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모의평가 국어B와 영어 1문제만 틀려도 2등급
6월 모의평가 국어B와 영어 1문제만 틀려도 2등급
국어A, 수학A, 사탐 6과목, 과탐 2과목, 제2외국어 5과목 1등급 5% 이상으로 난이도 실패
  • 유성룡
  • 승인 2015.06.24 13: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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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4일에 실시된 모의평가(이하 6월 모평)의 채점 결과가 발표되었네요.

이번 6월 모평은 메르스의 영향 때문에 당초 지원자수가 621,789명(졸업생 74,003명)이었지만, 실제 6월 모평에 응시한 수험생은 565,835명(졸업생 66,984명)으로 55,954명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 메르스가 무섭긴 무서운 것 같습니다.

이번 6월 모평 채점 결과의 두드러진 부분은 국어B와 영어 영역의 경우 1문제만 틀려도 2등급이 된다는 점을 우선적으로 들 수 있습니다. 국어B의 경우 만점자 비율이 4.15%이었고, 영어는 4.83%이었습니다. 만점자가 이렇게 많았다는 것에 대해서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고민이 이만 저만이 아니였는 듯해 보입니다.

발표 자료에 "시험 난이도를 해설할 때 만점자 비율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으나, 만점자는 예외적인 사례(주 - 극단적으로 모든 문제가 쉬우나 단 한 문제가 과도하게 어려울 경우 전체적 난이...도는 낮아도 만점자는 거의 없게 됨)로 전체 시험의 난이도를 평가하는 것으로 바람직하지 않음"이라고 적어 놓아서요.

더불어 "수능 또는 모의평가의 난이도를 해석할 때는 표준점수 최고점 활용이 타당"이라는 것까지 적어 넣았네요.

이렇게 표준점수 최고점을 강조했던 적이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기억이 잘 나지 않는 것으로 미루어보아 없었던 것 같습니다.

만약 교육당국이 이렇게 많은 만점자 비율을 격하시키고자 한다면, 이번 6월 모평이 현행 수능시험의 점수 체계가 상대평가제라는 점을 고려하여 등급별 비율이 어느 맞았어야 했겠지요.

그런데 이 역시 잘 맞추지 못했네요. 예컨대 1등급의 경우 비율이 4%대이어야 하는데, 국어A 5.74%, 수학A 5.04%이었고요, 사회탐구 영역은 10과목 중 6과목(4.98%인 경제 포함), 과학탐구 영역은 8과목 중 2과목, 제2외국어/한문 영역은 9과목 중 5과목이 5% 이상의 1등급 비율을 보였습니다.

이와 같은 1등급의 비율로만 볼 때에도 이번 6월 모평은 난이도 조정에 실패한 시험이었다고 단정할 수 있습니다.

만점 비율로 난이도를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면, 최소한 상대평가제에서 갖추어야 할 요건 중 하나인 등급별 적정 비율은 어느 정도 맞췄어야 했겠지요.

수능시험이 시행된 지 벌써 23년째이고, 상대평가 점수제가 도입된 지도 10년이 넘었는데 적정 난이도를 못 맞추는 것이 답답하네요.

교육당국은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쉬운 수능시험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점을요.

상대평가제에서는 쉽고 어렵고의 문제도 고려해야 하겠지만, 점수별로 적정 비율은 맞추는 것이 보다 타당하다고 사료됩니다.

이에 교육당국은 수능시험에서의 적정 난이도에 대한 기준을 보다 명확히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발표 자료에 이런 문구도 있네요.

"올해 6월 모의평가 실시 직후, 언론 및 전문가들은 전체적으로 어렵지 않은 출제 기조가 유지되었다고 평가".

이것이 현재 대학민국 교육당국의 수준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수능시험의 전문가는 누구입니까?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아닙니다. 이렇게 스스로 책무를 내려놓아도 되는 것인지 묻고 싶네요.

글 : 유성룡(입시분석가, 명대명고 편집인 겸 전문기자, 1318대학진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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