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범 잠원 한신로얄 리모델링 조합장
김정범 잠원 한신로얄 리모델링 조합장
  • 김병조 기자
  • 승인 2015.08.20 1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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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용적률 275%로
서초구 첫 리모델링
성공여부에 업계 촉각

최근 수세에 몰린 리모델링 시장에 서초구 잠원 한신로얄아파트가 잔잔한 파문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신흥 부촌으로 떠오르는 서초구 반포·잠원동 한복판에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추진하겠다며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기 때문이다.

집행부의 세련된 사업추진으로 2014년부터 시작된 사업은 1년만인 올해 4월 서초구 최초로 리모델링조합을 설립하는 한편, 5월에는 서울시 리모델링 시범단지로 지정되기까지 했다. 김정범 조합장을 만나 리모델링사업의 추진 이유부터 물었다.

설계 프로그램인 ‘캐드(CAD)’로 직접 증축 평면을 그려 조합원에게 설명할 정도로 리모델링에 열성을 보이는 열혈 조합장이다.

▲왠지 ‘재건축’이 정답일 것 같은 강남 한복판에서 리모델링사업을 추진하는 이유는

강남이라고 해서 무조건 재건축을 추진할 수는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강남 3구 지역 아파트 중에서도 아파트가 처한 조건에 따라 리모델링이 적합한 단지가 있고, 재건축사업이 적절한 곳이 있다. 핵심 관건은 용적률이다. 용적률이 낮은 아파트는 재건축사업이 적합하지만, 높은 아파트는 리모델링이 적절하다.

즉 1990년대 이전에 지은 아파트는 용적률이 130~180%로 낮아 재건축이 적합하고, 1990년대 이후에 지은 용적률 200%인 곳들은 리모델링이 제격이라는 얘기다. 우리 단지의 현재 용적률은 275%에 이른다.

▲한신로얄아파트에 재건축사업을 적용하면 어떻게 되나

현재의 평형이 34평형인데, 재건축사업을 추진하면 오히려 27~28평형으로 줄어든다. 일반분양도 전혀 없어 분담금은 조합원들이 모두 부담해야 한다. 추정분담금은 보수적으로 산정한 결과, 대략 3억원을 내야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일반분양이 적용되는 2~3개층의 수직증축 리모델링 추진 시에는 약 1억7천만원의 분담금으로 약 40평형 증축이 가능하다.

▲많은 리모델링 현장들이 정부의 재건축연한 단축 이후, 재건축을 추진하자는 주장들에 흔들리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한신로얄에서도 조합원들의 재건축 추진 요구가 없었나

우리 단지는 재건축연한 단축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 용적률 문제로 재건축연한이 단축된다고 하더라도 사실상 사업성 부족으로 재건축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조합에서는 그동안 주민들을 상대로 우리 단지는 재건축연한과는 상관이 없기 때문에 꾸준히 리모델링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그렇기 때문에 재건축을 추진하자는 얘기는 나오지 않고 있다.

▲다른 아파트에서 재건축과 리모델링을 판단할 때 도움이 될만한 팁을 조언한다면

일반주민 중 많은 분들이 아직도 재건축사업이 무조건 좋다고 생각한다. 재건축을 하면 무조건 높이 지을 수 있고, 저렴한 분담금에 좁은 곳에서 넓은 곳으로 이사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 하지만 재건축이 무조건 좋다는 편견에서 벗어나야 한다.

1990년대 이후에 지어진 용적률 200% 이상의 중고층 아파트들에게는 불가능한 얘기다. 이런 곳들은 지체하지 말고 리모델링 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이 시간낭비를 줄이는 길이다.
 

▲주민들에 대한 설명은 어떻게 했나

재건축 및 리모델링사업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내 스스로 공부한 뒤 알기 쉽게 풀어서 주민들에게 설명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사업참여 여부에 대한 판단은 그들에게 맡긴다. 현실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면 일반적인 상식을 가진 분들의 경우 막무가내로 재건축을 요구하지 않는다.

나아가 조합설립 동의서를 징구하면서는 나 역시 한 명의 조합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나는 사실상 내 집을 고치기 위해 리모델링사업에 뛰어든 사람이다. 나혼자 사업을 하면 배관, 엘리베이터, 지하주차장 확대 등을 하지 못하니 여러 사람들과 힘을 합쳐 하자고 먼저 손내밀고 나온 것이다. 이런 점들이 조합원들의 공감을 얻은 것 같다.

▲독특한 방식으로 사업추진을 했다고 들었다. 리모델링사업 추진 방식을 소개한다면

초기 업체로부터 돈을 받지 않고 주민들의 갹출로 사업을 진행해 왔다. 2013년 12월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해 왔는데, 추진위원들에게 100만원을 받고, 일반조합원들로부터 조합설립동의서 징구시 세대당 20만원을 받았다.

이 돈으로 리모델링 창립총회를 해 협력업체들의 비용 지원없이 자체적으로 사업을 조합까지 안착시켰다.

▲한신로얄아파트를 소개한다면

서초구 잠원동 63-34번지에 위치한 2개동 208세대의 아파트이다. 1992년 지어져 올해로 준공된 지 23년이 된 전용면적 82㎡인 단일 규모의 아파트로서, 지난 4월에는 서초구 최초로 리모델링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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