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경상 대표이사-- LH의 도시재생사업 포기도 연착륙이 필요
주경상 대표이사-- LH의 도시재생사업 포기도 연착륙이 필요
  • 하우징헤럴드
  • 승인 2010.09.01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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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01 15:02 입력
  
주경상
前코아셋 대표이사, 감정평가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준시장형 공기업으로서 국민주거생활의 향상 및 국토의 효율적인 이용을 도모하여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설립된 기관이다.
 

그 설립목적에 따라 서민주거 향상을 위해 기여해 오던 LH가 심각한 자금난 등을 이유로 서민경제와 가장 밀접한 도시재생사업들을 성남시 등 여러 곳에서 일방적으로 중단하겠다고 선언한데 이어 나머지 사업장들에 대해서도 사업 철회나 취소 등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겠다는 발표했다.
 
이는 정부에 준하는 공기업의 공신력만을 믿고 사업을 맡겨 왔던 토지등소유자들로서는 ‘마른하늘에 날벼락’과도 같은 소식이다.
 
또한 MB 정부가 최근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친서민 정책과도 반할 뿐만 아니라 과연 LH가 그 설립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의지가 있는지를 의심하게 하고 있다. 참고로 LH가 사업시행을 맡은 사업장들은 자체의 사업성 보다는 그 사업의 사회적 공익성 등이 높아 공기업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함에 따라 불가피하게 LH에 맡겨진 곳들이 대부분이다.
 
LH는 그간 공기업의 막강한 공신력과 우월적 지위 등을 바탕으로 민간에 맡겨도 될 사업장까지도 진출하는 등 의욕적인 행보를 보였다. 그러다가 갑자기 회사 사정이 어려워지자 일방적인 통보만으로 사업시행자 지위를 포기하는 자세는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사업수행이 어렵다면 최소한 시작할 때와 마찬가지로 사업 포기의 불가피성에 대한 이해를 구하며, 그 사업이 계속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등 상생의 모습을 시장에 보여주었어야 했다. 이런 노력을 게을리 한 점은 무엇보다도 도덕성이 우선되어야 하는 공기업으로서의 본분을 망각한 것이라는 오해마저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이에 대해 몇 가지 소견을 밝히고자 한다.
 
도시재생사업은 국민생활에 대한 기여도 등을 고려할 때 더 이상 다른 사업에 밀려 표류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주지하다시피 재개발사업장은 국민생활에 밀접하고 대물방식(관리처분방식)으로 사업이 이루어지는 관계로 여타 공익사업에 비해 사업비 투입이 많지 않다.
 
뿐만 아니라 토지등소유자들과 협의가 이루어질 경우 사업위험 저감방안 등을 미리 강구할 수 있으며, 본격적인 사업비가 소요되는 실행단계 또한 부동산 경기 국면 등을 고려한 시기 조절 등이 가능하여 상대적으로 자금투입 효과가 높은 곳이다.
 
따라서 도시재생사업 참여의 사업 철회나 취소는 최소화 되어야 할 것이며, 불가피하게 이를 결정할 경우에도 사업성, 공공성 및 공익성, 해당 지역 주민들의 사업 호응도 등 객관적인 사실과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
 
해당 지역 주민들과는 충분한 의사소통을 통해 그 불가피성을 주지시킴으로써 대규모 사회적 민원을 예방하고, 조합설립 등 다른 대안을 강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연착륙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제반 여건이 민간에 맡겨도 충분히 사업추진이 가능한 사업장들은 차제에 민간에 맡겨 그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하고, 그 규모나 공공성 등을 고려해 볼 때 조합 등 민간의 추진이 불가능한 곳들은 LH가 역할을 계속하되, 사업장별 특성을 고려하여 참여방식 등 그 역할에 대해 재정립할 필요성이 있다.
 
LH가 시행하는 도시재생사업은 모든 수익과 비용이 토지등소유자 앞으로 정산되는 등 사업대행의 성격을 가진 점 등을 고려해 볼 때 사업대행을 전문으로 하는 신탁회사 또는 SPC 등에 대해 진입이 용이하도록 그 길을 터 줄 필요가 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상 사업시행자 지정 요건이 LH와 지방공사에 국한되어 있어 도시재생사업과 관련해서 국민들은 더 이상 경쟁을 통한 양질의 공공서비스 제공을 기대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지금과 같이 공기업이 그 임무 수행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경우 심각한 문제가 대두되기 때문이다.
 
끝으로 성장의 정체 등으로 인해 신도시 택지개발사업이 점차 한계에 봉착함에 따라 도시재생사업 분야가 LH의 미래를 책임질 전략사업으로 불가피할 것인바, 이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여 국민 공기업으로서 거듭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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