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전문가들이 본 하반기 시장 outlook
부동산 전문가들이 본 하반기 시장 outlook
  • 심민규 기자
  • 승인 2008.07.11 0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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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11 18:48 입력
  
기다리다 지친 규제완화… 재건축 ‘흐림’
재개발   재정비촉진사업 기대 다소 ‘맑음’
리모델링   정책표류 당분간 지속… ‘먹구름’

 
올 하반기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변할까? 부동산이라는 특성상 미래를 예측하기란 쉽지 않지만 올 하반기는 더욱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새 정부의 국정 불안과 미국산 쇠고기 사태가 불거지면서 부동산 정책은 뒷전으로 밀려나 시장을 예측하기란 그야말로 ‘시계 제로’이다. 이에 하우징헤럴드는 지령 100호를 맞이해 재건축, 재개발, 리모델링 등 각 부동산 상품과 지역에 따른 시장 전망에 대해 세중코리아 김학권 대표, 부동산써브 함영진 팀장, 부동산114 김규정 팀장,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대표 등 4인의 부동산 전문가들로부터 들어봤다.
 
재건축·재개발·리모델링 등 정비사업의 하반기 전망은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특히 재건축의 경우 하반기부터 어느 정도의 규제 완화가 이뤄지긴 하겠지만 이미 바닥을 치고 있는 시장을 살리기는 역부족이라고 예상했다. 리모델링 역시 재건축 규제에 따른 약간의 반사이익은 있지만 대대적인 추진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재개발의 경우 재정비촉진사업에 따른 기대감으로 그나마 빛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재건축, 규제 완화 장기화 조짐=재건축 시장은 올 하반기에도 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정부가 여전히 재건축을 주택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보고 있어 당분간 대대적인 규제완화는 힘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규제완화 단행 시기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임에 따라 재건축 활성화를 기대했던 투자자마저 발길을 돌리고 있어 재건축 시장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세중코리아 김학권 대표는 “강남 재건축 가격이 안정화됐다는 판단이 섰을 경우 단계적으로 규제 완화조치가 이뤄질 것”이라며 당분간 재건축 시장은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재개발, 재정비촉진 기대감과 MB 역점 공약=재개발은 ‘나 홀로 쨍쨍’이다. 재건축이나 리모델링 등 다른 상품들이 규제가 이어지는 반면 재개발은 재정비촉진사업 등 정책 사업으로 인한 호재를 안고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팀장은 “재정비촉진사업의 기대감은 물론 도심부활프로젝트와 유턴프로젝트, 서남부권 르네상스 계획 발표 등의 호재가 꾸준히 있어 시장가치는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동산114 김규정 팀장도 “일반분양 및 초기 재개발 투자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돼 다른 사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장 강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규제책이 시행됨에 따라 보합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대표는 “여러 호재는 있지만 재개발사업의 메리트인 입주권을 제한하는 지분 쪼개기 방지 등의 규제 강화로 상반기와 비슷한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리모델링, 정부의 무관심 속 정책 표류=하반기 리모델링 시장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무관심’이다. 정책에 큰 변화가 없는데다 이렇다 할 개발호재가 없어 상반기와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얘기다. 다만 일각에서는 소폭의 상승세를 타고 시장 규모도 다소 커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예측도 나왔다.
 
김영진 대표는 “그동안 연한 단축 등의 규제 완화책이 나왔기 때문에 당분간 이 정책이 지속되겠지만 재건축 반사이익으로 상승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함영진 팀장은 “하반기에는 15년 이상의 연한을 채운 단지들이 수도권에서 속출하는데다 건설사들이 적극적으로 수주에 나서고 있어 시장 규모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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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상가 등 불투명… 토지 시장은 ‘햇빛’
 
■ 시장 전망
 
정비사업 외 일반 아파트, 주상복합, 상가, 토지 등의 부동산 시장 전망은 어떨까? 전문가들은 부동산 역시 침체를 면치 못한 가운데 양극화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는 공통된 예측을 내놓았다.
 
일반 아파트는 부동산 성수기를 제외하고는 지금과 비슷하거나 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 평형이나 입지에 따라 양극화도 진행될 전망이다.
 
