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신도시 특별법 집중탐구-① 고양 일산신도시
1기 신도시 특별법 집중탐구-① 고양 일산신도시
용적률 169%에 사업성 ‘짱’… 재건축 컨설팅 15개단지 참여
  • 김병조 기자
  • 승인 2023.12.05 11: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낮은 밀도에 쾌적성 최고
서울로 출퇴근 인구 많아
상습 교통정체 큰 단점

집값에서는 분당에 뒤져
85㎡가 6.9억원에 거래

자족성 확보 최대 과제
기업·연구센터 유치 절실

 

[하우징헤럴드=김병조 기자] 국회에서 연내 1기 신도시 특별법 제정안 통과가 유력한 가운데 30년 재건축 시기에 접어든 5곳의 1기 신도시 내부 상황에 관심에 모아지고 있다. 동일시기에 건립됐지만, 출발 단계에서부터 계획목표에 차이가 있고, 30년간 주민들이 살면서 만들어낸 독특한 도시색깔에서도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본지는 고양 일산신도시를 시작으로 앞으로 5회에 걸쳐 1기 신도시 전반을 들여다 볼 예정이다. <편집자 주>

일산신도시는 성남 분당신도시와 함께 대규모 신도시 개념으로 건립한 1기 신도시 투톱 중 한 곳이다. 용적률 169%로 1기 신도시 중 가장 낮고, 규모 면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초대형 신도시라는 점에서 쾌적성에 대한 주민들 칭찬이 자자하다.

문제는 낮은 자족성이다. 일자리를 끌고 오는 대기업들이 없다보니 서울에 의지하는 경제인구 비중이 높다. 또 서울로의 통근자가 많다보니 상습 교통정체를 피할 수 없는 것이 일산신도시의 최대 약점이다. 이 때문에 1기 신도시 재건축 방향의 초점도 일산신도시의 자족성 확대에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일산신도시의 명암… 낮은 인구밀도로 쾌적성 으뜸, 자족성 부족은 불만

서울 중심부로부터 북서쪽으로 20km에 위치한 일산신도시는 분당신도시에 이어 1,500만㎡가 넘는 대규모 부지를 조성해 만든 명실상부한 신도시다. 주변에 기존 도시가 없이 농지와 임야를 밀어내고 신도시를 조성했기 때문에 신도시 특유의 독특한 계획도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분양 당시부터 인기가 높았다. 

일산신도시의 계획목표도 △국제업무(호텔, 상품전시) △문화·예술(공연장) 기능을 부여해 고품격 도시를 지향했다. 

일산신도시의 가장 큰 장점은 낮은 밀도에 기반한 주거쾌적성이다. 169%의 1기 신도시 최저 용적률과 어디서나 쉽게 만날 수 있는 도시 소공원의 매력이 으뜸이라고 주민들은 입을 모은다.

미국 도시계획가의 근린주구이론을 적용, 500가구 안팎의 아파트단지 3~4개를 묶어 슈퍼블럭을 구성, 일정 간격마다 학교와 소공원을 배치한 것이 주민들을 사로잡은 것이다. 이 슈퍼블록은 주민들의 근린생활 이용 활성화 및 적정밀도를 고려, 폭 600m×400m 단위로 설치해 쾌적성을 높였다. 

이 낮은 용적률은 평소 쾌적함을 제공하지만, 재건축 시에는 사업성 향상에 핵심 역할을 한다. 추후 특별정비구역 용적률이 동일하게 정해진다면 타 신도시 지역에 비해 더 높은 사업성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30년 세월이 흐르면서 투톱이었던 일산과 분당은 서로 다른 길을 걷기 시작했다. 분당은 경기 남부지역에 위치한 대기업 및 산업단지들의 풍부한 일자리를 바탕으로 고임금 직장인과 학군 수요층이 몰리며 1기 신도시 중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반면, 출발점이 비슷했던 일산은 대기업 유입이 자취를 감추면서 서울에 의지해야만 하는 위성도시로 전락했다. 

이 같은 격차는 아파트 가격에서 한 눈에 확인된다. 국토부 아파트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분당 정자역 역세권에 위치한 상록마을 우성아파트 전용 85㎡(7층)은 15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반면 일산 경의중앙선 백마역과 지하철3호선 마두역 더블역세권에 자리잡은 강촌마을 동아아파트 전용 85㎡(3층)은 지난 8월, 절반 가격에도 못 미치는 6억9,500만원에 거래됐다. 층수를 감안하더라도 일산아파트가 분당의 절반 가격 수준이라는 뜻이다. 

일산은 장래 부동산 투자지역으로도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게 더 문제다. 주변에 가용부지가 많아 신규 택지개발이 계속돼 가격 상승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수요공급 원칙에 따라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야 아파트 가격이 올라가는데, 일산에는 수요가 생긴다싶으면 주변 부지에 금세 새 아파트가 들어서는 분위기라 실수요자뿐만 아니라 투자자들도 발길을 돌린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산에는 이미 완료된 탄현·풍동·일산 택지개발사업에 이어 앞으로도 △대곡역세권개발사업 △삼송택지개발사업 △덕은도시개발사업 △장항공공주택사업 △3기 신도시인 창릉신도시 등 대형 신규택지 개발사업이 줄줄이 예정돼 있는 상태다. 

따라서, 재건축을 앞둔 일산신도시 주민들이 바라는 점 중 하나가 자족성 확보를 위한 대기업·첨단연구센터단지 등의 유치와 추가적인 택지개발의 자제다. 1기 신도시 특별법이 제정돼 본격적인 일산신도시 재건축이 시작되는 시기에 맞춰 자족성 확보 방안 마련 및 추가 택지개발 축소를 통한 사업성 확보를 주문하고 있다. 

▲재건축 움트는 일산신도시… 市 재건축 사전컨설팅 제도 참여 단지 15곳

재건축이 공론화하면서 일산에서도 사업 시동을 거는 단지들이 나오고 있다. 고양시가 1기 신도시 재정비와 관련, 일산신도시 재건축 사전컨설팅 참여단지 공모를 했는데, 15곳이 참여의향서를 제출했다. 사전컨설팅 제도는 재건축 사업성 시뮬레이션을 통해 사업성 검토 결과를 미리 확인하고, 사업추진 과정 전반에 대한 경험도 미리 해보자는 재건축 예습 프로그램이다. 

시는 이들 15곳 중 지난 7월, △후곡마을 3,4,10,15단지(총 4개 단지) △강촌마을1,2단지와 백마마을1,2단지(총 4개 단지) △백송마을5단지 등 3곳을 사전컨설팅 대상단지로 지정했다.  

후곡마을 3,4,10,15단지는 경의중앙역·일산역 역세권 복합고밀개발 통합정비의 사례로, 강촌마을1,2단지와 백마마을1,2단지는 대규모 블록 통합정비 사례로, 백송마을5단지는 개별 정비 사례로 각각 사전컨설팅을 진행 중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