 때보다도 더욱 매서워 우리들의 몸을 더한층 움츠리게 만들고 있다.


“밤이 깊을수록 새벽이 그만큼 가까워지고 있다”는 격언과 같이 유난히 한파가 몰아쳐 추웠던 지난 겨울, 우리는 모두 겨울은 끝이 없을 줄 알았지만 결국 봄은 찾아왔다. 우리 정비사업 환경을 포함한 부동산 시장 또한 자연의 진리와 마찬가지로 이제 밤이 깊었으니 새벽이 가까워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새 봄이 점점 가까워지는 지금 우리는 정비사업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 나가야 할까.


첫째, 사업이 지연되었더라도 서두르지 말고 앞으로 다가 올 경기변동에 대비해서 촘촘히 정비계획부터 점검해보고, 인허가 등 착공 이전의 계획단계를 충실히 준비해 둘 필요가 있다. 만약 경기가 호전된 이후에 이를 준비한다면 또 다시 침체국면의 악순환에 직면할 수 있으며, 이럴 경우 사업은 기약없는 미궁으로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둘째, 건설업자 금융을 대신하여 사업시행자가 금융기관 등으로부터 직접 부동산 개발금융을 지원받을 수 있는 사업구도가 마련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시공자에게 몰려 있는 사업위험을 시공자, 금융기관, 사업시행자, 보증기관 등으로 분산시키는 방안을 효과적으로 강구하여야 한다.


이렇게 시공계약을 완전한 도급제로 전환하여 공사비를 대폭 절감한다면 이를 통한 사업성 제고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주요 사업장들의 공사비를 LH, SH 공사 등의 공동주택 건설공사 낙찰금액 등과 견주어 보면 지금껏 시공자들은 건설업자 금융방식으로 사업시행자들에게 제반 사업비를 제공하는 대신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막대한 이익을 거두어 간게 사실이다.


셋째, 조합 등 사업시행자는 사업추진방식의 재검토가 필요하다. 사업시행자만을 위해 존재하는 천사는 더 이상 없다. 지금도 많은 재건축 사업장들을 보면 과거에 만연하던 확정지분제를 고수하고 있지만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기업은 계속기업으로 존속하기 위해 이윤을 추구하는 집단이다. 이들은 정비사업 시행자보다 사업위험 판단과 정보수집 능력 등이 월등하므로 이들로부터 사업시행자가 유리하고 안정적인 사업기회를 제공받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더 이상 폭탄 돌리기와도 유사한 확정지분제에 미련을 갖지 말고 과감하게 도급제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넷째,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의 용역서비스의 질적인 변화가 요구된다. 필자가 경험한 정비사업장에서의 임원과 나눈 얘기 중 하나는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가 건설사업관리(CM) 능력을 갖추고 있다면 굳이 건설사업관리용역을 별도로 발주할 필요가 없었다며 아쉬워하는 대목은 아직까지 기억에 생생히 남아 있다.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 또한 현재의 행정용역 위주의 관행에서 벗어나 사업관리서비스 제공 능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


다섯째, 서울시 등 전국 주요 도시들에서 일어나고 있는 출구전략에 의한 정비구역의 해제는 좀 더 신중하게 결정될 필요가 있다. 정비사업은 공익사업이지만 민간주도로 이루어지고 있다. 따라서 적정한 개발이익의 보전책이 필수적이며, 향후 경기가 호전되는 등 개발이익이 기대될 경우 이제는 주민들의 거센 개발압력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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