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재건축, 입찰경쟁 사라진 조용한 시공자 선정
재개발 재건축, 입찰경쟁 사라진 조용한 시공자 선정
하반기 정비사업 수주 기상도
공사비 폭등·미분양에 수의계약 만연
  • 최진 기자
  • 승인 2023.06.12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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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공자선정 조기화에 수주물량 대기
여의도가 최대 격전지… 건설사 물밑 경쟁

 

[하우징헤럴드=최진 기자] 올해 하반기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 수주전은 난맥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건설자재비용 급등과 미분양 우려로 건설사들이 출혈경쟁을 회피하는 상황에서 오는 7월 시공자 선정 조기화에 따른 막대한 수주물량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10대 건설사의 연간 수주 총액과 맞먹는 40조원 규모의 수주물량이 하반기에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건설사들의 수주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건설사들은 수주현장을 장악할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서 사업장의 규모와 상징성을 따지다가 예상치 못한 돌발 수주전이 발생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층수규제 완화와 용적률 인센티브 등이 접목된 여의도 재건축의 경우 10대 건설사들이 단지별로 총 출동해 물밑경쟁을 벌이고 있어, 하반기 유력 수주격전지로 주목받고 있다. 

▲하반기도 조용한 수의계약 향연… 시공자 선정시기 조기화 변수

최근 정비업계는 공사비 폭등과 미분양 우려로 인해 지난해부터 수의계약이 성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한남2구역 재개발사업을 끝으로 대규모 수주전이 자취를 감춘 상태다. 포스코이앤씨와 현대건설의 하이엔드 맞대결이 예상됐던 서초구 방배신동아 재건축사업은 상반기 최대 수주격전지로 꼽혔지만, 현대건설이 막판에 입찰을 포기하면서 포스코이앤씨에게 자리를 내줬다.

올해도 강남과 한강변 중심으로 수주전략이 치열하게 세워지는 모양새지만, 대부분 수의계약 형태로 조용히 시공자가 정해지는 모양새다. 개포주공6·7단지와 과천주공10단지는 삼성물산이, GS건설은 노량진1구역의 수주에 힘을 쏟고 있다. 방배신동아에서 고배를 마신 현대건설도 개포주공5단지와 대치우성1차 등에 관심을 드러내며 수주고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아직 배후 시공자가 정해지지 않은 사업장에서는 눈치경쟁이 치열하다. 용산구 한남4구역과 5구역에서는 △GS건설 △현대건설 △DL이앤씨를 비롯해 △삼성물산 △HDC현대산업개발 △포스코이앤씨가 각각의 현장 상황을 살피며 수주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한강변 입지로 서초구 대어급으로 부상한 신반포2차와 신반포4차 재건축에서도 대형사들의 경쟁이 한창이다. 송파구 잠실우성1·2·3차와 잠실5단지, 장미1·2·3차도 하반기 시공자 선정에 윤곽을 그려낼 전망이다. 

최근 조합집행부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는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1·2·3·4지구도 대형건설사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면서 사태파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건설사 관계자는 “하반기에 불특정 수주물량이 쏟아진다 하더라도 건설사별로 핵심 현장에서는 반드시 우위를 점해야하기 때문에 신경전이 치열한 상황”이라며 “특정 건설사가 현장을 선점한다고 해서 반드시 수주에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조합과 조합원들의 특성을 파악하고 입찰조건, 주거트렌드 등을 분석하는 등 다양하게 수주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상징성·인센티브·사업성 다 챙긴다… 주목받는 수주격전지 여의도

주택시장 침체로 하반기 시공자 선정절차까지 수의계약이 성행할 것으로 예측이 나오는 가운데, 가장 유력한 수주전 후보지로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사업이 꼽히고 있다. 여의도 재건축 1호라는 상징성과 금융특화단지 특성, 신속통합기획 용적률·규제완화, 그리고 여의도 일대 수주활동에 베이스캠프가 마련되기 때문이다.

여의도 한양아파트는 588가구 규모의 중소형 단지로 올해 준공 48년차에 접어든다. 지난 2017년 재건축사업을 시작했지만, 기존용적률이 252% 수준이라 상한용적률 300%를 적용하더라도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올해 초 서울시 신통기획 대상지로 선정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신통기획안에 따르면 한양아파트는 향후 지상 54층 높이의 1천가구 신축단지로 거듭날 예정이다. 또 신통기획 공공기여 시설로 ‘서울국제금융오피스’와 ‘서울 핀테크랩’이 결정되면서 임대주택보다 선호도가 높은 기부채납이 이뤄진 것도 특징이다. 이에 한양 재건축운영위는 오는 9월 정비계획변경을 매듭짓고 서둘러 시공자 선정절차에 나설 예정이다. 

건설사들도 한양아파트 시공자 선정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특히, △여의도 시범 △대교 △삼부 △광장아파트 등 여의도 일대 1천가구 이상 중대형 재건축현장이 밀집해 있어, 한양아파트 시공권을 필두로 인근 재건축단지 수주전략을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주택시장 한파에도 불구하고 치열한 수주경쟁이 발생한다면 가장 유력한 현장으로 여의도를 꼽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여의도 금융지구라는 압도적인 특성과 자사의 하이엔드 브랜드가 접목될 경우 엄청난 브랜드 홍보효과는 물론, 건설업계에서도 입지가 더욱 뛰어오를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현재까지 살펴본 바로는 자사의 브랜드와 시공능력에 대해 조합원들의 긍정적인 평가가 많기 때문에 향후 출혈경쟁을 각오하더라도 수주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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