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서울시·강남3구 재건축 ‘관리처분인가’ 氣싸움에 조합만 곤혹

문상연 기자l승인2018.02.28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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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처분 검증거부에 시기 조정 … 최대 1년 지연
사업 지연되면 공사비·금융비용 등 피해 ‘눈덩이’ 

[하우징헤럴드=문상연기자] 지난해 말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해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회피에 성공한 단지들을 대상으로 국토부, 서울시와 강남·서초·송파3구청이 대립하면서 그 여파가 조합원들의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관리처분계획인가가 최대 1년 이상 지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속도가 생명인 재건축사업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재건축 조합장은 “관리처분계획인가가 특별한 사유 없이 이미 한 달 이상 지연됐다”며 “정부와 지자체간 기싸움이 결국 재건축사업 지연으로 이어져 조합원들에게 금융비용, 공사비 증가 등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이주시기 조정 통해 관리처분인가 최대 1년 늦춘다

지난해 말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하면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회피에 성공한 재건축조합들의 관리처분인가 시기를 놓고 빚어지고 있는 국토부, 서울시와 강남3구청간의 대립이 이달 말부터 논의될 이주시기 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주시기 조정 문제의 발단은 국토부가 지난해 말까지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신청한 강남 3구 사업장들에 대해 외부기관 용역 등을 통해 검증을 철저히 하라고 지시했고 서울시가 국토부의 방침을 따르기로 하면서 시작됐다.

강남3구청이 국토부의 방침에 반기를 들고 한국감정원에 관리처분 검증을 거부하자, 집값 안정을 위해 서울시가 이주시기 조정이란 강수를 들고 나왔기 때문이다.

‘서울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조례’에 따르면 대규모 주택 멸실로 부동산 전·월세 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우려될 때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관리처분인가 시기를 조정할 수 있다.

시기조정 심의대상 구역은 △정비구역의 기존 주택수가 자치구 주택재고수의 1%를 초과하는 경우 △정비구역의 기존 주택수가 2천호를 초과하는 경우 △정비구역의 기존주택수가 500호를 초과하고, 같은 동 안에 위치한 정비구역의 기존 주택수를 더해 2천호를 초과하는 경우다. 인가 시기는 상위법인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최대 1년까지 조정이 가능하다.

도정법 제75조에서는 “사업시행계획인가 또는 관리처분계획인가의 조정 시기는 인가를 신청한 날부터 1년을 넘을 수 없다”로 규정하고 있다. 과거 서울시의 시기조정 심의 사례를 보면 심의시점 기준 통상 3~5개월가량 관리처분인가가 미뤄졌다.

2015년 9월 심의된 강남구 개포시영아파트는 2016년 1월, 2016년 12월 심의된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은 2017년 5월, 2017년 1월 심의된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는 같은 해 4월 이후로 각각 관리처분인가 시기가 미뤄졌다.

업계에서는 서울시가 강남3구청 압박과 강남 집값 안정을 위해 이주시기 조정권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게 되면 단지별로 최대 1년까지 관리처분인가 시기가 미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에 따르면 이달 26일 개최된 제2차 주거정책심의위원회 회의에서는 △송파구 미성·크로바 △송파구 진주아파트 등의 이주시기가 논의됐다. 또한 오는 3월 초에는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방배13구역 △한신4지구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작년 연말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한 단지가 동시에 이주에 나설 경우 6개의 대규모 단지만 하더라도 총 1만2천가구가 넘는다”며 “건축 인허가 물량과 주변지역 동향 등 다양한 측면을 고려해 전세난이 발생하지 않도록 이주시기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리처분인가 지연에 조합원 불만 고조, 사업지연으로 조합원만 피해

관리처분인가가 예정일보다 지연되면서 해당 단지의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강남3구청이 한국감정원에 관리처분 검증 의뢰를 거부하자 이에 대한 일종의 감정적 보복을 위해 서울시가 이주시기 조정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적법한 절차를 거쳐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했지만, 국토부 및 서울시의 강압적 행정횡포로 인해 재건축사업이 지연되면서 애꿎은 조합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서초구의 한 재건축조합장은 “구청과 시의 기싸움으로 관리처분인가 시기가 이미 한 달 정도 지연되고 있는데 서울시가 이주시기를 조정함으로써 사업이 크게 지연될까봐 조합원들의 불만이 크다”며 “관리처분인가가 지연되면 금융비용 증가, 공사비 증가 등 조합원들의 부담금 증가로 직결될 것이다”고 말했다.

구청의 관리처분인가 지연은 조합원들의 집단 항의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재건축조합원 일부가 5일 ‘관리처분인가 촉구 모임’을 열고 단체로 서초구청을 방문해 서초구청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었다.

업계에서는 서울시가 주거정책심의를 통해 단지별로 최대 1년까지 이주시기 조정을 하게 되면 해당 단지 주민들의 민원은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대상 구역들 대부분이 시공자와의 계약체결 당시 올해 이주 및 철거에 돌입해 내년 하반기 착공하는 것으로 계획을 수립해 놓았기 때문이다.

재건축사업의 경우 통상 시공자 선정 당시 착공기준일까지 공사비 변동없는 확정공사비로 계약을 하지만 실착공이 착공기준일을 넘길 경우 물가상승률 등에 따라 공사비가 인상된다. 조합의 의지와 상관없이 시의 이주시기 조정으로 인해 실착공이 착공기준일을 넘어가게 되는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사업지연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도 문제다.

특히, 이주는 재건축사업에서 가장 큰 비용이 발생하는 시기이다. 지속적인 금리인상이 예고되고 있기 때문에 이주시기가 크게 늦어질 경우 조합의 금융비용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시가 조례를 통해 이주시기를 조정할 경우 조합은 사입지연에 따른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이주시기를 늦추는 경우 사업성을 높일 수 있는 인센티브를 함께 제시하는 등 조합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상연 기자  msy@hou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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