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9단지 안전진단 탈락… 재건축 추진 단지들 긴장
목동9단지 안전진단 탈락… 재건축 추진 단지들 긴장
“내년 규제시행 전에 진단받자”… 일부단지 절차에 속도
  • 문상연 기자
  • 승인 2020.10.26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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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9단지 C등급 유지·보수 판정… 재건축 사업추진 불가
 

[하우징헤럴드=문상연 기자] 최근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아파트9단지가 재건축 안전진단의 문턱을 끝내 넘지 못하자 재건축 추진을 준비하고 있는 단지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만 하더라도 목동6단지, 성산시영 등이 재건축 안전진단을 통과하면서 재건축 규제에 대한 기대감이 컸기 때문이다.

나아가 정부가 6·17부동산 대책을 통해 안전진단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혀 재건축 초기 단지들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에 일부 단지들은 일단 규제를 회피하고자 불안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안전진단에 속도를 내고 있다. 

▲목동9단지 안전진단 결과 C등급 재건축 불가…적정성 검토서 비용분석 30점 상승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아파트 9단지가 강화된 재건축 정밀안전진단의 문턱을 끝내 넘지 못했다. 이에 총 14개 단지 2만7천여가구 규모의 목동 신시가지아파트의 재건축사업 추진에 비상등이 켜졌다.

지난달 23일 양천구청에 따르면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진행한 목동9단지 아파트의 재건축 2차 정밀안전진단 적정성 검토 결과 58.55점으로 C등급(유지보수)인 재건축 불가 판정을 받았다.

지난 3월 목동9단지는 1차 정밀안전진단 결과 종합평가 점수 53.32점으로 조건부 재건축 판정을 받았다. 이에 양천구청은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2차 정밀안전진단인 적정성 검토를 의뢰했고, 그 결과 최종 C등급 판정을 받아 재건축사업 추진이 불가능해졌다.

업계에서는 목동9단지가 무난히 D등급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6월 같은 신시가지아파트인 목동6단지가 한국시설안전공단의 재건축 안전진단 적정성 검토에서 54.58점(1차 51.22점)으로 D등급을 받아 재건축 추진이 확정된 바 있기 때문이다. 목동6단지와 9단지는 입주시기가 약 8개월 정도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또한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목동9단지에 앞서 진행한 마포구 성산시영아파트의 적정성 검토 결과 D등급(54.97점)으로 통과한 바 있다. 특히 마포구 성산시영아파트는 1차 정밀안전진단에서 더 높은 점수(53.87점)을 받았던 만큼 목동9단지 역시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목동9단지가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하자 업계에서는 정부가 최근 들썩이는 부동산 가격을 이유로 재건축 규제를 더욱 강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목동9단지는 적정성 검토 결과 모든 항목에서 대부분 점수가 상향됐지만, 비용분석을 제외하고는 소폭 상승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구조안전성 항목은 1차 정밀 안전진단에서 받은 63.88점에 비해 3.79점 올랐다. 항목별 가중치를 생각하면 1.4점가량 상승했다. 하지만 비용분석 항목에서 1차(40점)보다 30점 상승한 70점을 받았다. 가중치로 따지면 3점 상승한 것으로 이 내용이 안전진단 결과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현행 안전진단 기준에서 각 항목별 가중치는 주거 환경 15%, 시설 노후도 25%, 구조안전성 50%, 비용분석 10% 등이다. 

비용분석이란 개보수하는 비용과 재건축 시 드는 비용을 비교 분석한 수치다. 그동안 안전진단을 실시한 단지들에서 공공기관 검증 결과 점수가 상승한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실제로 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한 서초구 방배삼호(0점), 마포구 성산시영(40점), 목동6단지(40점) 등은 모두 그대로 유지됐다. 지난해 적정성 검토결과에서 고배를 마신 구로구 오류동 동부그린 역시 구조안전성에서 점수가 큰 폭으로 상승했을 뿐, 비용분석 점수는 그대로였다.

목동9단지의 한 주민은 “목동6단지와 9단지는 별반 다르지 않아 당연히 통과할 것으로 알았지만, 건기연 검증 결과 갑자기 5점이나 올랐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특히 다른 단지에는 그대로 유지된 비용점수가 우리 단지에서만 30점이나 오른 것이 정책적인 의도가 있는 게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안전진단 규제 더욱 강화… 재건축 초기 단지들 잰걸음

목동9단지의 안전진단 탈락 소식에 재건축 초기단지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지만, 안전진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의 지난 6·17부동산 대책으로 내년부터 안전진단이 더욱 강화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6·17부동산 대책을 통해 1차 안전진단의 기관 선정과 관리 주체를 현행 관할 시·군·구에서 시·도로 등급 상향하고, 2차 안전진단 의뢰 주체도 시·군·구에서 시·도로 변경하기로 했다. 현행 지자체가 선정한 안전진단 기관이 민원 등에 쉽게 노출돼 독립적인 업무 수행에 지장을 주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와 함께 부실 안전진단기관에 대한 페널티도 강화되고 서류심사 위주로 진행되던 2차 안전진단도 의무적으로 현장조사가 진행되는 등 안전진단의 문턱이 대폭 높아진다. 또한 2차 안전진단 자문위원회의 책임성을 제고하기 위해 구조안전성, 건축·설비 노후도 등을 평가 분야별로 개별·분리 심의하고 총점은 비공개할 방침이다.

국토부는 올해 말까지 도정법을 개정해 내년 상반기 안전진단을 시작하는 단지부터 바뀐 기준을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관련 법 개정안은 지난달 10일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국토교통위원회, 남양주갑)이 대표발의한 상태다.

이에 재건축 추진 단지들은 본격적인 규제가 시행되기 전 안전진단 관련 절차를 이행하기 위해 속도를 높이고 있다.

먼저 지난해 안전진단 문턱에서 고배를 마신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아파트가 재도전에 나선다. 최근 송파구에 따르면 이달 중으로 올림픽선수기자촌아파트의 정밀안전진단을 수행할 용역업체를 선정한다. 단지는 지난해 1차 정밀안전진단에서 재건축이 불가능한 C등급(60.24점)을 받은바 있다. 당시 구조안전성 항목에서 B등금(81.91점)을 받아 안전진단 문턱을 넘지 못했다.

또한 송파구에서 △한양1차아파트 △미성아파트 △아시아선수촌아파트 등도 정밀안전진단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예비안전진단에서 C등급을 받은 노원구 월계시영아파트 역시 최근 예비안전진단을 재추진 중이다. 더불어 인근에 위치한 삼호4차 아파트도 예비안전진단 신청 동의서를 징구 중이다. 

양천구 목동신시가지아파트는 9단지가 안전진단에 최종 탈락했지만, 다른 단지들은 일단 안전진단을 진행해 결과를 기다리자는 분위기다. 현재 5단지와 11단지, 13단지가 공공기관 적정성 검토 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며, 1·2·3·4·7·10·14단지는 1차 정밀안전진단을 진행 중이다. 8단지와 12단지는 1차 정밀안전진단을 수행할 용역업체 선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목동의 한 주민은 “6단지와 9단지의 안전진단 결과가 엇갈려 주민들이 최근 불안감이 커지고 있지만, 단지별로 여건과 노후도가 다르니 안전진단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내년 안전진단이 더욱 강화되면 재건축 추진 가능성이 더욱 희박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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