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징헤럴드=김병조기자] 반포주공1단지 3주구의 시공권을 놓고 현대산업개발이 법적 소송을 통한 시공권 반환을 준비하고 있지만 업계 내에서는 정황상 반포3주구에서 현대산업개발의 퇴출이 기정사실화 됐다는 분위기다.
지난 10일 조합에서 개최한 간담회에 내로라하는 국내 톱 건설사 8개사가 참석했다는 게 증거다.
사실상 업계 내에서 타 시공자가 수주했던 현장을 막무가내로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은 업계의 불문율이다. 법적 다툼을 통해 향후 시공권이 되살아날 수도 있고, 자사 현장에서 퇴출된 시공자가 갈등을 일으켜 소위 ‘보복’을 당하는 등 복잡한 역학관계에 따른 리스크 때문이다.
실제로 작년 말까지만 해도 반포3주구의 새 시공자 입찰에 참여를 주저하는 건설사들이 많았다는 후문이다. 당시 현대산업개발의 시공권 박탈에 대한 총회 의결이 없는 상태에서 사업 참여 후 후폭풍을 우려하는 건설사들이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합이 지난 7일 총회에서 공식적으로 ‘시공권 취소’ 결의를 이끌어내자 건설사들의 입장이 확 바뀌었다.
반포3주구가 놓칠 수 없는 핵심 현장이라는 점도 건설사들의 입찰의향서 제출 장사진을 연출하게 만든 요인이다. 재건축 완료 후 대한민국의 대표적 부촌으로 자리 잡을 구반포지역의 마지막 5층 재건축이라는 유혹을 뿌리치기 어려웠을 것이란 분석이다.
따라서 향후 시공자 입찰 결과는 업계의 초미의 관심이 될 전망이다. 조합은 컨소시엄을 금지하되 8개사 전부에 대해 입찰 참여 기회를 열어놓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8개사의 치열한 눈치싸움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의 2파전을 전망하는 목소리가 조심스레 흘러나온다. 약 10여년 전부터 최근까지의 시공자가 현대·대림 컨소시엄이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까지도 조합원 중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의 지지층이 상당수 있다는 것이다. 오랜 기간의 관리가 있었기 때문에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이 유리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반면, 이 같은 관측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현대·대림의 ‘10년’이 관리가 아닌 ‘방치’로 받아들여져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이 실제 수주전 과정에서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현대와 대림이 관리를 잘해 왔다면 왜 그동안 사업이 지지부진했고, 아울러 현대산업개발에게 시공권을 빼앗겼느냐는 것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아무리 반포3주구가 국내 최고의 핵심 현장이라 하더라도 결국 입찰은 양자 경쟁 구도로 좁혀질 것”이라며 “입찰 마감일 직전에 건설사들 간 내부적 조율로 양 자 경쟁구도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