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권대중 소장>뉴타운사업 어디로 가나
<시론 권대중 소장>뉴타운사업 어디로 가나
  • 하우징헤럴드
  • 승인 2012.04.18 18: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2-04-18 14:27 입력
  
권대중
부동산학박사/레피드경제연구소 소장
 

박원순시장의 취임초기부터 화두가 되었던 서울시 뉴타운 정비사업의 신정책구상이 지난 1월 30일 발표되었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획기적인 발상으로 좋은 점도 있으나 비현실적이거나 또 다른 문제점을 안고 있다. 그 내용을 하나씩 짚어보자.
 

첫째, 뉴타운사업을 소유자 중심에서 거주자 중심으로, 그리고 사업성을 최우선한 전면철거 방식에서 공동체·마을 만들기 중심축으로 전환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나라 부동산은 거주의 개념보다는 소유의 개념이 강하게 자리하고 있으므로 자산보유 또는 증식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니 소유자 입장에서 이러한 인식의 전환은 매우 어려울 것이다. 
 
또한 사업성을 우선한 전면철거 방식에서 공동체·마을 만들기 중심축으로 전환하겠다는 생각도 고층·고밀화 일변도의 정비사업에서 저층·저밀도 개발을 유도하겠다는 매우 좋은 정책이다. 하지만 사업성이 없는 상태에서 소유자들이 어디에서 돈이 생겨서 자기 집을 수리·증축·리모델링하겠는가? 결국 이러한 정책은 시간이 필요한 부분이다. 기존의 주택지를 유지하면서 공동체·마을을 만드는 것은 도로를 비롯한 공원, 주차장 등 도시기반시설을 어떻게 정비해 나갈 것인가가 더 큰 문제일 수 있다. 물론 서울시에서 기반시설 설치를 해 주겠다고 하지만 이에 편입되는 일부 소유자들 문제는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둘째, 세입자의 재정착 가능 시스템 구축 등 사회적 약자 권리 및 주거권 보장강화로 선회 한다고 하였다.
 
 
현실적으로 소유자들에게 재개발사업을 하면서 자기 집 일부를 임차인에게 돌려주라고 하면 이에 응하겠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아마도 소유자들은 세입자들의 조기이주를 종용하거나 미리 내 보내려 할 것이고 결국 주변지역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이들이 최소한의 비용으로 감당할 수 있는 임대주택 수를 늘리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셋째, 기초생활수급자는 자격에 관계없이 임대주택을 공급하고 동절기 등엔 철거를 금지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자격이 없는 기초생활수급자에게까지 임대주택을 공급한다면 이들이 과연 아파트에 입주하여 거주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볼일이다. 자칫 이들에게 주어지는 입주권이 투기의 한 상품으로 전락하여 시장을 어지럽힐 수도 있다. 그리고 동절기에 철거를 하지 못하게 한다면 재개발사업 추진 단지는 공사기간이 길어져 역시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것이다. 따라서 이를 금지하는 것 보다는 근본적 대책, 예를 들면 서울시가 먼저 순환재개발 방식을 도입하여 이들에게 우선 입주권을 준다든지 아니면 미분양아파트나 보금자리주택 등에 우선 입주시키는 방식이 옳을 것이다.넷째, 서울시의 610개 사업구역을 실태조사하고 주민의견을 수렴한 후 추진 또는 해제할 것이라고 한다. 물론 예정구역은 해제를 하면 될 것이고, 사업인가를 받은 곳은 계속사업을 추진하면 될 것이다. 문제는 추진위원회나 조합인가를 득한 정비사업구역이 현 상태에서 정비사업을 반대하는 소유자 30%이상의 동의로 조합을 해산하고 구역지정을 해제한다는 것은 지금까지 기대를 걸고 사업추진을 기다렸던 선량한 70% 소유자에 대한 의견을 무시하는 처사로 이들에 대한 설득력 있는 대안이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만약에 해제가 된다하더라도 그동안 소요된 경비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그 확실한 대안이 있어야만 한다. 이미 국토해양부에서는 서울시의 요구를 거부한 상태이며 그렇다고 서울시가 이를 일부 보상해 준다는 것은 대다수 시민이 낸 세금을 타인의 정비사업에 소요된 경비로 지출하다는 것 역시 문제의 소지가 있다. 아마도 이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다면 주민간 갈등은 점점 심화되어 사회적 갈등으로 번질 수 있음을 서울시는 알아야 한다. 따라서 서울시는 조합해산과 구역해제가 최선의 방안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고 지금까지 사업추진이 왜 늦어졌는지, 조합에 무슨 문제가 있었는지 그 이유를 정확히 진단한 후 어떻게 하면 사업추진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는지 진정성 있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