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전셋값’어떻게 풀어야 하나
‘미친 전셋값’어떻게 풀어야 하나
  • 하우징헤럴드
  • 승인 2013.08.14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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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중
부동산학박사 / 레피드경제연구소 소장


요즘 경기도 안 좋은데 서울·수도권지역에서 전세를 살고 있는 사람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연일 방송과 언론에서 보도되고 있듯이 전셋값이 미친 듯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들을 한방에 해결할 수 있는 뾰족한 방안은 없다. 주택시장을 깊이 들여다보면 지난 6월말 취득세 감면혜택이 종료되고 난 이후 주택거래는 절벽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반면, 전세가격은 50주 연속 상승하고 있다. 강남의 한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용면적 85㎡에 최고 9억3천만원이라고 한다. 강북의 동일한 크기 아파트 두채 값이다.

 

물론 강남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도 금액 차이만 있을 뿐이지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수도권의 깡통아파트 즉, 분양가격보다 낮은 매매가격이 형성된 지역에서는 오히려 전셋값이 낮게 형성되어 있다.


이는 주택가격 하락에 따른 물건별 저당채권(대출금액) 비율이 상승하여 벌어지는 기현상이다. 그런가 하면 수원의 한 아파트는 매매가격보다 전세가격이 더 높다고 한다. 그럼 왜 이렇게 주택거래는 절벽현상이고 전세가격은 상승하는가?


그 이유는 첫째, 외환위기 이후 수도권 외곽지역의 일시적 대량공급에 따른 수급불균형이 공급과잉으로 나타나, 주택구매자들에게 향후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저하시키고 있다. 둘째, 반복적 소득세 감면혜택이 매수자들에게 정책의 불확실성을 심어주어 매수세를 감소시키고 있다. 셋째, 거시경제 여건이 불확실하고, 주택보급률 확대와 인구·가구 증가율 둔화 그리고 주택보유인식의 저하 등 구조적 변화도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구매자들 입장에서 보면 아직도 집값은 비싼데 지금 주택을 구입해도 향후 더 이상 집값이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팽배하고, 경제가 어려운데 빚을 내가며 주택을 구입하지 않겠다는 인식이 확산되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주택을 구입하는 순간 각종 부동산관련 세금과 이자까지 감당하기에는 어려운 경제 여건에서 억울하다는 생각도 있는 듯하다. 그러니 이들이(주택구매력이 있는 사람들) 나중에 안전하게 돌려받을 수 있는 전세를 선호하게 되고, 공급부족현상으로 이어져 전세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MB정부가 1~2인가구의 증가로 소형주택 즉, 도시형생활주택의 공급에만 치중하다 보니, 이제는 2~3인용 주택 부족 현상이 나타나 중·대형주택보다는 중·소형주택 가격이 더 비싼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래서 정부는 주택시장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하여 4.1대책을 내 놓은 것이고, 그 후속 대책인 7.24대책을 내 놓은 것이다.


정책은 지금 당장 필요한 것도 있지만 미래를 내다보고 발표하는 것도 있다. 그래서 지금 당장 주택시장 정상화와 전세시장 안정화를 위해 내 놓은 대책들 중 곧바로 시행이 가능한 것들은 최대한 빨리 시행되어야 한다. 그래야 효과가 있다.

 

그리고 정부가 야당과 협의하여 취득세 영구인하와 리모델링 층수완화, 그리고 분양가상한제 선별적용과 다주택자양도세 중과세 폐지, 기업 양도세 특별가산세 폐지 등 부동산 버블기에 도입되었던 규제정책 등 지금의 주택시장과는 맞지 않는 정책들로 하루빨리 처리해야 한다. 이제 야당도 반대 아닌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경제를 살리고 부동산시장을 살리며 어렵고 힘든 국민들을 위해서 판단의 유연성을 넓혀 주기를 바란다.


뿐만 아니라 정부도 지금까지 세제지원 등 각종혜택이 중·소형주택의 신규분양(미분양)주택에만 집중되고 기존 주택 거래에는 없었는데, 이제는 신구(新舊) 모든 주택과 중·대형주택 공급에 두루 미치도록 패러다임을 바꿔 지원책을 내놓아야 한다. 그 대신 임차인 권리를 보호하는 방향의 임대차보호법 개정도 함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주택시장이 정상화 되면 문제가 없겠지만 지금과 같이 어려운 형국에서 앞으로도, 뒤로도 가지 못가고 있는 뉴타운사업을 비롯한 주택재개발·재건축사업 등의 도시재생사업에 대해서도 세제혜택이나 용적률 완화 등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지원책을 내 놓아야 한다. 그래서 주택시장이 정상화 되면 전세시장도 안정화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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