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3개월 앞두고 부담금 2억 요구 현대산업개발 공사비 증액 철회해야”
“입주 3개월 앞두고 부담금 2억 요구 현대산업개발 공사비 증액 철회해야”
  • 김병조 기자
  • 승인 2013.01.04 1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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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환 

부천 약대주공 비상대책위원장 

 

 

비용문제 해결 안되면
제2 용산사태 부를 것
시공사가 해법 내놔야

 

지난 12일부터 200여명의 부천 약대주공 조합원들이 용산역 광장 건너편 도로에서 시위에 나섰다. 조합원들은 용산 민자역사인 아이파크몰 내에 위치한 현대산업개발 본사 쪽을 향해 “터무니없는 공사비 증액 요구를 당장 철회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옥환 약대주공 비상대책위원장은 “이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지 않으면 제2의 용산사태가 나올 것”이라며 “부천 약대 사태의 심각성을 현산 경영진에게 확실히 보여주기 위해 이곳에 모였다”고 말했다.

▲제2의 용산사태가 나올 수 있다고 주장하는 이유는=조합원들이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개개인의 상황이 너무나 딱한 사람들이 많다. 우리 아파트는 부자들이 아닌 보통 사람들이 산다. 부천에 집 한 채 가지고 살던 사람들이 새 아파트에서 살아보겠다는 염원 하나 만을 갖고 사업에 참여한 서민들이다. 현산은 조합원 가구 당 평균 1억3천만원의 추가부담금을 물어야 한다고 통보해 왔다.

 

입주 몇 달을 앞두고 한 일방적인 통보다. 입주 석 달 만에 이같은 거액의 추가부담금을 내라는 것은 집을 포기하고 나가라는 말과 다름없다. 우리나라에서 정상적인 경제생활을 하고 있는 서민에게 요구할 수 있는 상식 범위를 벗어난 액수다. 1억원이란 금액은 서민들이 1년에 1천만원씩 모아도 10년이 걸리는 액수다. 그래 놓고 현산은 추가부담금을 낼 수 없다면 법적으로 해결하겠다며 맞서고 있다. 분노한 조합원들이 그대로 있을 수 없었다. 대규모 인원이 부천에서 서울 용산까지 나오게 된 이유다.

▲조합원들의 딱한 사정을 소개한다면=34평형을 신청했다가 분양신청 경합 과정에서 밀려서 2순위로 56평형에 당첨된 2명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이번 현산의 요구대로라면 6억원대에 달하는 엄청난 액수의 추가부담금을 내야 할 판이다. 또 다른 사례로는 기존 14평 조합원인데 최고 대형평형인 신축 62평형을 선택한 경우도 1명 있다. 이 분은 8억1천만원을 내야 한다. 이 분들은 지금 모두 패닉 상태에 빠져 있다. 어찌 할 도리가 없는 상황이다. 이들은 자포자기 상태로 신용불량자가 돼 버리겠다는 생각까지 하고 있다.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다른 조합원들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약대주공 조합원들이 34평형과 44평형을 선택했다. 현산이 요구한 추가부담금 자료에 따르면 이들 대부분이 1억원에서 많게는 4억원까지 부담금을 내야 한다. 입주가 다가오면서 조합원들은 각자 마지막 잔금을 어떻게 조달하겠다고 머릿 속으로 생각해 왔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 사태로 인해 조합원들의 자금운용 계획이 모조리 뒤엉켜버렸다.

▲위원장 본인의 재정 상황은 어떤가=나 또한 마찬가지다. 자금조달 계획이 뒤죽박죽 됐다. 나는 환급금을 받기로 돼 있었다. 그리고 그 환급금으로 기존에 있던 2억2천만원의 대출금을 갚을 계획이었다. 그런데 이 계획이 꼬여버렸다. 나는 당초 22평 아파트를 갖고 있었고 신축 25평형을 분양계약했기 때문에 당초 관리처분계획 내용대로라면 약 1억7천만원을 환급받기로 했었다.

 

그런데 이번에 조정된 금액을 보니 90%가 줄어든 1천500만원만을 환급해 준다는 것이다. 내 나이가 예순 셋이다. 노후생활에 들어가야 할 나이다. 1억7천만원의 환급액으로 대출금을 갚을 생각이었는데 이것이 불가능해져 버렸다. 이 나이에 1억5천만원의 돈을 나중에 어디서 만들 수 있겠나.

▲현재까지의 상황을 정리한다면=아직까지 상황을 모르는 조합원들도 있다는 게 문제다. 아직까지 현산이 정식으로 조합원들에게 공지를 한 상황이 아니다. 대의원회에 추가부담금 안건을 상정하는 과정에서 조합원들에게 알려지게 된 것이다. 지난 10월 30일 대의원회의에서 추가부담금 안건이 회의 장소를 급히 옮기는 등 우여곡절 끝에 통과됐다. 이후 총회가 예정됐으나 지난 1일 비상대책위원회가 긴급 임시총회를 개최해 종전 집행부를 해임함으로써 대의원회를 통과한 추가부담금 안건의 효력을 무효화시킨 상황이다. 그 후 내가 잠시 조합운영을 맡아 왔다.

▲비대위의 요구사항은=현산이 현실적인 대안을 내놔야 한다는 것이다. 일방적으로 조합원들만이 책임져야 한다는 식의 현산 주장은 대기업 건설사로서 무책임한 처사다. 현산은 이 문제에 대해 자신들은 잘못한 게 없다며 법적으로 해결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 측은 2009년 지분제에서 도급제로 사업방식을 변경한 부분을 쟁점화 해 소송을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의 현산의 대응은=이미 사업비 무이자 지급을 중단했다. 조합이 은행에서 사업비를 대출해 사용하는 과정에서 매달 발생하는 이자비용을 시공자인 현산에서 우선 지급하고 나중에 정산하는 것으로 계약돼 있는데, 현산이 일방적으로 중단해 버린 것이다. 이미 지난달 25일이 이자 납부일이었는데 현산에서 내지 않았다. 그 이자를 조합원들이 개인적으로 납부해야 하는 상황이다. 나도 그간 연체했다가 며칠 전에 약 70만원의 이자를 납부했다.

▲향후 조합 운영 계획은=법원에 직무대행자 지정을 신청한 상태다. 직무대행자가 오면 적법한 절차를 거쳐 총회를 개최해 새 집행부를 조직할 예정이다. 정식 집행부가 구성되면 본격적으로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현산 본사 앞 시위는 한 달 간 집회신고가 돼 있다. 앞으로 한 달 간 현산 본사 앞에서 시위를 계속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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