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자금 무려 700조원 돌파… 부동산·금융시장 유입될까
부동자금 무려 700조원 돌파… 부동산·금융시장 유입될까
  • 신대성 전문기자
  • 승인 2014.02.07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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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노믹스 영향으로 일본 증시 활황기대
美금리 상승 따른 외국자본 유출 가능성도

 

 

노태우 정부의 주택 200만호 건립에 따른 대대적인 주택양성책이 있은 지 약 25년여가 흘렀다. 그 사이 노무현 정부의 신도시건립 정책에 따른 도심 외곽의 신규주택은 비약적 증가를 가져왔지만 서울도심 접근성 하락과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맞물려 신도시 주택 가격의 상승을 도모하지 못했다. 이 결과 건설회사는 전문건설회사를 시작으로 부도 도산의 위기를 맞게 되었다. 작년까지의 국내 부동산시장은 어느 누구도 다시 상승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을 수 없게 됐다. 하지만 올해 들어 시장의 움직임은 사뭇 다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왜일까. 여기에는 박근혜 정부의 다주택자 양도세중과제도 폐지 등의 당근정책도 분명 기여하고 있지만 시기적으로 경기는 분명 하락과 상승을 반복한다는데 있다. 2008년이 대세 하락기였다면 6년여가 지난 2014년은 상승으로의 반전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세계경제의 주체라 할 수 있는 미국에서부터 시작된 바 있다. 금융위기가 있은 후 세계 시장은 극도로 위축되며 하락장세를 만들어냈지만, 작년 미국의 부동산시장은 예상치를 뛰어넘는 높은 상승랠리를 기록했다. 미국은 한 때 제로금리를 필두로 대대적인 돈 찍어내기에 몰입했고, 이로 인해 부동산시장은 상승세로 돌아서게 됐다는 것이 미국의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등 전문분석회사들의 평이다.그렇다면, 국내의 부동산시장은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 한국의 부동산시장은 1956~1963년에 태어난 베이비부머세대를 중심으로 흘러왔으며, 이들의 은퇴시기와 맞물리는 시기에서의 부동산의 재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을 김광수경제연구소 등이 내놓은 바 있다. 또한 OECD가입국 중 출생률 최하위, 급속도로 진행되는 노령화사회 등을 빗대어 ‘부동산시장은 이제 끝났다’는 평을 내놓기도 한다. 반면, 이는 부동산시장을 10년 안팎이라는 중장기적 시점에서 바라봤을 때의 전망치이며, 지금은 미시적인 측면에서 시장을 바라봐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 넘실대는 부동자금 704조원…어디로 갈 것인가=부동산시장의 미시적 전망의 핵심은 넘실대는 부동자금의 돌파구가 어디인가에 있다. 2013년 10월을 기준으로 국내 부동자금은 704조3천억원에 이른다. 2003년 부동산시장이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이기 전에도 부동자금은 360조원 대에 머무른 바 있다. 이 점을 투자자 입장이라면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2014년 첫 문을 연 국내 증시시장은 어닝쇼크 양상을 보인 바 있다. 코스피 시가총액의 15%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실적악화를 필두로 증시 분위기는 여느 때와 다른 모습이다. 어느 새 세계 주식시장은 일본을 주목하고 있다.팀 스콜필드 베어링자산운용 글로벌 주식부문 대표는 지난 9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14글로벌 및 아시아 시장전망’ 간담회에서 “글로벌 기업의 낮은 부채는 저금리 자본조달 등에 힘입어 주식시장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며 “특히 일본정부가 오랫동안 지속해온 디플레이션을 끝내기 위해 설득력 높은 정책을 내놓고 있어 올해 일본 증시의 선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일본 아베신조 총리의 이른바 ‘아베노믹스’의 효과가 올해 들어 빛을 보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여기에 미국이 돈을 찍어내는 양적완화를 축소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으며, 출구전략까지 가세한다면 국내에 유입된 외국자본은 빠른 속도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다. 출구전략은 미국의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그동안 상대적으로 높았던 국내 금리에 비해 미 금리가 오를 경우 국내의 외국자본은 빠져나가게 된다는 해석에서 국내 증시의 불안감이 짙어지고 있다.국내 증시의 불안정성은 부동자금의 향방을 더욱 모호하게 하는 것으로, 결국은 부동자금이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하는 또 다른 말이기도 하다. ‘전차주’ 보다는 실생활 주가 뜬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전차주’는 가고, ‘은행 관련주’를 주목하라=전차 주는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를 일컫는다. 실생활 주는 국민생활에 밀접하게 연관지어 지는 주식으로 대표 격이 은행관련 주 등이다.올해 은행의 주가흐름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증시 애널리스트들의 조언이다. 은행은 예대마진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곳으로, 대출이 많아질수록 수익은 좋아진다. 대출은 기업대출이나 신용대출 등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안정적인 자산을 담보로 하는 부동산담보대출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KB, 신한, 우리 등 3대 국내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평균 47%로 전체 포트폴리오 중 절반을 차지한다. 때문에 부동산경기의 상승은 은행권의 수익상승과 맞물리면서 은행권 주가도 호전되는 것이다. ▲ 704조의 부동자금 향방 읽을 시기는 ‘바로 지금’=그렇다면 국내의 단기성 예금에만 몰려있는 부동자금이 어디로 흘러갈 것인가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이나 김광석 리얼투데이 리서치 본부장 등 전문가들은 올해 부동산 시장의 상승여력을 점치고 있다. 이미 서울·수도권 아파트는 지역별로 작게는 10%에서 많게는 30% 가까이 가격이 하락하여, 충분한 반등여력을 갖추고 있는데다, 2010년 이후 서울·수도권에 신규주택이 공급되지 못한데 그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반면 전세가는 아파트가격 대비 90%를 넘나들고 있다(안양 동안구, 일산 서구, 화성 동탄 등).서울·수도권은 2009년 3/4분기 이후 본격적인 하락세를 맞이했으며, 그 이후 주택공급은 현격히 감소했다. 반면, 작년 신규분양주택의 떳다방 출현과 미분양주택의 빠른 소진으로 올해의 서울·수도권 부동산시장의 전망은 ‘그동안의 먹구름이 걷힐 것’이라는 시그널과 전망이 강하다.대구광역시 아파트시장의 변화는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대구는 2008년 이전 주택이 과도하게 공급돼 금융사태이후 어느 지역보다 앞서 타격을 받은 곳이다. 분양주택의 적체물량은 쌓였으며, 대구의 강남이라 불리는 수성구에도 미분양주택이 넘실댔다. 하지만 지금은 작년 12월 기준 전국 평균 아파트값 상승률이 0.09%인데 반해, 대구는 0.43%를 기록했다. 경북지역도 세를 같이해 0.42%가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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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부동산 놓고 저울질 하라

