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명일 서초 삼익건설아파트 재건축조합장
남명일 서초 삼익건설아파트 재건축조합장
“부동산 투자자 중대형 아파트 매입 시작 미분양 100가구 중 2채 남고 모두 소진”
  • 김병조 기자
  • 승인 2014.12.11 13: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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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 되레 비용 더들어
경제력있는 노인층 일수록
서울 등 대도시 거주 원해

  

서울 서초구 삼익건설아파트가 지난달 14일 총회를 개최해 조합 해산을 결의하고 사업 마무리 단계에 돌입했다.

 

공사가 끝난 삼익건설아파트는 이제 ‘서초 롯데캐슬 프레지던트’라는 이름으로 지난달부터 입주자들을 맞이하고 있다.

 

이곳이 업계에 던지는 시사점은 그동안 미분양 상태였던 중대형 100여 채가 최근 거의 다 소진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남명일 조합장을 만나 최근 달라진 중대형 주택 수요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롯데캐슬 프레지던트는 총 280가구로 34평형 172가구, 46평형 52가구, 56평형 56가구로 구성돼 있다.

 

그동안 46평형과 56평형이 주로 미분양 상태였는데, 이들 가구들이 최근 팔려나가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미분양 상태였던 중대형 가구가 거의 다 팔렸다고 들었다

 

부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부자들은 돈 벌 수 있는 기회가 다가오면 놓치지 않고 움켜 잡는다.

 

경제 흐름을 보는 눈이 일반인들과 다르다. 이들이 중대형 아파트에 베팅한 것이다. 그들이 우리 단지 아파트를 구입하고 들어왔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원래 100여채가 미분양 상태였다. 그러다가 지난 7월 15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취임한 이후 이들이 움직이며 한 두 채씩 팔리기 시작했다.

 

특히, 최 부총리의 경제활성화 방향이 알려지게 된 9월 추석을 전후해 40~50채가 순식간에 갑자기 팔려나가기 시작했다. 현재는 56평형 2가구만 남아 있는 상태다. 

 
▲향후 강남 지역의 재건축이 완료되면 강남지역이 어떻게 변할 것 같나

 

아무나 진입하지 못하는 곳이 될 가능성이 높다. 주거 지역에서부터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다. 부유한 사람들만 사는 곳이 될 확률이 높다.

 

부자들은 비슷한 사람들만 모여 살려는 욕구가 강하다. 강남 지역의 재건축이 진행되면서 이 같은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이다.

 

재건축소형주택을 서울시가 가져 가지만 그곳에 입주하는 세입자 역시 높은 주거비를 부담하고 들어오는 사람들이라는 점에서 일반 서민들이 아니라고 봐야 한다.

 

강남 지역의 변화는 아무리 부인하더라도 그런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실제로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경제 현상으로 이해해야 한다.

▲최근 조합들의 신축계획을 보면 24평형·34평형 이하의 중소형 아파트 쏠림 현상이 대세인데

 

한쪽으로의 쏠림 현상은 좋지 않다. 장기적인 아파트 가치 보전 측면에서도 단지 안에 중대형 아파트가 자리잡고 있어야 한다.

 

특히 강남 지역에서는 일정 부분의 중대형 아파트가 있어야 한다. 아파트 단지의 가치가 달라진다. 중소형으로 쏠리는 것은 결국 장기적인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강남구 압구정동 지역 아파트만 보더라도 중대형 평형을 가지고 사는 노부부 단 둘인 경우가 많다.

 

이들이 바보라서 작은 집으로 옮기지 않는 것이 아니다. 좁은 집에 살다 보면 좁은 집에 대한 피로감이 늘어나게 된다.

 

주변 지인들의 이야기 들어보면 자녀 가족들이 모처럼 놀러 오더라도 앉을 곳이 없어 잠시 있다가 되돌아 가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

 

초소형 주택이 많은 일본의 경우에도 친척이나 친구들이 집에 놀러 오면 좁은 집 안에 오래 있지 못하고, 근처 카페에 나가 이야기를 나눈다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진다는 얘기도 들었다.

 

아울러 중대형 아파트 사람들이 좀처럼 이사를 가지 않는다는 점도 유심히 봐야 한다.

 

그들은 한번 그곳에 눌러 앉으면 큰 이유가 없는 한 거주지를 옮기지 않는다. 반면, 중소형 아파트 거주자들은 자주 이사하는 모습을 본다. 작은 집은 시간이 지나면서 그만큼 주거 생활의 불편이 느껴진다는 얘기다.

▲한때 부유한 노년층들의 전원주택 붐이 일었는데

 

이제는 아니다. 경제력 있는 부자일수록 서울 등 대도시에서 살려고 한다. 전원주택에서 살려면 오히려 비용이 더 든다.

 

몇 년간 용인 수지에서 살아봤는데, 그곳만 하더라도 서울의 문화시설 등을 이용하기 위한 교통비 등을 계산해 보니 한달에 50여 만원이 들더라.

 

지금 살고 있는 서초동 이곳은 도보를 이용해서 모든 문화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강남 삼성전자 본사에도 걸어서 10분, 서초동 법원에도 걸어서 10분이면 닿는다.

 

나이가 들수록 이동하는 데에 오랜 시간과 비용을 들이는 곳에 살고 싶어하지 않는다.

 

몸이 아프더라도 큰 병일수록 대도시로 나가보라고 하지 않나. 시골에서 사는 것이 혜택보다 비용이 더 들어간다는 것을 최근 도시의 노년층들이 직간접 경험을 통해 깨닫고 있다.

 

국, 도시의 집중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젊은 층들은 일거리를 찾기 위해, 노년층들은 편리하고 풍요로운 노후 생활을 위해 도시를 떠나려 하지 않을 것이다. 정비사업의 필요성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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