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일호 복산1구역 재개발 조합장
인터뷰- 이일호 복산1구역 재개발 조합장
“연내 사업시행인가 반드시 받아내겠다”
  • 김병조 기자
  • 승인 2022.03.02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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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징헤럴드=김병조 기자]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통과의 일등공신은 이일호 조합장이다. 조합설립 후 14년째 공전 중이던 복산1구역 재개발사업의 해법을 기획하고 추진해 온 장본인이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인근 구서주공 재건축 조합장 출신이기도 한 이 조합장은 그간의 경험을 살려 이번 성과를 만들어냈다. 지난해 조합장으로 선출된 이 조합장은 당시 정견발표에서도 ‘전사이 가도난(戰死易 假道難)’이란 출사표를 밝히며 정면돌파 각오를 다졌다. ‘전사이 가도난’은 임진왜란 영웅으로 추앙받는 당시 송상현 부사의 말이다. 싸우다 죽을 수는 있어도 길을 열어줄 수는 없다는 의미다.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한 소회는

=이제야 우리 사업의 골격이 완성됐다는 점에서 조합원을 비롯 주변 모두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개발과 문화재 보호라는 과제에 대해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 다음 단계로 사업추진이 가능하게 됐다. 최고 입지의 복산1구역을 최상의 명품단지로 만들 예정이다. 

▲조건부로 통과됐다. 향후 어떤 조건을 해결해야 하나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결과에 따르면, 고분군 등 문화재와 인접한 1블럭에 동래읍성이 보이도록 통경축을 확보하고, 보행축을 보완하라는 내용이 나왔다. 용적률이 낮아진 게 없어 다행이다. 우리가 작년 12월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제안한 용적률은 216.51%였는데, 이번 심의에서도 용적률이 낮아진 것은 없다. 구체적인 가구수 결정은 좀 더 검토를 한 후 결정할 예정이다. 

▲시공자인 GS건설에 요청할 내용은

=정비계획 변경안 심의 통과로 건축규모 골격이 완성됐으니 GS건설에게 이와 관련된 특화설계를 제출하라고 요청할 예정이다. 지난해 이미 한 차례 특화설계를 제안한 게 있으니 정비계획 변경 내용만 보완하면 될 듯하다.

시공자가 새로운 특화설계안을 제출하면 조합은 이를 검토하기 위해 조합 내 TF를 구성, 심도 있게 검토해 특화설계안을 확정지을 예정이다. 이렇게 확정된 건축계획안은 향후 교통영향평가, 풍동실험, 건축심의 등 관련 절차를 진행하게 될 것이다.

오랫동안 사업이 중단돼 왔으니 앞으로 사업기간 단축이 중요한 과제다. GS건설에도 사업기간 단축을 앞당기자고 협조를 요청했다. 올해 안에 사업시행인가를 받는 것을 목표로 사업 전반을 세심하게 챙겨 나가겠다. 

▲문화재 주변 정비사업의 롤모델이 될 것 같은데, 유사한 상황에 처한 조합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문화재와 상생하고 공존하는 방안을 찾아 제시해야 한다. 한쪽이 피해를 보는 게 아니라 두 주체 모두 질적 상황을 개선시키는 데 목표를 둬야 한다.

실제로 점점 우리 주변에서 개발과 문화재와의 충돌이 일상화하고 있다. 도시 외연이 외부로 확장하면서 당시 외곽에 있던 문화재들이 이제 도심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문화재 인접 지역에서 재건축ㆍ재개발을 추진하는 조합들은 문화재 전문가가 돼야 한다. 문화재보호법을 숙지하고, 관련 법령을 준수하되 그에 따른 준비를 미리미리 해야 한다.

나 역시 문화재 관련 업무 매뉴얼을 만드는 데 2년이 걸렸다. 문화재 현상변경심의 절차가 가장 중요하다. 이 심의를 통과하지 못하면 사업은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없다. 사실 문화재 부문은 매우 전문적인 분야라 민간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분야다.

한 가지 제안을 하자면, 국가 및 지자체가 나서서 해결해 줘야 한다. 정비계획과 관련한 문화재 심의 관련 절차 및 비용을 공공에서 지원해줘야 한다. 

▲구서주공 조합장으로 재건축을 완료하기도 했다. 정비사업을 두 번 경험해 보니 어떤 생각이 드나

=정비사업은 종합과학이라고 생각한다. 재건축ㆍ재개발은 삶과 사람을 이해하는 과정이다. 사업은 지속적으로 살아움직이는 각종 변수와 싸움이다. 사업조건이 계속 고정돼 있다면 재건축ㆍ재개발은 쉬울 것이다. 즉, 사업기간 동안 정부정책이 변하지 않고, 조합원도 바뀌지 않으며, 주택시장 상황, 자재 가격 등이 똑같다면 사업은 쉬울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재건축ㆍ재개발은 십수 년이 흐르는 과정에서 각종 요인들이 시시각각 변한다. 정부 정책, 조합원, 주택시장, 자재가격 등 계속해서 요동치는 과정에서 사업을 전진시켜야 한다.

그런 점에서 종합과학이라고 얘기한 것이다. 특히, 조합장을 비롯한 조합 임원은 전문가적 식견을 통한 기획 능력과 유사시에 대처할 수 있는 위기대처능력을 겸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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