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침체기에 정비사업이 나아갈 방향
부동산 침체기에 정비사업이 나아갈 방향
  • 하우징헤럴드
  • 승인 2012.09.20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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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경상
감정평가사/ 대일도시재생전략연구원장


최근 사업성이 낮은 지역들을 중심으로 주민들이 사업을 반대하여 정비사업을 취소하는 사례, 재개발·재건축사업 공사수주에 적극적이던 시공자들이 소극적인 자세를 견지하며 시공을 포기하는 경우가 빈발하는 등 과거에 경험하지 못했던 일들을 경험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 환경의 변화에 맞서 보다 안정적인 정비사업의 추진을 위해서는 사업에 임하는 사업추진주체들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한 인식과 전환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사업 추진에 앞서 면밀한 사업성 분석을 하여야 한다. 과거 경기가 좋았던 시절에는 굳이 사업성 분석을 실시하지 아니 하여도 부동산가격이 올라줘서 큰 문제없이 마무리 할 수 있었으나 이젠 사업성이 사전에 검증되지 아니한 지역에서의 정비사업은 사실상 사업추진이 어렵게 되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또한 최근 개정을 통해 추진위원회가 조합설립에 필요한 동의를 받기 전에 토지등소유자별 분담금 추정액 등 정보를 토지등소유자들에게 제공하도록 의무화하는 규정(2013.2.2. 시행)을 신설하여 사업성 분석을 명문화하였다.


둘째로,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가능하여야 한다. 주택공급을 목적으로 사업을 시행하는 정비사업은 일반 분양분의 선 분양대금과 조합원 분담금 등 소비자 금융을 통해 건축비를 충당한다. 이 중 사실상 일반 분양분의 선 분양대금이 사업성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이므로 이를 통한 안정적인 현금흐름의 확보가 가능한 사업 구조를 갖추어야 한다. 대규모 복합개발사업 등 도시환경정비사업의 경우에는 비주거시설의 분양성 여부가 사업의 성패를 가늠하므로 관리처분계획 수립 이전에 주요 임차인 또는 수분양자를 확보하여 안정성을 높여줘야 한다.


셋째로, 사업위험의 저감 구조를 갖추어야 한다. 투명하고 민주적인 조합운영과 사업성을 바탕으로 토지등소유자들의 민원을 최소화하되, 분쟁 발생 시 도시분쟁조정위원회의 적극적인 조정노력 등을 통해 민원을 해소하여 인허가 위험을 최소화함은 물론 이주업무를 조속히 종결하여 불필요한 금융비용 발생 위험을 줄여야 한다.

 

분양 위험의 저감을 위해서는 시장성 분석을 통해 주택규모와 상품의 질을 결정하여야 한다. 그간 주택이 재산증식의 수단으로서 중대형 주택을 선호하는 경향에 힘입어 주택의 규모는 주택건설규모별 건설비율 범위 내에서 가급적 큰 규모로 구성하였으나, 1인 가구 구성비의 상승 등 인구 패턴의 변화와 부동산 경기 침체는 더 이상 이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또한 미분양 및 저가 분양의 위험을 해소하기 위한 일환으로 전문가 등의 시장성 분석 결과를 토대로 분양가액을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

 

재개발사업 등 주택을 공급하는 사업에 있어서는 일반 분양분에 대한 선 분양 수입의 현금흐름이 당해 사업의 사업성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간 미분양 위험을 크게 주목하지 아니 한 게 사실이다. 아울러 자금조달의 다변화를 위해 금융기관 또는 보증기관을 이용하여 직접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넷째로, 선 계획·후 개발 기능을 강화하여 무리한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하여야 할 것이며, 사업이 취소되는 등 매몰비용이 발생할 경우에는 공공이 책임을 지는 대책이 필요하다. 한편 민간 주도로 추진되는 사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공공부담을 과감하게 축소하는 등 사업성을 제고를 위한 지원 또한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최근 서울 강남의 일부 재건축 사업장들을 중심으로 사업시행계획마저 확정되지 아니한 상태에서 선 이주를 진행하고 있어 이로 인한 조합원들의 분담금 증가 등 그 파장이 예상되고 있는바, 법률 개정 등을 통해서라도 보다 적극적인 방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한편 공동주택 재건축사업을 중심으로 추진(희망)되는 확정지분제 또한 지금과 같은 부동산 경기 침체기에 이를 채택할 경우 향후 경기회복 등으로 분양가가 상승하여 사업성이 개선되더라도 개발이익의 증가분은 시공자 몫으로 모두 돌아가게 되는바, 이에 대한 보완책을 신중하게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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