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선 실장-- 보존 對 변신 방식의 리모델링
윤영선 실장-- 보존 對 변신 방식의 리모델링
  • 하우징헤럴드
  • 승인 2010.06.23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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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23 14:19 입력
  
윤영선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기획조정실장
 

디자인 측면에서 리모델링은 건물의 외관을 보존 또는 복원하는 유형과 새로운 이미지로 변신시키는 유형의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전자의 유형을 ‘보존 방식’ 리모델링이라 한다면 후자는 ‘변신 방식’의 리모델링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보존 방식은 건물의 역사적 가치를 중시하는 반면, 변신 방식은 새로운 이미지 창출에 중점을 둔다. 전자가 가치 지향적이라면 후자는 비용 지향적이다. 변신 방식 리모델링이 비용 지향적이라는 것은 비록 새로운 가치를 창출함에도 불구하고 신축이나 재건축보다 저비용의 메리트를 가지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보존 방식 리모델링은 건물의 역사적 가치를 보존하고 살리는 행위이다. 역사적 건물은 사람들의 삶과 문화가 함께 묻어져 있는 보이지 않는 가치를 간직하고 있다. 보존 방식 리모델링은 잘 만하면 높은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보존 방식 리모델링을 통해 과거의 이미지를 되살리면서 새로운 활력을 제공하는 특정 건물들은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다양한 문화 활동을 유발한다. 이는 보존 리모델링이 건물 또는 장소의 시각적 이미지와 스토리를 결합시켜 독특한 매력을 창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리모델링 역사가 짧은 우리나라는 보존 방식 리모델링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적은 편이다. 보존 가능성이 높은 건물이 많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과거의 역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우리 문화의 탓도 크다. 창의적으로 접근하면 서울만 하더라도 도시의 매력을 높일 수 있는 보존 방식 리모델링의 대상지가 얼마든지 있다. 보존 방식 리모델링은 공공건물이나 시설들이 우선적 대상이 되어야 한다. 그렇다고 민간 건물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아니다. 역사성을 갖는 민간 건물도 잘 복원하고 보존하면 예술성을 살리면서 충분히 경제적 가치를 발휘할 수 있다. 건물의 역사적 가치와 건물주 또는 주민들의 이익을 동시에 살릴 수 있도록 필요한 인센티브를 적극 제공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보존 방식 리모델링에 비하여 변신 방식 리모델링은 상대적으로 활성화되어 있는 편이다. 건물주 입장에서 경제성만 있으면 얼마든지 리모델링을 통한 변신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변신 방식의 리모델링은 경제적 활력이 넘치는 부유한 지역에서 주로 활성화돼 있다. 서울 강남지역은 재건축과 더불어 변신형 리모델링을 통하여 가로변 이미지가 빠르게 바뀌어 가고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경제적 활력이 떨어지는 지역에서는 이것도 용이하지 않다. 도시의 균형 발전과 낙후지역을 쇄신하는 차원에서 변신 방식 리모델링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규제 완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문제는 아파트이다. 아파트는 이제 도시 건축물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노후화 단계로 진입하는 아파트들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노후 아파트는 주거환경 개선과 외관 이미지 개선이라는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이러한 문제에 이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이 재건축이다. 재건축을 통하여 성냥갑 같은 판상형 아파트 단지를 다양한 외관으로 변신시킬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서울시가 신축 또는 재건축 아파트의 외관 디자인을 혁신하기 위하여 건축심의를 강화하고 있는 것은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그러나 재건축 방식만으로 노후 아파트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시장 논리에 입각한 재건축 방식만으로 모든 노후 아파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이미 노후화 단계에 진입하고 있는 1980년대 중반 이후에 준공된 아파트들은 용적률이 높아서 재건축의 사업성을 맞추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정부가 재건축의 대안으로 리모델링을 적극 고려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부는 재건축과 리모델링을 동시에 고려하는 균형감 있는 정책을 펴나가야 할 것이다. 이제 노후  아파트 문제에 관한 한 리모델링은 불가피한 선택이 되고 있다. 문제는 리모델링이 재건축처럼 효과적인 주거환경과 외관 개선의 수단이 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비록 재건축과 동일한 효과는 아니더라도 리모델링도 얼마든지 주거면적을 확대하고, 주차장을 확충하는 한편 노후 시설을 개선할 수 있다.
 

아파트 외관 역시 리모델링을 통하여 변신이 가능하다. 기존 골조를 그대로 이용하므로 판상형을 탑상형으로 변신시키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일부 층수를 변경시키고, 외관 이미지를 개선하는 정도는 가능하다. 리모델링을 통하여 아파트 외관의 변신을 유도시키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규제 완화가 요구된다. 현재도 〈주택법〉에서는 지상 층의 필로티화를 통한 수직 증축이 가능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만약 지상 층의 범위를 2-3개 층 정도로 확대한다면 수직으로 증축할 수 있는 층수가 높아지는 만큼 외관 이미지도 크게 다양화 될 것이다. 또한 현재 전후 면으로만 가능한 증축을 좌우 측면으로도 확장이 가능하도록 허용한다면 실내 평면 구성의 다양화와 더불어 외관 개선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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