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주택 노후화 실태와 시사점
[특별기고] 주택 노후화 실태와 시사점
30년이상 노후아파트 2019년 100만가구 돌파
  • 김병조 기자
  • 승인 2013.06.27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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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재건축 통해 토지 이용률 높이고 공급확대
조만간 사회이슈 부각… 종합적인 관리전략 시급

 

 

  강민석

  부동산연구팀장 / KB경영연구소

 

1. 검토배경

아파트 노후화는 향후 주택시장 변화의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 아파트는 국내 주택시장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재건축아파트는 과거 주택가격 상승이 주요 이슈였으나 이제는 노후화로 인한 도심 재정비가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1980년대 아파트뿐만 아니라 1기 신도시를 포함한 1990년대 아파트의 노후시기 도래는 향후 시장의 중요한 변화 요인이 될 전망이다.

 

2. 아파트 노후화 진행 현황

아파트 노후화는 2010년 후반기 이후 급속히 진행돼 왔다. 2013년 기준 준공후 30년 이상이 되는(1984년 이전 건축) 노후 아파트는 전국적으로 약 30만1천200호로 집계된다. 이중 서울이 약 14만1천500호로 절반에 가까운 47%를 차지하고 있으며, 부산이 4만3천호로 그 뒤를 잇고 있다.

30년 이상 노후 아파트는 2020년에는 약 122만5천호로 2013년 대비 4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수도권이 68만7천호로 282.7%, 비수도권은 53만8천호로 342.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서울은 약 37만5천호로 가장 많으나 비중은 30.6%로 하락하며, 경기도는 약 19만4천호로 829.1% 증가하며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30년 이상 노후 아파트는 2020년 이후 더욱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경기도는 1990년대 초에 준공된 아파트가 노후화되는 2020년 들어 가파르게 증가하기 시작하며, 2025년을 기점으로 서울보다 노후 아파트가 많아질 전망이다.

40년 이상 아파트의 경우, 2013년 기준 전국적으로 약 1만8천호 수준이며 서울이 약 1만5천호로 82%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20년에는 40년 경과 아파트는 약 14만7천호로 2013년 대비 8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프1, 2〉

리모델링이 가능한 15년 경과 아파트는 약 429만호 수준이며, 2020년에는 약 659만호까지 급증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재건축 가능연한 적용시 수도권 재건축 대상 아파트는 2020년까지 40%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재건축아파트의 재건축 가능 시점은 법과 시도별 조례로 규정하고 있어 실제 재건축이 가능한 물량은 다소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서는 재건축이 가능한 연한을 ‘준공된 후 20년’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세부사항은 시도 조례로 위임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재건축연한을 다소 다르게 규정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동일 연도에 건설된 아파트라도 지역별로 재건축이 가능한 시점이 다른 상황이다. 〈도정법〉은 큰 틀에서 연한을 지정한 반면 수도권의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조례’에서는 재건축연한을 크게 강화해 놓은 상태다.

이를 적용해 서울과 경기의 건축연도별 재건축 가능시기를 보면 경과기간이 적용되는 시점(1981~1983년)을 기준으로 아파트의 재건축 가능연한 수치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서울의 경우 1981년에 건설된 아파트는 2001년에 재건축이 가능한 반면 5년 뒤인 1986년에 건설된 아파트는 2016년에야 재건축이 가능하다. 즉, 1980년에 건설된 아파트의 재건축 가능 시점은 20년 뒤에 가능하지만, 1986년에 건설된 아파트의 재건축 가능시점은 22+(1986-1982)×2=30년 뒤에 가능해진다.

재건축 연한규제를 적용하여 산출한 수도권의 재건축 가능 아파트의 누적추이를 보면, 2013년 기준 약 31만3천호 수준을 보이고 있다.

재건축이 진행되지 않는다고 가정하고 단순 산출하면, 2020년에는 재건축 대상 아파트가 약 44만6천호로 42.6% 증가하며, 2030년에는 84만7천호로 증가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3. 노후 아파트 시장 점검

재건축아파트는 2000년대 초 수도권을 중심으로 매매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재건축아파트의 매매가격은 2001~2003년 동안 20.9~34.2%나 상승하며 재건축 대상이 아닌 일반아파트의 2배 가까운 상승률을 보였다. 재건축아파트가 가장 높게 상승한 2002년과 2006년의 재건축아파트의 상승률은 각각 32.8%, 35.4%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서울과 경기를 포함한 수도권에서 30%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하며 재건축아파트의 가격 상승은 대부분 수도권이 주도했다.  〈그래프 3, 4〉