 

■ 경기곡선으로 본 투자타이밍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격언이 있다. ‘몰빵은 죽음’이며, ‘분산투자가 답’이라는 말도 여기에서 비롯된다. 분산투자의 핵심은 경기의 순환에 따른 맞춤 투자라 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자산에는 주식, 채권, 부동산, 실물자산, 현금자산 즉 ‘돈’이 있다. 이러한 자산투자는 경기순환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달리 해야 한다.


A시점 〈그림 참조〉은 경기가 최대의 호황기에 접어들 때다. 물가는 상승하고, 금리 또한 상승한다. 이 때 기업은 부동산 가격이 최대로 올랐기 때문에 투자를 늘리지 못한다. 이 시점에는 채권을 생각할 수 있다. 채권은 확정금리로 움직인다. 금리가 높을 때 주식을 버리고 채권을 매입해야 할 때다. 국내시기로 볼 때, 2008년까지라 할 수 있다. 이 당시의 3년물 국고채 금리는 6%대였으나 현재는 2%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B시점은 경기의 불황으로 불안감이 팽배할 때다. 이때는 채권에 대한 수익도 낮아지며, 주식이나 부동산도 가지기 어려울 때다. 이때는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형적인 실물자산으로 꼽는다면 ‘금’을 들 수 있다. 사회가 불안하고 어려운 시기일수록 실물자산에 대한 수요는 크게 는다. 미국의 금융위기가 있은 직후 세계적으로 ‘금’에 대한 수요는 크게 증가해 2009년 이후 온스당 평균 금 가격은 25%에 달했다.


그렇다면 경기가 최 밑바닥에 있는 C시점에는 무엇에 투자해야 하는가. 바로 ‘현금’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때 부채가 있다면 최대한으로 줄이고 현금자산을 확보하는 것이 유리하다. 디플레이션이 심화될 때이며, 금리는 바닥일 때가 이때다. 국내로 본다면 2011년경의 시기라고 볼 수 있다.


D시점인 회복기에는 주식과 부동산을 고려할 수 있다. 주가는 경기 선행지수라고 한다. 경기에 앞서 먼저 움직인다. 전통적으로 국내는 6개월 선행지수를 보이며, 경기가 좋아지면 기업은 투자를 늘리게 된다. 이 때 생각할 수 있는 것이 부동산이다. 기업이 설비투자를 늘리려면 자연히 수요가 느는 것이 토지다. CEO데일리스코어의 조사에 따르면 대표적인 기업인 삼성그룹은 투자부동산 증가율이 32.9%에 이르고 있다.


2012년 삼성은 5조8천억의 부동산을 소유했으나, 작년 9월 기준으로 7조4천억까지 증가했다. 건설사의 경우 수요가 담보된 재건축·재개발지역의 수주를 늘리게 된다. 경기가 좋아진다고 판단되면 토지, 특히 지분율이 높은 재건축, 재개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2014년이 시기적으로 ‘현금’을 좀 더 보유할 때인지, 아니면

부동산으로 옮겨 탈 것인지에 대해서는 수요자 및 투자자의 몫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바로 지금 현명한 판단을 내려야 할 때라는 것이다.


 

[용어설명]

▶부동자금=시장에 유동 중인 대기성 자금을 뜻한다. 부동산이나 증시 등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숨어 있는 자금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비슷한 용어로 단기 부동자금이란 것이 있다. 머니마켓펀드(MMF), 종합자산관리계좌(CMA), 고객예탁금 등이다.


▶양적완화=경기가 악화됐을 때, 시중에 통화량(돈의 양)를 임의적으로 증가시키기 위해 펼치는 전략 중 하나로, 일명 돈맥경화가 일어나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이다. 양적완화는 신용경색을 해소하고, 경기를 부양시키는데 효과가 있다.


▶출구전략=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적용했던 각종 완화정책을 경제가 부양하면서 부작용으로 남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서서히 거두어들이거나, 축소하는 전략을 말한다. 경제의 부흥에는 금리의 움직임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경기침체가 계속될 때는 금리인하정책을, 경기상승이 이어지면 금리인상정책이 가장 두드러진 출구전략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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