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김선덕 소장>글로벌 금융위기와 부동산 시장
<시론 김선덕 소장>글로벌 금융위기와 부동산 시장
  • 하우징헤럴드
  • 승인 2008.10.28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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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28 16:33 입력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은 시련기를 앞두고 있다. 미분양 아파트가 16만호를 넘었고 주택건설업체들의 위기설이 나돌고 있다.
 

수도권에서 가격 상승세를 이끌던 버블세븐 지역의 아파트 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고, 지방 광역시의 아파트 가격 하락세는 수년째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부동산 시장 현황을 근거로 보면, 수도권 부동산 시장도 2006년 말이 ‘상투’였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러한 부동산 침체의 원인은 지방의 경우 공급 과잉과 지방 경기 침체 장기화를 들 수 있다. 수도권은 공급 부족과 과잉유동성으로 인해 지나치게 상승한 가격, 대출 규제가 가격 하락세의 빌미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최근에는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한 세계 금융 위기의 전파가 더해져서 수요가 거의 실종되는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국내 금융 시장도 환율 급등, 증시 폭락, 금리 상승 등 불확실성이 극도로 심화되고 있고 부동산 시장도 투매 현상과 가격 하락세가 확대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10년 만에 금융·부동산 시장에 위기 상황이 되돌아 온 느낌이다.
 

이에 따라 정부의 부동산 정책도 대전환기를 맞고 있다. 우리나라 부동산 정책은 1990년대 200만호 주택 대량공급 정책 이후 부동산 경기 변동에 따라 규제의 완화와 강화를 반복했다.
 

외환위기 이후에 건설업체 도산과 주택 시장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규제 완화 조치를 확대했고, 2001년 이후 입주량 부족과 저금리로 주택 가격 상승세가 나타나자 완화했던 규제를 다시 강화하면서 주택 다보유자에 대한 세금을 강화했다.
 

최근 들어 지방 미분양 아파트가 증가하고, 지방과 버블세븐 지역의 주택이 크게 하락하면서 그동안 강화했던 규제를 점진적으로 완화하고 있고 세금도 점차 줄이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지방의 미분양 해소 대책을 발표했다. 또 재건축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어서 부분적인 재건축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조합원 지위 양도를 가능하게 했고, 재건축 후분양제를 폐지하고, 안전진단도 간소화하고, 재건축의 층고 제한을 완화했다.
 

공급 측면에서는 민간 부문의 택지비를 현실화시켜 분양가상한제를 부문적으로 완화했고, 지방의 아파트 전매제한 폐지 및 수도권의 전매제한 기간도 단축했다. 부동산 관련 조세 측면에서는 양도소득세 고가주택 기준(6억원→9억원), 장기보유 양도세 감면폭 확대를 비롯해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하여 광역시도 3억원 이하 아파트 구입에 대해서 양도소득세 중과 대상에서 배제했다. 이와 함께 종합부동산세의 세율을 대폭 낮추고 종합부동산세 부과 대상 주택도 가구별 9억원으로 상향 조정한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참여정부에서 강화된 규제에 비하면 아직까지는 부분적인 규제 완화에 불과하다.
 

향후 기업과 금융기관들의 부실로 금리 상승세가 지속되고, 실물 경제 위축으로 실업이 증가하고 소득은 감소할 것이다. 이에 따라 주택 구매 능력은 크게 저하될 것이다.
 

향후 거시 경제의 침체 심화 및 부동산 가격 하락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규제 완화 폭이 더욱 커지고 부동산 관련 세금 경감폭 확대 및 개발 관련 규제도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규제 완화로 주택 건설과 개발업체의 비용 부문은 개선될 여지가 많지만, 금융 및 실물 위기에 따른 수요 위축이 더 큰 상황이라 부동산 및 건설 시장을 회복시키는 데에는 단기적으로는 역부족일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정부의 이러한 규제 완화 및 세금 경감 대책은 현재의 혼란이 어느 정도 정리된 이후에는 시장 회복의 씨앗이 될 것이다.
 

다만, 현재의 금융, 거시 경제적인 혼란이 얼마간의 기간 동안, 얼마나 깊이 상처를 줄지에 대해서 알 수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건설업체 및 사업체들은 우선은 자산 매각, 기존 사업 정리, 원가 경쟁력 강화 등을 통하여 생존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회사의 재무적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중장기적으로 부동산·건설 시장 회복기를 대비해서 사업 다각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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