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공, 창원 반송1단지 부실공사 ‘말썽’
주공, 창원 반송1단지 부실공사 ‘말썽’
  • 하우징헤럴드
  • 승인 2007.10.09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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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09 16:49 입력
  
노블파크 입주자 ‘날림시공’ 주장 제기
입주민 “마감재 등 엉망… 추가 부담금 내역 밝혀라”
주공 “조합 측과 사전협의 후 시공, 하자 없다” 일축

 
대한주택공사가 시행한 재건축 아파트가 날림 시공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올해 11월 입주를 앞두고 있는 창원 반송1단지를 재건축한 노블파크 아파트 입주자 대책위원회는 지난달 창원시 프레스 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공에게 ‘건설원가 및 품질부담금 530억원에 대한 내역 공개와 품질향상 약속 이행’을 촉구했다. 대책위원회는 기자회견문에서 “주공은 지난 2005년 1월 9일 관리처분총회에서 최고의 품격과 품질을 가진 단지로 만들겠다며 평당 56만4천원 총 530억원을 품질 추가부담금으로 인상했다”며 “세대당 2천만~3천만원에 이르는 품질부담금이 저급자재 사용, 부실계단, 단종보일러로 되돌아 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각동 출입구 구조가 제각기 달라 동별 위화감을 조성하고 있으며 출입구 내부의 좁은 통로는 입주 후 주민들의 불편을 가중시킬 것”이라며 “주공은 국가 공기업으로서 고객과의 약속을 반드시 이행하고, 530억원에 대한 사용내역을 소상히 입주민들에게 밝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계단마감재 저급자재로 임의 변경=대책위원회는 계단실 마감자재가 기존에 약속한 ‘테라조’에서 ‘색소질 타일’로 교체됐다고 주장했다. 단가를 비교해 보면 테라조(25mm)는 ㎡당 약 2만2천원이나 색소질 타일(8mm)은 ㎡당 1만5천원으로 가격이 현저하게 차이가 난다는 것이 대책위원회 측의 주장이다.
 
대책위 관계자는 “품질이 향상됐다는 주공의 주장은 입주민을 기만하는 행위”라며 “테라조에서 색소질 타일로 바꾼 것도 납득할 수 없지만 현재 시공돼 있는 계단은 색소질 타일의 기본적인 시공방법을 따르지 않은 부실시공”이라고 밝혔다.
 
또 “부실로 시공된 계단은 입주도 하기 전에 벌써부터 파손되기 시작했으며 측면부는 마감처리가 끝나지 않은 것처럼 방치되고 있다”며 “주공 측은 공동시행자로서 책임지는 행동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계단문제에 대해 주공 담당자는 타 단지 시공 사례라며 거짓으로 조장된 사진을 보여주고, 이를 지적하는 대표들에게 오히려 거짓이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주공이 타 단지 사례로 제시한 청주 성화지구와 남양주 평내 지구는 확인 결과 모두 테라조로 마감돼 있다”고 덧붙였다.
 
대책위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에 입주한 청주 성화주공 1·2단지의 계단실은 테라조로 시공했으며 성화주공 3단지는 현재 공사 중으로 계단실 공사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상태다. 이밖에 남양주 평내 주공 아파트는 국민임대아파트로 2004년 11월에 입주했으며 이곳 역시 테라조로 시공했다.
 
▲동 출입구 제각각=입주자 대책위원회는 동 출입구가 주공 측에서 최초 보여줬던 것과는 다른 모습으로 제각각 시공돼 있고 일부 동의 출입구는 좁아 두 사람이 다니기도 빠듯하다며 이 역시 입주민들을 기만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110동 및 일부 동의 출입구는 다른 동과는 달리 성인 2명이 한꺼번에 교행하기는 좁아 보였으며 다른 동의 출입구와는 다른 모습으로 시공됐다.
 
이에 대해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면서 어떤 동 입주민들은 편안하게 생활하고 몇몇 동의 입주민들은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면 누가 납득할 수 있겠냐”며 “동 출입구가 제각각인 아파트가 대한민국에 몇 군데나 되는지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마감재 수준 “최악”=대책위가 가장 크게 문제 삼는 것 중에 아파트 내부 마감재도 빼놓을 수 없는 항목이다. 대책위는 당초 안방의 장판을 2005년 관리처분 당시 황토방룸카펫(안방은 한지장판)으로 제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입주를 앞둔 현재 시점에서 확인해 보니 계약과 다른 저급 장판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김치냉장고를 놓을 공간이 좁다는 것도 대책위원회에서 지적하는 부분이다. 보일러와 가구 사이가 김치냉장고를 놓을 수 있는 공간인데 이 면적이 터무니 없이 좁게 확보돼 냉장고를 짜 맞춰야 할 형편이라고 대책
위원회 측은 주장했다. 또 보일러 또한 단종된 기종을 설치해 불만이 고조돼 있다는 것이다.
 
