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신도시 집중탐구-② 안양 평촌신도시
1기 신도시 집중탐구-② 안양 평촌신도시
서울 접근 탁월한 ‘교육 메카’…재건축시 대기업 유치·자족성 확보 숙제
구도심 연계형 신도시의 대표격... 교통·교육의 메카
  • 김병조 기자
  • 승인 2023.12.14 1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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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시·과천시와 인접
광역 교통망 최대 장점
도시기반시설도 풍부

아파트 노후화 골칫거리
기업으론 오뚜기식품 뿐
오피스텔 공실도 과제

 

[하우징헤럴드=김병조 기자] 안양 평촌신도시는 대규모로 지어진 분당·일산과 달리 기존 구도심에 맞붙여 조성한 시가지 연계형 신도시의 대표격이다. 평촌과 함께 군포 산본과 부천 중동이 시가지 연계형으로 지어진 1기 신도시다.

시가지 연계형 신도시는 주택난을 겪는 기존 구도심 주민들을 보다 많이 수용하겠다는 목적으로 도시밀도를 높게 잡았다는 게 특징이다. 용적률도 3곳 모두 200%가 넘고, 인구밀도도 1만㎡당 300명을 넘길 정도로 높다.

평촌신도시의 당시 계획목표도 “대단위 택지조성으로 수도권 주택난을 해소하겠다”는 것으로 정했다. 30년이 지난 평촌신도시 주민들의 평가는 어떨까? “지금처럼 노후에도 계속 살고 싶은 곳”이라며 높은 점수를 준다. 당초 도시밀도 수준을 높게 잡았지만, 실제 주민들이 느끼는 주거만족도는 높은 것이다. 주택 노후화로 고통을 겪을 뿐, 삶의 질을 결정하는 기반시설 수준은 최고라는 평가다. 

▲서울부터 1시간 거리 기존 구도심 연계형 신도시

평촌신도시는 서울 도심에서 남측으로 20km 이내인 안양시에 위치하며, 과천시 남측과 접하고 있다. 당시 계획목표는 기존 구도심에 맞붙이되, 주거중심 시가지로 개발해 다양한 소득계층을 수용, 생활편익시설과 녹지공간이 충분히 확보된 쾌적한 도시환경을 조성하겠다는 방침으로 건립됐다.

장래 인구 100만명 규모의 안양 대도시권의 새로운 중심업무지역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올해 기준, 안양시 인구는 54만명 수준이다. 

평촌신도시는 서울 인접도시 기능이 제대로 작동될 수 있도록 광역교통망 구축에 신경을 써 교통이 편리한 곳으로 손꼽힌다. 고속도로인 시흥~안산 간 고속도로와 서울 외곽순환도로 중 논곡~판교 간을 신설하고, 지방도 성격인 지역 간 고속도로로 양재~수원 간 고속도로가 신설됐다. 또 평촌지구를 통과해 서울 지하철 4호선 사당역과 안산선의 금정역을 연결하는 과천선을 만들었다.

동그란 원형 형태의 도시 구조는 중앙부에 상업, 업무시설과 오피스텔 등 고밀 주거지를, 외곽부에 중간 밀도의 아파트단지를 배치했다. 실제 도시밀도는 용적률 204%, 인구밀도를 1만㎡당 329명으로 높게 잡았다. 독자적 신도시형으로 건립된 일산신도시가 용적률 184%, 인구밀도 199명인 점과 비교하면 신도시 계획목표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평촌신도시는 미국 도시계획가가 내놓은 근린주구 이론을 적용해 반복적으로 찍어내는 형태로 주거지 형태를 만들었다. 이 슈퍼블록 안에는 아파트단지 2~4곳과 초등학교, 어린이공원이 함께 포함돼 거대 블록이 구성된다. 

이 거대 블록을 1기 신도시 재건축 과정에서 통합정비구역으로 지정해 재건축으로 이어지게 하겠다는 게 정부의 1기 신도시 재정비 구상이다.  

