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권대중 교수>재개발·재건축사업 금융위기 ‘쇼크’
<시론 권대중 교수>재개발·재건축사업 금융위기 ‘쇼크’
  • 하우징헤럴드
  • 승인 2008.12.10 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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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10 12:12 입력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교수/부동산학 박사
 

2007년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부도사태가 벌어지더니 2008년에는 리먼-브러더스 파산사태가 일어났다. 이는 지금 아시아 경제를 비롯한 유럽까지 세계경제에 엄청난 파장과 영향을 주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그 여파로 국내 경제가 침체되고 부동산시장까지 얼어붙게 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 언제쯤이나 부동산경기가 살아날 것인지에 대해 만나는 사람마다 묻는다.
 

지금은 대답을 할 수가 없다. 요즘 상황에서는 전문가도 소용이 없는 세상이 되었다. 소비는 줄고 실물경제는 점점 더 위축되어 기업들이 파산을 하고 부동산시장은 경직되어 가격은 반토막이 나고 있으며 결국 ‘부동산가격 대폭락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고민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한마디로 우리나라 현실에서 부동산가격 대폭락은 없을 것이다. 최근 서울의 신규아파트 입주단지(송파구 잠실동, 서초구 반포동)를 중심으로 임대료가 급속하게 하락하고 있으나 2009년의 입주물량은 물론 신규 건축허가 건수도 전년대비 턱없이 부족하여 불안하다는 국토해양부 발표도 있었다. 게다가 서울·수도권지역의 주택보급률은 물론 실질 주택보급률은 아직도 많이 모자란다. 따라서 경제가 살아날 수 있는
 
 
2009년 하반기 혹은 2010년 상반기 이후부터는 임대시장이 불안해질 수 있다.
 
임대료 상승과 하락은 부동산가격 등락폭의 선행지수이며 특히, 이러한 시점에 자금 유동성까지 좋아지면 어느 시점에서인가 주택이 없는 유효수요는 주택을 매입하려 할 것이다. 아울러 미국 발 금융위기에 현 정부의 대응책이 다소 늦기는 했지만 나름대로 최선의 선택과 노력을 경주하고 있어 부동산시장의 가격 대폭락은 없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지난 11월 3일 이명박 정부는 참여정부에서 규제해 놓았던 부동산정책들을 대부분 완화하였다. 강남 3구를 제외한 전 지역이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되어 분양권전매가 가능해 졌지만 여전히 미분양아파트는 쌓여만 가고 부동산가격은 계속 하락하고 있다.
 
강남발 부동산가격 상승이 있었던 지난 1997년 11월을 상기해 보자. 외환위기로 건설사들이 부도가 나고 소비경제는 물론 부동산경기까지 침체되면서 몇 년 동안 공급을 하지 못한 여파가 2001년부터 강남의 재건축시장을 중심으로 나타나 부동산 가격상승을 이끌더니 급기야 2003년부터는 정부의 강력한 규제정책에도 불구하고 몇 년은 계속 가격이 상승하지 않았는가?
 
이러다가 경제가 좋아지면 공급은 줄고 수요가 살아나면 부동산가격이 또 다시 폭등하는 기현상이 나타날까 심히 걱정이 된다.
 
특히, 외환위기 때 가격상승을 주도했던 재건축사업은 부동산시장에 부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얼어붙은 소비시장을 살리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게다가 도심지의 토지 부족현상과 무분별한 난개발 그리고 도시의 확산을 방지하고 슬럼화를 예방하는 최적의 대안사업임에 틀림이 없다.
 
공급보다 수요를 억제했던 지난 정부에서는 이러한 재개발·재건축사업을 투기의 온상이 되고 있다고 판단하여 강력한 규제로 꽁꽁 묶어 놓았지만 이명박 정부는 이제 경제 활성화와 부동산시장 활성화 그리고 도심지의 주택공급차원에서 많이도 풀어 놓았다. 하지만 아직까지 실행되거나 구체적 내용이 발표된 것은 없다. 물론 이로 인한 시장의 반응도 미미하다.
 
얼어붙은 부동산시장이 살아나려면 외생변수인 국제 금융시장이 안정되고 국내경기가 회복되어야만 살아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금융기관이나 기업들이 빨리 구조조정을 해야만 하고 국민들의 소비가 살아날 수 있도록 정부는 정책전환을 해야만 한다. 지난 외환위기 때를 비교하면 2009년 상반기에는 금융기관이나 기업의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시기라고 봐야 할 것이며 하반기에는 워크아웃이나 파산으로 인한 감원으로 어쩌면 실물경기가 더 위축되어 부동산시장은 매우 어려운 시기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경험이 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야만 경제는 물론 부동산시장이 살아날 수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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