▲“추가부담금 사용 내역 공개하라”=이러한 점을 이유로 대책위원회 측은 추가부담금 530억원에 대한 사용 내역을 공개하라고 주공에 촉구하고 있다. 주공이 인근 단지에서 차별화 부담금으로 제시한 평당 16만5천원보다 3배 이상 부담금을 추가했는데도 부담한 금액에 비해 품질이 향상된 것은 상대적으로 없다는 것이 대책위원회의 주장이다.
 
대책위는 주공이 품질상향조정 사유에 대해 2005년 1월 관리처분총회 자료집에서 △최근 창원시내 분양아파트 품질수준의 급격한 상승으로 반송1단지 현 재건축 사업계약서의 품질 수준이 상대적으로 열등하고 그에 따른 아파트 가치의 저하 우려 △창원시내 최상의 입지 조건에 걸맞는 최고 수준의 아파트 건설로 아파트 가치를 극대화 함 △기존의 낡은 아파트를 헐고 새로 재건축하는 점을 충분히 고려해 부가가치를 최대한 높힐 수 있도록 고품격 아파트 건설 △인근 단지와 차별화하는 상향 조정을 적용함으로써 향후 거래가격 차별화 및 창원시 최고의 아파트 가치 유지 등을 내세웠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책위는 “공사가 마무리 단계인 마감재 및 동 출입구, 계단실 등을 보면 관리처분 당시 주공의 말이 장밋빛 거짓말임을 깨달았다”며 “주공은 530억원에 대한 사용 내역을 즉시 공개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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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0억원 내역 숨기면 법정투쟁도 불사할것”
 
박해정  
입주자 대책위원장
 
박해정 노블파크(창원반송1단지 재건축) 입주자 대책위원장은 “주공이 공기업이라서 믿었는데 그만큼 충격이 크다”면서 “주공이 품질부담금 사용내역 공개를 거부하고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법적 소송은 물론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권리를 되찾겠다”고 입장을 확고히 했다.
 
▲입주자 대책위원회가 결성된 원인과 시기는=공사가 시작되고 마감재 등이 시공되기 전에는 어떤 문제들이 있는지 입주민들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공사가 마무리되면서 여러 가지 문제들이 도출됐다. 따라서 작년에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카페에서 산발적으로 모임을 하다가 올해 3월 정식으로 발족하게 됐다. 현재 카페 회원수가 1천92명에 이른다.
 
▲가장 크게 문제시되는 것은 무엇인가=우리 대책위원회에서 제기한 마감자재, 동 출입구, 계단시공 등도 문제지만 가장 크게 대두되는 것은 공기업으로서 신뢰를 저버린 행동을 하는 것이다. 주공은 입주민들이 찾아가면 변명과 무성의한 답변으로 일관한다. ‘고객만족 열린경영’이라는 주공의 경영이념이 얼마나 무색한 것인지 입주예정자들은 뼈저리게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향후 계획은=법적인 대응 등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주공을 규탄할 예정이다. 그렇게 해서 우리의 권리를 반드시 되찾도록 노력하겠다. 주공은 지금이라도 허심탄회하게 건설원가를 공개하고 530억원 추가부담금에 대한 사용내역을 공개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사안이 관철될 때까지 매주 집회를 실시할 예정이다.
 
▲끝으로 할 말은=우리 단지는 외환위기라는 특수한 상황을 거치면서 공기업인 주공을 공동사업시행자로 선정해 재건축을 추진했다. 하지만 향후 주공을 시행자로 선정하려는 재개발·재건축 현장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말리고 싶다. 투명하고 열린 사업 추진이 공기업의 장점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직접 겪어보니 이러한 면을 찾을 수 없다. 고객을 상대하는 마인드는 민간 기업보다 한참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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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공 “부담금 사용내역은 밝힐 수 없다” 고집
 
주공은 입주자 대책위원회의 주장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공동시행자인 조합과 사전에 협의한 후 시공을 했으며 저급자재를 사용했다는 주장 또한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주공 담당자는 “계단이나 장판 문제는 조합의 요청에 의해 결정한 문제”라며 “종전에 제시한 것보다 저급한 자재를 썼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동출입구에 대해서는 “종전보다 개선할 목적으로 부담금을 받은 것은 맞다”면서 “반송1단지의 지형이 평탄치 않아 동출입구의 모습이 똑같지 않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보일러 부분에 대해서는 “분양 당시 모델하우스에 보일러를 선보일 때는 단종 제품이 아니었다”며 “하자가 있거나 문제가 있는 제품이 아닌데도 문제시 하는 것은 억지”라고 입장을 밝혔다. 반면 주공 담당자는 부담금 사용 내역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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