▲평촌신도시의 명암… 기반시설 최고지만, 대기업 없다는 게 숙제

30년이 흘러 삶의 터전으로 자리잡은 평촌신도시에 대한 주민들의 애착은 매우 높다. 풍부한 도시기반시설로 인해 삶의 질이 높지만, 문제는 오래돼 노후화된 주택이다.  

무엇보다 주민들은 교통과 학원가가 경기도 내 최고 수준이라고 자랑한다. 우선, 교통이 편리해 살기 좋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도보든 대중교통이든, 승용차 교통이든 모든 교통수단 이용이 다 편리하다는 것이다. 

평촌신도시 도시구조가 둥근 모양이라는 점에서 오는 효용을 주민들이 실감하고 있다. 특히, 도보 환경이 잘 갖춰져 있어 주민 만족도가 높다. 걷거나 유모차를 끌고 이동해도 백화점이나 병원을 가는데 5~10분이면 가능하다. 접근성이 우수하다는 증거로 평촌신도시 중심부에는 시청, 법원, 세무서, 교육청, 대학병원, 중앙공원, 쇼핑시설, 상업ㆍ업무시설이 자리잡고 있다는 점을 꼽는다. 

대중교통 체계 역시 우수하다. 지하철역에 마을버스 2~3대가 항시 승객을 태우기 위해 대기 중이라는 점에서 교통이 불편한 타 지역들의 부러움을 산다. 평촌신도시 주민들은 정류장에서 버스를 몇 십 분씩 기다리는 경우는 상상할 수 없다고 자랑한다. 

승용차 교통도 우수하다. 승용차를 통해 서울로 출퇴근 하는 사람들도 많다. 뿐만 아니라 분당이나 판교의 IT기업으로 출퇴근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40~50분 정도면 평촌에서 판교로 이동이 가능하다. 평촌신도시 내에 위치한 지하철4호선 범계역 근처에는 시외터미널도 있어 지방으로 나가려는 사람들도 편리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 

우수한 학원가야말로 평촌신도시를 수식하는 핵심 단어 중 하나다. 주민들은 도시 중심부에 잘 갖춰진 학원가가 평촌신도시 집값을 지탱해 주는 밑바탕이라고 소개한다. 분당과 함께 경기도 지역의 탑클래스 수준의 학원가라고 자랑한다. 과천 지역의 학생들도 평촌신도시 학원을 이용할 정도라는 것이다. 

단점은 아파트 노후화가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우선, 아파트 벽체 내 매립된 상수도배관에서 나오는 녹물은 수리를 통해 개선할 단계를 지난 지 오래라고 지적한다. 손을 씻으려 수도꼭지를 틀면 녹물이 나와 곧바로 쓸 수 없다는 것이다. 수도꼭지를 틀어 2분 간 붉은 녹물을 빼낸 후에야 수돗물을 쓸 수 있다. 

엘리베이터 노후화도 문제다. 덜컹거리며 움직이는 승강기 때문에 불안을 느끼는 주민들이 많다. 엘리베이터가 언제 설 지 몰라 불안감을 안고 탈 수밖에 없다는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다. 

도시차원에서는 대기업 부족에 따른 자족성 부족이 가장 큰 문제다. 지금 안양 평촌신도시에서 볼 수 있는 유명 대기업은 오뚜기식품 뿐이다. 이 또한 본사만 안양에 있을 뿐 공장은 다른 곳으로 옮겨져 있어 일자리 창출 효과가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자족성 부족 문제는 서울 의존도를 높여 출퇴근 시 교통정체로도 이어지는 연쇄적 악순환 상황을 불러온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1기 신도시 재정비 과정에서 많은 대기업들이 들어오기를 희망하고 있다. 대기업들이 대거 입주함으로써 평촌신도시 내 일자리 창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평촌신도시 주민은 “평촌신도시 내 자족성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최근에도 평촌 내 남은 부지에서는 계속해서 고층 오피스텔만 짓고 있으니 문제”라며 “향후 주택경기에 따라 공실로 인한 각종 문제 발생 가능성이 큰 만큼, 주택보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대기업 유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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