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덕 소장-- 부동산 거래 활성화의 전제 조건
김선덕 소장-- 부동산 거래 활성화의 전제 조건
  • 하우징헤럴드
  • 승인 2010.08.19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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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9 14:08 입력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

현재 부동산 시장의 정책과제는 가격 안정은 유지한 채 거래량을 늘리는 것이다. 가격이 상승하면 거래량이 증가하고 가격이 하락하면 거래량이 줄어든다고 일반적으로 생각한다.
 
이런 측면에서는 가격을 안정시키면서 거래량을 확대한다는 정책과제는 거의 달성될 수 없는 딜레마인 것처럼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가격이 안정되어 있으면서 거래량이 증가하는 시장 국면이 존재한다.
 
우선 부동산 벌집순환이론(Honeycomb Cycle)으로 살펴보면, 부동산가격과 거래량을 변수로 부동산 시장은 여섯 가지 국면으로 변화한다.
 
가격이 상승하고 거래량이 증가하는 제1국면, 가격이 하락하면서 거래량이 증가하는 제2국면, 가격이 보합상태에서 거래량이 감소하는 제3국면, 가격이 하락하면서 거래량이 감소하는 제4국면, 가격이 하락하나 거래량이 증가하는 제5국면, 가격보합 상태에서 거래량이 증가하는 제6국면이다. 제6국면은 부동산 시장에서 흔히 바닥이라고 부르는 국면이다. 언제쯤 이런 조건이 형성될 것인가를 살펴보기로 한다.
 
현재 우리나라 주택시장은 가격이 하락하고 거래량이 줄어드는 제4국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 제4국면 양상이 나타나는 때는 거시경제가 침체기이고 수요보다 공급량(아파트 입주량)이 많은 시기에 해당한다.
 
그러나 거래량이 줄어든다고 하는 것은 거시경제 회복이 실제로는 미미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반기 이후 거시경제 회복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이나, 해외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따라서 당분간 가격이 하락하고 거래량이 줄어드는 제4국면이 지속될 것이다.
 
올해 하반기 내에 거시경제의 회복이 좀 더 이루어지면 가격은 하락하나 거래량이 증가하는 제5국면이 나타날 가능성은 있다. 이러한 제5국면은 거시경제 회복초기이면서 아파트 입주량이 많은 시기에 나타난다.
다음으로 가격이 보합상태를 이루면서 거래량이 증가하는 제6국면, 즉 바닥 국면은 공급량이 줄어들어야 하고 거시경제가 본격적으로 회복되어야 한다.
 
내년은 아파트 입주량이 줄어드는 시기에 들어선다. 내년은 2008년 분양 물량들이 입주를 하는 시기이다. 2008년 초에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면서, 2008년 하반기에는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분양 물량이 크게 줄었다.
 
또 올해 재개발 이주 철거 물량은 추가된 용적률 20%를 적용하기 위하여 설계변경 등으로 내년으로 많이 넘어가서 내년은 이주철거에 따른 전세가 상승도 나타날 것이다.
 
내년에도 점진적인 금리 상승이 이어지면서 부문적으로 주택 수요를 위축시킬 것이나 대출 금리가 6.7% 이하에서는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한다.
 
거시경제 회복이 내년에도 지속된다면 비로소 가격은 보합상태를 이루면서 거래량이 증가하는 제6국면이 나타날 것이다.
 
그러나 주택시장을 둘러싼 환경은 여러 가지 변수에 의해서 다양하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제5국면을 거치지 않고 바로 제6국면이 나타날 수도 있고, 제5국면 양상이 내년 상반기까지도 이어질 수도 있다.
 
최근 LH공사의 사업구조 재조정과 공모형 PF사업 표류, 지자체의 개발사업 축소 등은 부동산 시장에 새로운 악재로 등장했다.
 
현재의 거래량 감소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대책을 강구하고 있고, 최근에 국가적인 정책 과제로 떠올랐다. 그러나 거래량이 증가하려면 근본적으로 거시경제 회복과 소득이 상승해야 한다.
 
다만, 거시경제 회복과 소득 상승이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치려면 시간이 걸리고, 당장 공공개발사업 부문에서 각종 악재가 터지고 있기 때문에 급격한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규제완화 및 시장 친화적인 정책으로 전환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아파트 입주자들의 거래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DTI 예외 규정도 확대해야 하고 나아가 과거 가격 상승을 막기 위해서 지나치게 부과했던 부동산 세금을 정상화하고, 분양가상한제도 수도권 공공택지를 제외한 지역에서는 자율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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