김규정 팀장은 “지방은 침체가 지속되고 수도권 지역도 개발호재 지역을 제외하고는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특히 고가의 중대형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가인 소형 아파트가 인기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주상복합도 약세를 면하지 못할 전망이다. 김학권 대표는 “중대형 상품이 대출규제로 부담스럽기 때문에 주상복합 시장은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팀장 역시도 “주상복합은 고가상품을 필요로 하는 수요자가 없기 때문에 약세가 전망된다”고 말했다.
 
상가는 하반기에 가장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부동산 상품 중 하나다. 경제 침체가 이어지는데다 상가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시장이 어려운 만큼 양극화도 가장 심할 전망이다.
 
함영진 팀장은 “실물경기나 내수시장이 좀처럼 살아나지 못해 양극화가 극렬할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수요가 강한 오피스시장은 연내 투자가 밝은 편이지만 상업용 부동산은 부담금, 상업용지 상승에 따른 고분양가 등으로 침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나마 토지 시장의 하반기 전망은 밝은 편에 속한다.
 
김학권 대표는 “대운하 투자금이 토지로 유턴되고 관련 규제도 완화돼 토지 시장은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함영진 팀장 역시 “토지관련 규제가 조금씩 완화됨에 따라 관련 지역의 하반기 토지가격이 상승할 전망이다”며 “특히 수도권은 서울시의 역세권 지구단위 계획구역 고밀화 개발, 재정비촉진사업, 상수원보호구역의 규제완화로 기대심리가 팽배해 수혜지는 상승세를 띨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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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미분양에 불안전선
서울, 소형아파트 매수세

 
 
■ 아파트 시장
 
지난 상반기는 그동안 적체된 미분양 등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시기였다. 공식적인 미분양 물량이 10만 가구를 넘어섰으며 비공식적으로는 25만가구 이상이라는 얘기마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미분양 해소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지방의 경우 지난 6월 정부의 미분양 대책발표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부터 적체된 물량이 워낙 많아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수도권의 경우에도 재정비촉진지구 등의 호재가 있는 주요단지는 인기를 끌겠지만 그렇지 못한 곳들은 미분양이 이어져 양극화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지방,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겨울’=전문가들은 6월 정부 미분양대책 발표에도 부동산 시장 침체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분양대책이 지역 내 거주자를 겨냥한 해소책이어서 이것만으로 그동안 적체된 미분양을 해소하기에는 효과가 미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영진 대표는 “인구 유입을 끌만한 호재가 없는 가운데 세금 혜택만으로는 미분양 해소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비슷한 의견이다.
 
김학권 대표는 “전반적인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대구, 부산 등 영남권의 공급과잉, 지역 내 실수요자 부족 등의 다중고가 예상된다”며 “하반기에도 지방의 분양시장은 활성화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가 미분양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설 경우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둘 수 있지 않겠냐는 조심스런 전망도 나왔다.
 
함영진 팀장은 “민간택지의 전매제한 폐지 등으로 유동성은 좋아지겠지만 이미 10만 가구가 넘어선 미분양 물량은 좀처럼 회복기미를 찾지 못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조만간 지방주택시장을 겨냥한 정부의 매입임대사업 자격 완화, 미분양주택 매입 시 취득·등록세 감면 등의 고강도 미분양 해결책이 나올 경우 다소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개발호재·입지조건 따라 양극화=서울·수도권의 경우도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띠기는 다소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투자가치가 높은 곳에는 투자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돼 양극화 현상이 일 것으로 예상했다.
 
김규정 팀장은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상한제 적용 물량이 공급되지만 수요자들의 기대에 못 미칠 전망이어서 서울·수도권 역시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 뒤, “다만 개발호재 지역이나 입지가 유망한 곳의 중소형이나 상대적으로 인기를 끄는 곳에 청약이 몰리는 양극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학권 대표도 “재건축 규제완화, 보유세, 대출규제 완화 등 정부의 규제완화가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최근 주택금리마저 상승해 하락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보유세, 대출규제에 비교적 자유로운 강북의 소형 주택을 중심으로 수요의 쏠림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하반기에는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띨 것이라는 희망적인 예상도 있었다.
 
함영진 팀장은 “유가급등에 따른 도심 진입 수요가 늘고 있는데다 재개발·재건축 수요도 상존해 있어 일부 호재가 있는 지역 위주로 다소나마 상승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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