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기의 헬스테크>재치있는 원숭이 호랑이를 치다
<김성기의 헬스테크>재치있는 원숭이 호랑이를 치다
  • 하우징헤럴드
  • 승인 2007.11.07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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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07 16:03 입력
  
김성기
성균관대 유학·동양학부 교수
 
원우타호
 
지금까지는 척추를 바르게 하고 기혈의 흐름을 순조롭게 하는 동작을 주로 살펴보았다.
 
이번 회부터는 오금희와 인체의 오장육부(五臟六腑)와의 관계에 대하여 알아보자. 오금희는 오장육부를 튼튼하게 하여 정(精)과 기(氣)를 북돋우어 마음까지 다스리게 하는 운동이다.
 
오금희(五禽戱)에서의 오(五)는 단순히 호랑이, 곰, 원숭이, 사슴 그리고 새라는 다섯 동물의 특징을 본 뜬 운동이라는 뜻이 아니라 오행론(五行論)을 그 바탕으로 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오행이론은 일반적으로 우주만물은 다섯 가지의 기본요소로 구성되어 있고 변화하고 움직이는 것은 모두 오행의 법칙 속에서 이루어진다고 보는 것이다.
 
즉 사물간의 관계를 이해하기 위한 하나의 인식의 틀이다. 오행은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이다. 이 다섯 가지 물질은 서로 다른 속성을 가지고 있다. 대체로 목(木)은 부드럽고 곧추 뻗어가는 성질이 있으며, 화(火)는 그 기운이 위로 올라가는 성질을 가진다. 토(土)는 성질이 온후하며 거두는 속성을 가지며, 금(金)은 차고 굳으며 두드리면 소리가 잘 나고 불에 용해될 수 있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수(水)는 응축하는 힘이 있다. 이런 다른 특성을 가진 물질들은 서로 조장하고 제약하는 상생(相生)과 상극(相克)의 관계를 가진다.
 
한의학은 자연계에서 일어나는 오행의 변화와 인체를 연계시켜 그 생리적, 병리적 구조를 이해하려 했다.
 
 
예를 들면 오행의 목(木)의 속성은 싹이 터 나오는 힘으로 그 분출력은 자연계에서는 봄에 해당하며 인체에서는 간(肝)과 대응된다. 이렇게 하여 각 장기를 화(火)-심(心), 토(土)·금(金)-폐(肺), 수(水)-신(腎)으로 대응시켜 그 상호연관성을 설명한다. 나아가서 장부뿐만이 아니라 색과 맛, 감정 등에까지 확대하여 응용하였다.
 
이번 회에서는 원숭이와 관련된 수련법을 소개한다. 원숭이는 동작이 매우 재빠르고 판단력이 뛰어난 영리함으로 재주도 잘 부린다. 동물원에서 늘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사하지만 그 눈빛이 매우 또렷하다. 원숭이는 그 성격이 아주 고고(孤高)하다. 아무리 배가 고파도 썩은 음식을 먹지 않는다. 반면에 사람과의 친화력은 매우 뛰어나다.
 
이런 연유로 원숭이는 오행의 토(土)에 속하고 토는 비장(脾臟)에 연계된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비(脾)라고 하는 것은 원래 ‘돕는다’는 뜻인데 위 밑에 있어서 위의 기운을 도와 음식물을 소화하는 작용을 주로 한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비장은 소화된 음식물 중에서 생명활동에 필요한 여러 가지 영양물질을 전신에 운반하는 작용을 한다. 비장의 기능에 장애가 있으면 소화불량이 있고 식욕이 없으며, 사지가 무력하고 권태감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오금희에는 앞서 소개한 백원헌과(白猿獻果-원숭이가 과일을 바치는 동작)외에 원비정거(猿臂正擧-원숭이가 팔을 바르게 들어올리는 동작), 원비반신(猿臂反伸-원숭이가 팔을 반대로 쭉 펴는 동작) 등 원숭이를 모방한 동작이 많다.
 
이중에서 원우타호(猿右打虎-원숭이가 오른 쪽으로 돌아 호랑이를 치다 ) 동작을 따라 해보자. 우선 〈사진1〉 처럼 바로 선 상태에서 오른다리를 비스듬히 대각선 방향으로 뒤로 한 걸음 내디딘 뒤, 양팔을 주먹 쥔 채로 앞쪽 하늘 위로 힘차게 쭉 뻗은 모양을 취한다.
 
이어서 몸을 오른쪽으로 돌리면서 양 발끝도 오른쪽으로 돌린 후 무릎을 굽혀 다리를 포개어 앉는다. 이 때 왼 발등을 땅에 대고 중심은 오른 다리에 둔다. 동시에 양손은 몸의 움직임에 따라 오른손은 쪼개어 베듯이 뒤로 돌려 앞을 향해서 반격을 가한 후 오른쪽 이마에 두고, 왼손은 주먹으로 치듯이 하여 오른쪽 허벅지 위에 가로 놓는다.
 
〈사진2〉가 완성된 자세이다.  비장이 땅의 기운을 상징하고, 땅은 많은 것을 받아들이는 덕성을 가졌으므로, 이런 동작들을 통해서 사람의 품성 또한 땅의 덕성을 점차 닮아간다면 건강과 아울러 마음 또한 훨씬 여유로움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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