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형기 조합장 “서울시 정비사업 정책은 행정폭력”
한형기 조합장 “서울시 정비사업 정책은 행정폭력”
  • 김병조 기자
  • 승인 2012.04.17 18: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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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17 14:20 입력
  
건축심의 보류하면서 구체적 대안제시 없이 오직 시간끌기로 일관
 

한 형 기  
신반포1차 재건축 조합장
 

신반포1차 조합과 조합원은 분노로 가득 차 있다. 서울시가 일방적으로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도 문제지만, 갈 길 바쁜 조합에게 무기한 심의 보류라는 더 큰 악재를 안겨줬다.
 
신반포1차는 2006년 관리처분이 반려된 이후 서울시는 불과 몇 개월 전에, “기부채납 20%를 하면 층수 61층과 용적률 341.95%의 건축심의안을 통과시켜 주겠다”고 약속했다.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핵심인 공공성 확보를 위한 기부채납 비율을 높이되, 용적률과 층수를 완화해 주겠다는 의지 표현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안 된다며 약속을 뒤집었다.
 
한형기 조합장은 이번 사태가 단지 신반포1차 조합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서울시의 말바꾸기가 다른 단지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얘긴가=서울시는 지난 13일 신반포1차가 제출한 건축심의안에 대해 무기한 심의 보류 결정을 내렸다. 이번 보류는 신반포1차로 끝나는 게 아니다. 한강르네상스 사업도 중지되거나 정책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반포지구 및 잠원지구 재건축조합 1만3천여가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태라고 봐야 한다. 게다가 압구정지구, 잠실지구, 이촌지구 등 한강변 10개 전략정비구역 및 유도정비구역에 포함된 1만가구의 재건축조합의 사업에도 여파가 미칠 것이다.
 
▲현행 서울시 재건축행정의 문제점은=서울시가 수년에 걸쳐 만들어 놓은 재건축정책을 박원순 시장이 하루아침에 손바닥 뒤집듯 무효화하고 있다는 게 문제다. 수십 만 조합원들이 공황상태에 빠져들고 있는 상태인데도 이에 대한 최소한의 사과나 입장 정리가 없다.
게다가 서울시가 각종 심의에서 보류결정을 내리면서도 구체적인 대책이나 일정을 제시하지 않고 두루뭉술한 표현을 사용하면서 심의를 지연시키고 있다.
종전에는 심의를 받으면 어떻게 하라는 식의 대안들이 제시됐다. 이와달리 최근에는 이런 대안 제시가 없다. 서울시가 지금 대안이 없이 무조건 시간끌기 작업에 돌입했다는 방증이다. 이런 시간끌기에 우리와 같은 조합들은 계속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서울시 협의에 우리가 응했던 이유는 하루라도 빨리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고육책이었다. 조합원들은 손해를 보더라도 빨리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더 나은 결정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서울시 의견을 받아들인 것이다. 그래서 서울시의 의견을 수용해 61층, 341.95% 용적률 등의 내용으로 제출한 이번 건축심의안이 무사히 통과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조합원들에게 거짓말을 했다. 건축심의안을 보류시키고 그에 대한 합당한 답변도 없다. 단지 고층 고밀에 대한 부정적 여론과 도시관리계획의 패러다임 변화 때문이란 이해하지 못할 말을 하고 있다. 합의할 때와 비교해 단지 6개월 가량 지났는데 도시계획 정책이 정반대로 뒤바뀔 수 있다는 것인가. 이러한 행위는 일종의 행정 폭력이고 공권력 남용이다.
 
▲현재 서울시가 어떤 상황이라고 보나=사업추진은 막아야겠고 대안은 없는 상태라고 본다. 그러니 공식적으로 발표를 하지는 못하고 심의만 보류시키고 있는 것이다. 어쨌든 시간은 끌고 있으니 사업은 중단된 셈이다. 서울시의 윗선에서 명확한 방향을 지시하지 못하니, 실무자들은 일에서 손을 놓고 시간만 끌고 있다. 이에 따른 피해는 모두 조합과 조합원들이 지게 될 수밖에 없다.
 
▲서울시의 이런 방침에 어떻게 대응할 건가=우선 박원순 시장을 만나볼 것이다. 박 시장을 만나 확인할 것이 있다. 최근의 재건축 심의안 보류 등 전체적인 재건축 사업추진 지연 사태의 시작이 박 시장인지를 먼저 확인해 볼 생각이다. 일각에서 최근 재건축단지 보류가 박 시장의 생각이 아니라 그 아래 간부들이 자리보전을 위해 미리 앞서나가는 ‘오버 행정’이 원인이라는 소식이 들리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이라면 엄정히 책임을 물어 관련자 문책에 나서야 한다.
 
▲신반포1차 아파트의 현재 상황은 어떤가=1977년에 준공된 아파트로 올해로 35년째다. 1994년에 추진위를 구성했으니 올해로 18년 간 재건축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는 셈이다. 재건축사업을 추진하면서 아파트 보수를 하지 않아 상태는 최악이다. 녹물, 누수, 벽체 및 옥상에서의 빗물 유입, 구조물 균열 등이 발생했다. 신반포1차 조합원들은 너무나 지쳐있다. 22일 덕수궁 앞 시위에서 730명 조합원임에도 불구하고 약 1천200명의 주민들이 참석했다. 그만큼 절박하고 답답한 심정이라는 것이다.
 
▲향후 활동 계획은=지난 22일 서울시청 앞 시위에 이어 계속해서 강력히 항의해 나갈 것이다. 명분은 분명히 우리가 쥐고 있다.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은 서울시라는 거대 행정집단이다. 공권력을 남용해 주민들의 중요한 사업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서초연합회 차원에서 4·11 총선시까지 민주당 후보에 대한 낙선운동을 진행시켜 나갈 것이다. 또한 서초재건축연합회가 주축이 돼 강남 개포지구, 은마아파트, 송파 잠실5단지, 강동지역 재건축아파트 등 강남4구의 재건축연합회를 구성해 핵안보 정상회의가 끝나는 3월말부터 서울광장 항의집회와 함께 4·11 낙선운동을 전개해 나가겠다.
또한 강남4구 재건축연합회 차원에서 박원순 시장을 규탄하는 대대적인 신문 광고와 언론을 통한 여론 조성에도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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