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김선덕 소장>부동산 정책 일관성이 필요한 까닭은…
<시론 김선덕 소장>부동산 정책 일관성이 필요한 까닭은…
  • 하우징헤럴드
  • 승인 2009.05.07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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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07 07:35 입력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
 

최근 부동산 시장은 작년 하반기에 우려했던 것보다 훨씬 좋은 상태를 보이고 있다. 당초에는 올해 거시 경제 침체와 함께 부동산 가격도 큰 폭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이에 따라 대규모 미분양 아파트가 장기화하면서 건설업체 부실이 확대되고 신규 분양 물량이 크게 감소함에 따라 향후 내수 부문이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어 정부는 경기 부양책을 적극적으로 수립하기 시작했고 예산도 상반기에 조기에 집행하고 있다. 특히 경기 침체와 부동산 가격 하락이 심화되었던 선진국들의 공통적인 현상이기는 했지만 기준 금리를 큰 폭으로 내렸다.
 
건설·부동산 부문에서는 과감하게 미분양 대책과 규제 완화 대책을 연이어 발표했다.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역 해제, 전매제한 완화, 재당첨금지 완화, 지방 미분양 주택 매입, 5년간 양도소득세 비과세 등의 정책을 발표했다.
 
여기에 더 나아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 및 강남지역의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역 폐지, 분양가상한제 폐지 등 그동안 금기시 되었던 정책들까지 발표했다.
 
이러한 과감한 정책들은 부동산 가격 폭락에 따른 금융 부실 문제가 우려되고 금융 부실의 문제가 심화되면 은행의 신용 창출 기능이 약화되면서 제조업에 자금이 가지 않는 복합 불황이 우려되었기 때문이었다.
또 부동산 경기 침체와 함께 미분양이 많은 지방과 신규 택지에서의 분양이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도심 내의 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정책을 추진했다.
 
재건축과 관련해서는 재건축 절차 단축, 재건축 후분양 폐지, 소형평형의무비율 환화, 용적률 상향 조정 정책을 발표했다. 그런데 올해 들어와서 강남지역의 가격 하락폭이 크게 둔화되고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가격이 다시 상승해 강남 재건축은 2008년 금융 위기 전 가격의 90% 정도까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반전은 그동안 정부의 부동산 세금 감면과 규제 완화의 효과도 어느 정도는 작용했다고 볼 수 있고, 특히 정부의 적극적인 금리 인하 정책에 따라 주택 담보대출 금리가 크게 하락한 것도 추가적인 주택 가격 하락을 막고 주택 가격을 상승시키는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2008년 하반기 금융 위기 이후 소득이 하락했겠지만 주택 담보대출 금리가 절반 가까이 하락하면서 2009년에 들어서는 2008년말에 비해 오히려 주택 구매 능력이 커져서 급매물이 줄고 신규 매입 수요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강남과 신도시, 경기도 남부 일부지역의 가격 상승세가 나타나자 저금리 및 과잉 유동성에 따른 거품이 새로 발생하여 경기 부양 대책 및 구조조정을 훼손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 분양가상한제 폐지, 강남지역의 투기지역 및 투기 과열지구 해제 등의 정책은 다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있다.
 
당초에 정부에서 우려했던 것은 부동산 시장의 가격 폭락이 초래될지도 모른다는 것이었는데, 오히려 가격 상승 조짐으로 그동안 부동산 정책들이 시험대에 오를 것이다.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경기 침체를 맞아 급격한 부동산 가격 하락 방지 및 건설경기 회복을 위해서 국회에서의 입법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해 입법을 전제로 미리 정책을 발표했다.
 
부동산발 금융 부실을 막기 위해서 정책 발표를 서두르는 과정에서 국회에서 정책이 통과되지 않는다든가 또 정부와 지자체간의 엇박자가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재건축 소형평형 의무비율 문제를 들 수 있다. 정부의 정책에도 불구하고 서울시에서는 소형평형 의무비율을 기존의 그대로 적용하겠다는 바람에 재건축 시장에 큰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향후에도 경기 회복 속도와 저금리의 지속 여부에 따라 이미 발표했던 정책들의 수정 요인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거시경제나 부동산 경기의 회복 신호는 나타났지만 대내외적으로 여전히 불확실한 요인이 많이 남아 있고 경기 불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시기에 정부 정책의 신뢰성에 금이 가면 다시 부동산 시장 위축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부동산 시장 환경이 극도로 불확실한 상황이므로 정부 정책의 일관성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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