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산업개발 재건축·재개발 계약해지 도미노
현대산업개발 재건축·재개발 계약해지 도미노
뉴타운삼호 조건부 해지...서금사촉진A구역 가세
이문3, 시민공원촉진3, 운암주공3 등 줄줄이 총회 예정
  • 김병조 기자
  • 승인 2022.04.28 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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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공사·가치하락·미분양
시공자 교체 이유로 꼽아
1금융권도 자금조달 꺼려

[하우징헤럴드=김병조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기 수주 재건축ㆍ재개발 현장으로부터 줄줄이 계약해지에 내몰리며 사면초가 상황에 빠졌다.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태 이후 관양현대와 월계동신 재건축사업을 수주하고, 서울시의 영업정지 행정처분도 가처분 중지 결과를 내놓는 등 나름 선방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최근 상황이 급변, 재건축ㆍ재개발 업계에서 계약해지 행렬이 이어지며 현산에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지고 있다

▲줄 이은 계약해지… 짙어지는 퇴출 그림자

재건축ㆍ재개발시장에서 현대산업개발 퇴출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안양 뉴타운삼호 재건축조합이 조합원 총회를 개최해 현대산업개발과 코오롱글로벌 컨소시엄을 조건부 계약해지했다. 

조합원 1천864명이 참석해 공사도급계약 해지 건에 1천650명이, 민법에 근거한 공사도급계약 해지 건에는 1천646명이 찬성했다. 참석 조합원의 절대 다수가 계약해지에 찬성한 것이다. 조건부 해지가 된 이유는 향후 공사비, 안전시공 대책, 미분양대책 등에 대해 현산 측과 협의 여지를 남겨 놓겠다는 취지다. 

이에 앞서 지난 16일에는 부산 서금사촉진A구역 재개발조합이 부산 지역 최초로 현산을 계약해지했다.  

이어 오는 30일에는 서울 동대문구 이문3구역의 현산 해지 총회가 예정돼 있다. 이문3구역은 착공이 시작돼 현재 터파기 공사가 진행 중이다. 송파구 잠실진주아파트도 삼성물산ㆍ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 계약해지 여부를 놓고 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내달 22일에는 부산 시민공원촉진3구역 재개발조합이 현산을 상대로 계약해지 총회에 나선다. 시민공원촉진3구역은 현산이 단독 수주한 수주액 1조원이 넘는 현장으로 해지될 경우 현산에 큰 타격이 될 전망이다. 

현산 해지를 결정했던 광주 운암주공3단지도 내달 총회를 개최해 현산 해지를 확정할 예정이다. 

줄을 잇는 현산에 대한 계약해지로 현산의 타격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현재까지 계약해지됐거나 예정된 내역만 산술계산하더라도 2조원이 훌쩍 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시민공원촉진3구역만 해도 1조원짜리 현장이다. 현산의 작년 매출액은 3조3천639억원, 영업이익은 2천734억원이었다. 수주액 2조원은 건설업계에서‘2조 클럽’이라며 선두기업으로 나누는 기준으로 활용되고 있다.  

▲조합의 공포감 3가지… 부실공사 우려, 단지 가치 하락, 일반분양 미분양 우려

조합원들이 현산을 교체하자고 주장하는 이유는 크게 △부실공사 우려 △단지 가치 하락 △일반분양 미분양 가능성으로 요약된다. 

우선, 새 아이파크 아파트가 지어지고 입주를 하더라도 화정아이파크와 같은 붕괴사고가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을 떨쳐버릴 수 없다는 것이다. 전국적으로 TV중계된 붕괴 장면이 입주자들의 머릿 속을 떠나지 않을 것이란 하소연이다.

또한, 부실공사의 대명사로 전 국민의 머릿속에 각인된 ‘아이파크’브랜드가 새로 입주한 아파트 가격을 추락시킬 것이란 우려도 내놓고 있다. 부실아파트로 한 번 낙인찍힌 아파트 가격은 정상 가격을 되찾을 수 없어 재산적 손해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나아가 사업성 하락 문제도 제기하고 있다. 재건축ㆍ재개발 조합이라는 점에서 일반분양을 해야 하는데, 일반분양자들에게 아이파크 아파트 기피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분양은 곧 조합원들의 추가부담금으로 직결된다는 점에서 시공자 교체라는 사전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특히, 현산이 컨소시엄으로 수주한 곳 중에는 대규모 현장이 많다는 점에서 일반분양 물량이 1천가구 안팎에 이르러 큰 피해를 예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금융권에서도 현산 꺼리는 분위기… 자금조달 능력에도 타격

현산의 자금조달 능력에도 문제가 생길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재건축ㆍ재개발 시공자의 주요 역할 중 하나가 신용도를 바탕으로 한 자금조달이다. 은행권이 재건축ㆍ재개발 조합에 대규모 자금을 대출해 주는 이유가 HUG와 대기업 시공자의 신용도에 기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1금융권에서 현산이 참여한 현장에 대한 대출 배제 움직임 기류가 돌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현산이 시공자로 참여하고 있는 곳은 1금융권 은행들이 입찰참여를 꺼린다는 것이다. 부실공사 우려로 향후 문제가 발생할 경우 자금회수에 문제가 생길 것을 우려해 아예 참여를 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실제로 광명11R구역은 최근까지 2회의 금융기관 입찰을 진행했지만, 1금융권이 입찰에 참여하지 않아 유찰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현산을 시공자로 유지한 채 은행을 선정하려면 조합은 비싼 금융비용을 물어야 하는 2금융권을 선택할 수밖에 없게 된다. 

업계 전문가에 따르면 1금융권에서 연이자율 5~6% 금리로 조달할 수 있음에도 불구, 2금융권의 증권사 PF자금을 이용할 경우 13% 안팎의 고금리를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재건축ㆍ재개발 금융전문가는 “최근 1금융권 내에서 현산 배제 움직임이 확고하게 자리잡고 있다”며 “현산이 시공자로 참여하고 있는 곳은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 움직임이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3월 발표된 현산의 재무제표 내용을 토대로 각 신용평가사들이 5월경 신용평가등급을 내놓게 될 텐데 그 이후에는 그 신용등급이 적용돼 현산 현장의 자금조달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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