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재건축 공사비 후폭풍… 시공자 선정 뜸하고, 사업 지연
재개발·재건축 공사비 후폭풍… 시공자 선정 뜸하고, 사업 지연
서울·수도권 평균공사비 3.3㎡당 800만원대 목전
  • 최진 기자
  • 승인 2023.08.30 11:0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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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입찰경쟁 사실상 실종 
수의계약만 근근히 이어져

자잿값·인건비·금융비 늘어
공사비 3.3㎡당 800만원대

상승세 이어지면 사업 급랭
주택공급 차질도 불가피

 

[하우징헤럴드=최진 기자] 재개발·재건축현장의 시공자 선정 공사비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시공자 선정에 나선 조합들은 건설사들의 입찰을 유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공사비를 높이고 있고, 이미 시공자를 선정한 사업장에서는 공사비 증액 문제로 사업지연이 발생하는 상황이다.

매년 상승해 온 공사비 문제가 이처럼 심각하게 조명되는 이유는 건설자재가격과 인건비의 상승, 금융비용 증가 등이 겹치면서 이례적으로 공사비가 폭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비업계는 현재 서울·수도권 정비사업 향후 3.3㎡당 공사비가 800만원에 이를 수 있다며, 이러한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정비사업 자체가 얼어붙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정비사업장 곳곳 시공자 선정 난항… “시공자 모시기 힘들어”

공사비 폭등의 직격탄이 향한 곳은 시공자 선정에 나선 재개발·재건축 조합들이다. 지난해까지 평당 600만원 수준에 제시되던 시공자 선정이 올해 상반기 만에 700만원 수준으로 널뛰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소규모정비사업이나 리모델링의 경우 3.3㎡당 공사비가 1,000만원 수준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남성아파트 재건축사업은 지난 2021년 11월부터 시공자 선정에 나섰지만 5차 입찰까지 유찰되면서 시공자를 선정하지 못했다. 더블역세권과 우수한 생활권 입지에도 불구하고 해당 사업장이 5회나 유찰된 배경에는 500가구 미만의 소규모 사업장이라는 점과 공사비가 문제였던 것으로 풀이된다.

조합은 지난 6월 3.3㎡당 525만원 수준이던 공사비를 720만원까지 높여 6번째 시공자 선정에 나섰다. 이에 △삼성물산 △한화건설 △중흥토건이 관심을 드러내면서 오는 9월 6일 입찰마감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구 신당9구역 재개발사업은 당초 3.3㎡당 공사비를 742만원으로 제안했으나 건설사 입찰이 성사되지 않았고, 결국 지난 6월 100만원이 인상된 840만원으로 재입찰 공고에 나섰다. 해당 사업장은 지하 5층 ~ 지상 7층 규모의 공동주택 335가구 규모며, 총공사비는 약 1,368억원 규모다.

그러나 지난 10일 840만원 공사비 인상에도 공동사업시행 건설업자 입찰이 유찰되면서 재공고에 돌입, 오는 10월이 돼서야 2차 입찰마감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대규모 사업장도 시공자 찾기가 수월하지 않다. 동작구 노량진뉴타운의 대장주로 꼽히는 노량진1구역은 당초 3.3㎡당 공사비 695만원을 계획했으나, 건설사들이 입찰에 거부감을 드러내자 730만원 수준으로 공사비를 인상했다. 이를 총공사비로 환산하면 약 1조950억원 규모로 550억원 가량이 증가한 셈이다.

해당 사업장은 지상 33층 규모 2,992가구를 신축하는 재개발사업으로 △GS건설 △삼성물산의 맞대결이 예상되는 하반기 최대어 사업장이지만, 공사비 상승 여파는 이견 없이 수긍하는 모양새다.

▲3.3㎡당 800만원 현장들도 속속… 평당 1,000만원 도래하나

시공자 선정을 위해 3.3㎡당 800만원 공사비를 제시하는 현장들도 늘고 있다.

350가구 규모의 서울 광진구 중곡아파트는 3.3㎡당 공사비를 650만원에서 800만원으로 올려 지난 7월 시공자 선정에 나섰다. 총공사비는 1,283억원 수준이다. 800만원까지 공사비를 제시했지만 1·2차 입찰에는 포스코이앤씨가 단독으로 참여하면서 총회를 통해 수의계약으로 시공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675가구 규모의 구로구 보광아파트도 800만원 수준으로 공사비를 끌어올려 대우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상정하고 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초고층 아파트가 예정된 여의도 진주아파트도 지난 7일 정비구역 지정공람·공고를 통해 3.3㎡당 공사비가 840만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공고에 따르면 해당 사업은 용적률 462.8%를 적용해 지상 58층 규모의 557가구 및 부대복리 시설을 신축하는 프로젝트다. 

정비업계에서는 올해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 평균 공사비가 700만원 수준을 가볍게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거환경연구원이 분석한 지난해 정비사업 평균 공사비는 673만원으로 지난 2021년보다 16.9%가 수직상승한 수치였다.

하지만 지난해 700만원 수준이던 서울·수도권 3.3㎡당 공사비가 최근 800만원까지 상승하면서 올해도 지난해의 상승세가 유지, 혹은 추가 상승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건설사 관계자는 “철근·시멘트와 같은 핵심적인 건설자재와 인건비가 상승하고 있고, 앞으로 부실시공을 예방하기 위한 정부 규제까지 더해질 전망이라 공사비 상승요인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라며 “지속적인 공사비 상승요인을 감안하면 현재 800만원으로 공사비를 책정해도 향후 수지타산을 맞추기 어려울 수 있고, 공사비 증액에 따른 조합과의 갈등까지 예상되는 만큼 사업장 검토가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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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천환 2023-08-31 17:26:30
아파트건설원가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