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방식 봇물터진 목동 재건축… 신통기획·공사비해법 시너지
신탁방식 봇물터진 목동 재건축… 신통기획·공사비해법 시너지
정비사업 역량 시험대… 현황과 전망
  • 최진 기자
  • 승인 2023.11.03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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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개단지 중 7곳 진행… 9·10·11·14단지 MOU 
사업규모 클수록 선호… 5·7·9단지도 적극 추진 
적정한 공사비 산정… 사업프리미엄 유지

 

[하우징헤럴드=최진 기자] 목동 신시가지 재건축현장에서 신탁방식 정비사업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재건축에 나선 14개 단지 중 4곳이 신탁방식으로 사업노선을 결정했고 나머지 7곳도 신탁방식을 고려하고 있어, 향후 여의도를 뛰어넘는 신탁정비 대표현장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목동 단지들은 신탁사의 전문성을 활용해 신속한 사업추진과 차별화된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신탁사들은 목동 재건축이 신탁사들의 정비사업 역량을 드러내는 시험대와 같다며 사업성 극대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안전진단’족쇄 풀고 도약하는 목동, 신탁방식 물꼬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에서는 최근 재건축 사업방식 선호도를 묻는 주민설문조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목동7단지 재건축 준비위원회는 지난 7일 목동청소년수련관에서 사업시행방식과 관련한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설명회는 조합방식과 신탁방식에 대한 토론 성격으로 진행돼 각각의 사업방식에 대한 장단점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설명회를 개최한 준비위는 시행방식을 묻는 주민투표를 실시하고 신탁방식에 대한 찬성 의견이 높을 경우 예비 사업시행자 신탁사 선정입찰에 나설 예정이다. 

하지만 목동 7단지의 또 다른 재건축 준비위는 주민설명회 하루 전인 지난 6일 미리 예비 사업시행자 신탁사 선정 입찰공고를 내고 신탁방식 정비사업 추진을 기정사실화 했다.

앞서 목동 5단지 재건축 준비위도 지난달 21일 소유자들을 대상으로 주민투표를 진행, 신탁방식을 찬성하는 소유주 비율이 95%를 기록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목동 5단지는 현재 △한국자산신탁 △KB부동산신탁 △하나자산신탁 3곳이 물밑 경쟁을 벌이며 예비 사업시행자 지위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준비위는 내부적인 기준 등을 마련해 조속히 신탁사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낼 예정이다.

이밖에도 용도지역 상향에 발목이 잡힌 목동 1·2·3단지들도 신탁방식을 통한 돌파구 마련을 고심하고 있다. 또 4단지와 13단지에서도 신탁방식에 관심을 보이며 사업속도 향상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탁사들은 용도지역 상향이나 단일 준비위 설립, 주민들의 사업의지 향상 등 구역별 상황을 살피며 사업 참여를 준비하고 있다.

▲목동 재건축, 안정적인 자금력보다는 정비사업 전문성 기대

현재 목동 신시가지 재건축은 3개 단지가 조합방식으로, 4개 단지가 신탁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6단지·8단지·12단지가 조합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9단지(한국자산신탁)·10단지(한국토지신탁)·11단지(한국자산신탁)·14단지(KB부동산신탁)는 신탁사와 MOU를 체결하고 사업속도를 높이고 있다.

정비업계는 목동 재건축이 사업규모가 큰 현장일수록 신탁방식을 선호하는 특징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목동 재건축 대어로 꼽히는 5단지·7단지·9단지·14단지가 모두 신탁방식을 결정하거나 검토 중에 있고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단지는 조합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또 목동 대규모 단지들이 신탁방식을 선호하게 되면서 조합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중소규모 단지들에서도 신탁방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상황이다.

목동 재건축의 신탁방식 흥행 이유로는 신탁사의 전문성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목동의 경우 이미 안전진단 용역비용과 정비계획 수립용역비 등 사업초기 자금마련이 대부분 완료된 상황이기 때문에 신탁사의 안정적인 자금지원보다는‘얼마나 더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느냐’라는 정비사업 전문성에 초점이 모아진다는 것이다.

이종헌 목동9단지 재건축 추진위원장은 “오랫동안 안전진단 문턱에 가로막혀 있던 목동의 경우 재건축에 대한 소유주들의 관심과 지식이 매우 높기 때문에 주민의지를 수용하고 사업에 반영하기 위해서는 신탁사의 전문성이 매우 요긴한 상황”이라며 “단지규모가 2천가구에 근접하는 대규모 현장일수록 신속하고 명확한 사업추진을 위해 신탁사를 사업파트너로 선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통기획 자문방식에 시너지, 공사비 난제 풀어낼 수도

일부 목동 단지들은 신탁방식 정비사업이 서울시 신통기획 자문방식에도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민이 입안제안에 나설 때 정비계획안을 신탁사가 사전에 검토·점검하기 때문에 협의과정에서 발생하는 관청과의 의견 차를 줄이고 정비계획 수립을 더욱 빠르게 매듭지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최근 정비사업의 최대 난제로 떠오른 공사비 문제 역시 신탁방식을 선호하게 되는 요소로 꼽힌다. 지속적으로 건설사들과 협상 및 관계를 진행해 온 신탁사인 만큼, 공사비와 관련해 조합보다 훨씬 전문적으로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신탁사가 줄여내는 공사비가 1~2%에 달하는 신탁수수료를 넘어서기 때문에 사업성 극대화 측면에서도 신탁방식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목동 재건축은 단지별로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시공자 선정 과정에서 프리미엄 제안이 경쟁적으로 쏟아질 것이고 이것이 향후 착공 전에는 공사비 문제로 불거질 수 있다”라며 “사업 프리미엄은 유지하면서도 적정 공사비를 산정하기 위해 신탁방식을 선호하는 경향도 최근에는 크게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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