재건축아파트는 통상적으로 일반 아파트에 비해 가격 변동 폭이 크다. 따라서 주택경기 호황기에는 크게 상승하나 침체기에는 더욱 크게 하락한다. 주택경기 호황기인 2000년 말부터 2007년 말까지 일반아파트는 112.7% 상승하였으나 재건축아파트는 234.4%로 2배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락기에는 일반아파트가 0.1% 상승한 데 반해 재건축아파트는 12.6% 하락하였으며, 서울의 경우 일반아파트의 3배에 가까운 15.8% 하락했다. 이는 재건축아파트의 경우 일반아파트에 비해 투자적 수요가 많음으로 인해 경기변동에 민감하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재건축이 진행 중인 아파트의 경우 재건축 이후 가격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매매가격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크게 낮아지는 상황을 보인다.

이는 매매가격에 향후 개발 후 이익과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감 등이 반영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재건축아파트의 경우 매매가격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35.9%로 일반아파트의 60.91%에 비해(2013년 기준) 크게 낮은 상태다.

노후 아파트의 재건축은 가격 상승으로 인해 지역 아파트의 가격도 주도한다. 저층 노후아파트 재건축으로 인해 해당 단지를 포함한 인근 지역의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효과를 보이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 재건축이 진행된 도곡동의 렉슬아파트의 경우 실제로 큰 폭으로 주택매매가격이 상승하며 부촌 이미지를 형성했다.

도곡 렉슬은 2000년 안전진단을 통과하고 2006년 입주하였으며 기존 10평형은 26평형, 33평형을, 13평형은 43평형, 50평형, 51평형, 68평형을 배정받았다. 10평형으로 33평형을 배정받은 경우 조합이 설립된 2001년 1억8천만원에서 입주 시점인 2006년에는 15억원으로 상승하였으며, 분담금 8천만원을 감안하더라도 5년간 약 5.7배나 상승하는 결과를 보였다.

반포의 경우 2000년 후반 노후 아파트의 재건축이 대규모로 진행되면서 지역별 주택가격 수준이 상대적으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포는 2000년 후반 대규모의 재건축이 진행된 이후 미분양이 발생하기도 하였으나 상대적인 주택가격이 상승하며 부촌 이미지가 강화됐다.

한편, 건설 후 20년이 넘어서고 있으나 재건축 연한이 되지 않고 노후화가 지속되고 있는 분당과 일산 등 1기 신도시의 경우 가격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국내 노후 아파트의 정비 상황을 살펴보면 재건축사업에 편중돼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재건축사업은 2000년대 초 저밀도 아파트들을 중심으로 사업이 진행되면서 신규 분양 건축을 통한 사업수익 창출이 가능했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노후 아파트들이 재건축사업 진행을 추진 중이다.

국내 노후 아파트 정비는 재건축과 리모델링을 통해 가능하나 재건축을 통해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과도하게 재건축으로 편중된 구조를 보인다. 재건축사업은 2013년 3월 기준으로 준공 단지가 1천598개소, 추진단지가 503개소다. 반면 리모델링사업은 2011년 10월 기준으로 준공단지는 11개소, 추진단지는 36개소에 불과하다.

리모델링은 리모델링 허용연한, 세대수 증가, 의무사항 등에서 재건축과 차별화하는 등 지원 정책을 추진해 왔으며, 지난 4·1 부동산대책에서도 활성화 방안이 마련됐다. 15년 이상 경과된 아파트에 대해 안전성 확보가 가능한 범위에서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허용하는 방안이 강구된 것이다. 수직증축이 허용될 경우 평면 다양화가 가능하고, 기존의 세대수 보다 15% 이내에서 가능한 일반분양도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에는 수평 및 공지내 증축과 기존 1층을 필로티로 전환시 1개층 증축만이 허용됐다.

하지만, 최근 주택경기 침체로 재건축 실적이 지속적인 감소세로 접어들고 있다. 재건축 사업시행인가 추이를 보면 2000년대 이후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해 주택경기가 과열됐던 2003년에 정점을 보였다. 1995년까지는 사업계획승인을 받은 조합이 10개 미만이었으며, 2000년에는 149개 조합이 사업승인을 받으면서 급증했다. 2003년에 340개 조합이 사업승인을 받았으며, 이후 사업승인 조합 수는 감소세에 들어섰다. 주택경기가 침체기에 들어선 2007년 이후에는 사업승인을 받은 조합 수는 50개 미만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재건축을 통해 공급된 주택을 보면 2005년 이전 사업승인을 받은 단지들이 준공되며 2000년대 후반까지 꾸준히 물량이 공급됐다. 특히 잠실 등 대규모 단지들이 준공되며 조합수가 적음에도 불구하고 준공물량이 전반적으로 높았다. 그러나 사업승인 물량이 2007년 이후 크게 감소하고 있어 전반적인 준공물량은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재건축이 본격화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준공된 재건축아파트는 연 2만호 수준이다. 주택경기가 호황이었던 2002~2009년까지 연평균 약 2만4천호의 재건축아파트 준공이 이뤄졌으나 최근 2년간(2010~2011)은 1만5천호 수준으로 감소했다. 30년 이상 노후 아파트 비중이 2020년까지 약 122만호 수준까지 향후 8년 동안 3배 이상 증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재건축사업의 진행은 매우 부진한 상황이다.

