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규제➡공급 선회… 노후단지들 안전진단 재도전 러시
재건축규제➡공급 선회… 노후단지들 안전진단 재도전 러시
대선후보들 시장활성화 공약... 재건축시장 ‘큰 장’ 예고
  • 문상연 기자
  • 승인 2021.12.16 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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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계주공1단지·하계장미 등 안전진단에 다시 도전장
월계시영·반포미도2차 정밀안전진단 적극 추진
신청 보류한 목동·상계지역 내년 시장상황 예의 주시

[하우징헤럴드=문상연 기자] 최근 서울 노후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재건축 안전진단에 또다시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정부의 정책이 규제에서 공급으로 선회하면서 안전진단 통과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 대선을 앞두고 여야 후보 모두 재건축사업의 필요성과 활성화를 강조해 안전진단 통과에 대한 기대치가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이에 지난해 목동신시가지아파트 9단지의 안전진단 탈락 이후 잠정적으로 2차 안전진단 신청을 무기한 연기해온 단지들이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상계주공1단지, 하계장미 등 정밀안전진단 도전장

지난해 목동신시가지아파트 9단지 등의 안전진단 탈락과 올해 안전진단 기준 강화로 인해 얼어붙어있던 재건축시장에서 희망 섞인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최근 상계동 일대 재건축단지들이 예비안전진단에 통과하거나 정밀안전진단에 다시 도전장을 내며 재건축사업 추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달 11일 상계주공 1단지는 2차 안전진단인 적정성 검토를 신청했다. 단지는 지난 10월 1차 안전진단에서 47.6점으로 조건부 재건축인 D등급을 받았다. 

정밀안전진단 등급은 재건축이 불가한 A~C등급(유지·보수), 공공기관의 검증이 필요한 D등급(조건부 재건축), 재건축 확정 판정인 E등급으로 분류된다. 종합평가점수가 30~55점에 해당되면 조건부 재건축 판정인 D등급을 받는다.

이후 이 내용을 가지고 국토교통부 산하기관인 한국시설안전공단이나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 적정성 검토를 통과하면 최종적으로 재건축사업 추진이 확정된다.

상계동 노후아파트 단지들은 대부분 2차 안전진단을 내년 이후로 잠정 보류한 상태다. 하지만 상계주공1단지는 1차 안전진단을 통과하자마자 2차 안전진단인 적정성 검토를 신청했다. 인근 단지보다 1차 안전진단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아 2차 안전진단 통과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7월 적정성 검토에서 재건축 불가판정을 받은 태릉우성아파트의 경우 1차 안전진단에서 48.98점을 받았다. 하지만 2차 안전진단에서 1점 이상 오르면서 최종 60.07점으로 최종 C등급을 받은 바 있다.

안전진단을 잠정적으로 보류했던 하계동 장미아파트 역시 다시 도전에 나선다. 지난달 17일 노원구청은 하계 장미아파트 정밀안전진단 용역을 발주했다. 업체선정이 완료되면 내년 1월부터 안전진단 관련 절차가 진행될 계획이다.

이곳은 지난 8월 하계동 최초로 정밀안전진단을 위한 모금을 마감했지만, 7월 태릉 우성아파트가 적정성 검토에서 고배를 마시자 당분간 안전진단 통과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돼 보류한 바 있다. 하지만 재건축 일정이 무기한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안전진단에 다시 도전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준비위 관계자는 “국토교통부가 서울시의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완화 요구를 거부하면서 정밀안전진단을 미루자는 의견이 많았다”며 “하지만 노원구 일대에 예비안전진단 통과 단지들이 늘어나자 늦을수록 더욱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돼 서둘러 신청하는 쪽으로 주민들의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월계동에서도 재건축 안전진단을 추진하는 단지가 등장했다. 총 3천930가구에 달하는 월계동 시영아파트(미륭·미성·삼호3차)가 안전진단 재도전에 나섰다. 이곳은 2019년 10월 예비안전진단에서 C등급을 받아 탈락한 바 있다. 하지만 두 번째 도전 만에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하면서 정밀안전진단에 돌입했다.

서초구 반포마도2차 아파트 역시 지난달 서초구로부터 재건축을 위한 예비안전진단 통과를 통보받으며, 재건축사업 추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곳은 연내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할 계획이다.

▲목동 상계 등 내년으로 안전진단 잠정 연기한 단지들 상황 예의 주시

최근 안전진단에 도전장을 내미는 단지들이 늘어나면서 내년 이후로 안전진단 신청을 잠정 보류한 단지들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책이 규제에서 공급으로 방향이 바뀌고 있는 만큼, 안전진단 문턱이 내려간다면 곧바로 안전진단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표적인 곳이 상계주공아파트 단지 일대다. 먼저 상계주공6단지는 지난 7월 연내 추진하려고 했던 2차 정밀안전진단을 내년까지 연기하기로 했다. 단지는 지난 4월 1차 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았다. 이에 주민들은 지난 5월 말 노원구에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하고 업체선정 입찰을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최근 노원구에 취소 의사를 전달했다.

지난 3월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해 정밀안전진단 절차를 진행 중인 상계주공3단지 역시 일정을 내년 대선 이후로 미뤘다. 상계주공 3단지 재건축 추진모임은 지난 5월 노원구에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하고 업체선정 입찰을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최근 구청에 입찰을 취소하고 일정을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상계주공 단지 16곳 가운데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해 정밀안전진단을 앞둔 곳은 1·2·3·7·9·11·13·14·16단지 등 총 9곳이다. 하지만 이들 중 대부분은 태릉우성 등의 사례를 통해 사실상 현재 안전진단을 통과하기 불가능하다고 결론을 내리고 안전진단 일정을 내년까지 연기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하지만 최근 안전진단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단지들 중 안전진단에 통과하는 사례가 나온다면 일제히 안전진단에 도전할 전망이다.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역시 같은 입장이다. 양천구는 2만6천629가구 규모의 목동신시가지아파트 14개 단지가 모두 재건축사업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6월 목동6단지만 14개 단지 최초로 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했다.

이밖에도 강동구는 현재 고덕주공9단지를 비롯해 신동아, 우성, 한양 등 총 3천여가구 규모의 노후아파트들이 재건축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안전진단 절차를 밟고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현행 안전진단 기준은 국토부가 집값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사실상 재건축 사업을 하지 못하도록 막아서고 있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최근 정책의 방향이 변하고 있어 안전진단 통과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태로 만약 통과하는 사례가 나타난다면 그동안 대기하고 있던 수많은 노후 아파트들의 안전진단 신청이 줄을 이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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