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새옹지마(塞翁之馬)’
재건축 ‘새옹지마(塞翁之馬)’
  • 김병조 기자
  • 승인 2007.07.12 08: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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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12 14:00 입력
  
최근 동작구의 한 단독주택 재건축단지가 시공자 선정 총회를 앞두고 잔치 분위기다. 국내 도급순위 5위 이내의 쟁쟁한 건설사들 중 4개사가 이 곳 시공권을 따내기 위해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단지 곳곳에 4개 건설사 홍보관이 들어섰고 그곳에서 출동한 홍보직원들에 의해 주민들은 자신들이 원하던 원하지 않았던 졸지에 동네 ‘할아버지·할머니에서 조합원님’으로 격상됐다. 주민들이 보기에 이들처럼 싹싹하고 친절한 사람들은 세상에 없다. 예쁘고 잘 생기고 멋지게 차려입은 젊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말벗이 돼 준다.
 
건설사 측에서는 속이 탄다. 요즘 너무나 수주 물량이 없다. 수주부서가 존재하고 급여가 계속 지출되기에 지속적인 수주가 이어져야 하지만 수 년전 될 성 싶은 사업장은 모두 수주가 완료된 상황이다. 그런데 신규 사업장이 나왔다. 규모는 작지만 요즘 같은 갈수기에 이 얼마나 반가운 소식인가. 덩치 큰 대형 건설사들은 주저할 이유가 없다. 건설사들은 ‘숨겨진 명당’이라며 이 곳 띄우기에 나섰다.
 
수주에 목말라하던 건설사 측에게 이 곳은 오아시스다. 건설사 갈증 정도에 비례해 조합원들은 더 좋은 조건을 받을 수 있게 됐다. 670여 세대 신축계획을 갖고 있는 이 재건축단지는 8년 전부터 정비사업을 추진해 왔던 사업장이다.
 
당시 재건축도 추진해 보고 재개발도 추진해 보고 심지어 주거환경개선사업까지도 고려해 봤으나 기준에 적합지 않아 고전을 면치 못했던 곳이다. 하지만 오히려 지금은 좋은 조건을 놓고 즐거운 고민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재건축판 새옹지마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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