향후 재건축사업은 서울에서 경기도·비수도권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과거 1990년대부터 진행된 재건축아파트 현황을 보면 2011년 말 현재 총 1천598개 사업장이 준공됐다. 준공된 사업장 중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이 총 1천426개 사업장으로 89.2%를 차지한다. 이중 서울은 1천126개 사업장으로 70.5%로 압도적으로 높은 비중을 보이고 있으며, 공급주택의 비중도 절반 수준이다.

현재 진행중인 재건축사업 현황을 보면 전국적으로 503개 구역이 진행 중이며, 수도권이 244개소로 전체의 48.5%를 차지하고 있다. 서울의 경우 1980년대 중반까지 건축된 아파트들이 대부분 재건축사업을 진행 중이며, 총 142개소로 전체 재건축 추진단지의 28.6%를 차지한다.

현재 추진 중인 재건축사업의 비중을 보면 과거에 비해 서울의 비중이 낮아지고 비수도권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진행상황별로 보면 재건축이 추진 중인 아파트 중 기본계획 단계인 지역이 28.6%이며, 안전진단 이후 단계는 43.7%에 이른다. 수도권의 경우 안전진단 이후의 비중이 높은 반면 비수도권의 경우 기본계획 단계에 있는 사업 비중이 41%다. 특히 서울의 경우 안전진단 이후 단계의 비중이 54.9%로 다소 높은 편이다. 따라서 향후 비수도권의 아파트 노후화 역시 사회적인 이슈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4. 시사점

■ 향후 노후 아파트 정비에 대한 필요성이 급격히 증가할 전망
1980년대 중반 이후 아파트공급이 급증해왔으며, 이 당시 공급된 아파트의 경과연수가 30년에 가까워짐에 따라 아파트 노후화가 향후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건설 후 30년이 넘는 노후 아파트는 2013년 현재 약 30만호 수준이나 재건축이 진행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2019년 이후에는 100만호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경기 침체로 재건축 사업승인 물량이 감소하고 있고, 최근 2년간 준공된 재건축아파트도 연평균 약 1만5천호 수준임을 감안하면, 아파트 노후화는 향후 주택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대두될 것이다.

아파트가 주택재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0%에 육박하는 국내 주거 특성상 대규모로 이뤄지는 재건축은 지속적으로 주택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재건축과 리모델링사업의 진행과 이로 인한 대규모 주거 이전은 주택매매 및 전세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노후 아파트의 급증은 2020년대에 본격적으로 진행되므로 이에 대한 사전적인 충분한 사회적 검토와 준비가 필요하다.

■ 노후 아파트는 토지이용 효율 증대, 도심지내 주택공급에도 중요한 역할
재건축아파트는 수도권내 신규택지의 부족, 기존 건축물 노후화에 대한 대응, 고층화를 통한 토지이용 효율증대 등으로 인해 향후 중요한 주택공급 수단이 될 것이다. 수도권 특히 서울의 경우 신규 택지를 개발하는데 한계가 있어 기존 주택을 활용해 신규 주택을 공급할 필요가 있다. 기존의 저층, 저밀도 아파트, 연립주택 등을 고밀화하는 재건축을 통해 토지이용효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 또한 주택보급률이 크게 상승하면서 신규택지 개발을 통한 대량공급 위주의 주택공급 방식으로는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기가 쉽지 않다.

■ 노후 아파트 정비를 위한 종합적 아파트 관리 전략 필요
아파트 개발 초창기에 저밀도로 건설된 아파트의 경우 재건축을 통한 정비가 압도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저밀도 아파트의 경우 용적률 향상으로 인한 신규분양 물량으로 경제적 이익 창출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향후 도심재생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고층아파트의 경우 현재 기준에서 재건축 추진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1기 신도시를 포함해 고밀도로 건설된 아파트의 경우 재건축 방식만으로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따라서 아파트 노후화 지연을 위해 건설, 유지관리, 리모델링, 재건축 등 아파트 생애주기에 맞는 종합적인 아파트 관리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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