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무턱대고 공사비 증액”…재개발·재건축 현장 ‘몸살’
현대건설 “무턱대고 공사비 증액”…재개발·재건축 현장 ‘몸살’
연초부터 공사비 논란 휩싸인 건설 ‘맏형’ 현대
  • 최진 기자
  • 승인 2024.03.06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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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1·2·4주구 공사비 3.3㎡당 54%나 증액 
550만→830만원으로…1인분담금 6억원 증가

대조1구역 재개발 중단…공사비 증액 주민 반발

부산 범천1-1구역 재개발 71.5% 증액요청에 ‘시끌’
산본1동1지구 재건축도 총 공사비 늘어 진통

 

[하우징헤럴드=최진 기자] 현대건설의 공사비 인상 요구에 해당 조합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착공을 앞둔 재개발·재건축조합에 예상보다 높은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면서 사업이 지연되거나 답보상태에 빠지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건설 원자재 가격이 안정화되는 상황에서 현대건설의 공사비 증액 요구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증액을 요청한 부산 범천1-1구역 재개발사업의 경우 하이엔드 수주전이 예상되는 서울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사업보다 공사비를 높게 요구하면서 적정 공사비에 대한 논란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현대건설, 대표 수주현장 반포1·2·4주구서 공사비·공사기간 갈등 점화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아파트1단지1·2·4주구 재건축조합은 최근 시공자인 현대건설로부터 공사비 증액을 요청하는 공문을 받았다. 

현대건설은 당초 2조6,363억원이던 공사비를 4조775억원으로 증액해 달라고 요구했다. 3.3㎡당 550만원 수준이던 공사비가 830만원으로 늘어난 것이다. 증가액 1조4천억원은 기존 공사비의 54.6%에 이르는 금액으로 산술적으로 2,300명 조합원의 1인당 분담금이 6억원 가량씩 증가하는 수치다.

더불어 공사기간도 당초 34개월에서 44개월로 늘어나면서 이주비 대출이자에 따른 조합원들의 부담도 증가할 전망이다. 조합 측은 공사비 협상단을 꾸려 현대건설의 증액 요구가 적정한지 판단에 나설 예정이지만, 3월로 예정된 착공 일정은 지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조합원들은 당시 삼성물산 래미안과 GS건설 자이에게 브랜드파워가 밀렸던 현대건설이 하이엔드 브랜드와 각종 혜택을 제안하며 책임수주를 약속했는데, 착공을 앞두고선 왠만한 서울 재건축단지 총공사비에 버금가는 증액을 요청한다는 것이 상당히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반포1단지의 한 조합원은 “공사비 증가와 공사기간 연장을 피하기 위해 49층 설계변경을 포기하고 35층 기존 설계안을 유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요구받은 추가공사비가 1조4천억원이라는 사실이 이해되지 않는다”라며 “현대건설의 디에이치 브랜드가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준 사업장에게 너무 과도한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건설공사비지수 33% 증가했는데, 증액은 70% 넘어… 공사기간도 연장

현대건설을 시공자로 맞이한 은평구 대조1구역 재개발사업도 공사비 증액 문제로 결국 공사가 중단됐다. 해당 사업장은 지난 2017년 현대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한 후 2022년 사업시행계획을 변경한 후 공사비 증액 문제가 터지면서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당시 현대건설 측이 요구한 공사비 증액 규모는 1,300억원으로 기존 공사비의 28%가 인상된 수치다.

결국, 공사비 증액에 관한 안건이 총회에서 부결되고 집행부가 해임되면서 주민갈등이 발생하고 사업이 지연되기 시작했다. 결국 착공과 일반분양 일정까지 미뤄지면서 공사비 미지급 문제가 발생, 현대건설은 새해 연초부터 대조1구역에 대한 공사중단을 선언한 상황이다.

서대문구 홍제3구역 재개발사업에서도 조합과 현대건설 간의 공사비 조정이 진통을 겪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2020년 시공자 선정 당시 3.3㎡ 당 공사비 512만원을 제안했으나, 조합이 관리처분계획을 인가받은 후 3.3㎡당 공사비를 898만원으로 증액함과 동시에 공사기간을 기존 37개월에서 51개월로 늘리는 조정안을 조합에 제시했다.

조합은 같은 기간 건설공사비 지수 인상폭이 33% 수준인데 반해, 현대건설이 기존 공사비의 75%를 넘는 증액을 요청하는 것은 과도한 요구라며 시공권 박탈로 맞불을 놓았다. 결국 최근 현대건설은 최근 3.3㎡당 공사비 830만원에 공사기간 44개월로 조정안을 내놓았지만, 예정대로 6월 이주가 가능할지는 미지수인 상황이다.

▲수도권·지방 사업장도 공사비 증액 몸살… 현장관리 신중해야

수도권·지방 현대건설 사업장에서도 공사비 증액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부산 부산진구 범천 1-1구역 재개발사업은 최근 시공자인 현대건설로부터 3.3㎡당 공사비를 926만원으로 증액해달라는 조정안을 받았다. 또 공사기간은 기존 47개월에서 62개월로 1년3개월이 증가했다.

지난 2020년 시공자 선정당시 도급계약은 3.3㎡당 공사비 540만원 수준이었지만, 현대건설이 홍제3구역과 마찬가지로 무려 71.5%에 이르는 증액이 요청하면서 공사비 협상에 난상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총공사비는 기존 4,160억원에서 7,342억원으로 3천182억원 늘었다.

경기도 군포시 산본1동1지구 재건축사업에서는 지하공사비 꼼수가 논란이 되고 있다. 공사비가 저렴한 지하주차장과 기타공용면적을 늘리면서 평당 공사비를 그대로 적용해 총공사비를 높였다는 것이다. 현대건설 혁신설계안은 원안 대비 연면적이 약 1만평 가량 증가했는데, 지하 2층이던 주차장이 지하 5층으로 늘어났고, 총공사비는 662억원이 증가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상승에 따른 공사비 증액은 이미 주택시장에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이지만, 둔촌주공을 비롯해 유독 현대건설이 시공자로 참여한 사업장에서는 공사비 증액 분쟁이 심화되는 모양새”라며 “현대건설이 건설사‘맏형’이라는 호칭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시공권을 따내는 수주·영업전략과 더불어 적정공사비 제안과 같이 사업을 안정화할 수 있는 관리전략도 함께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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