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 워크아웃’ 조합에 불똥
‘금호 워크아웃’ 조합에 불똥
  • 김병조 기자
  • 승인 2010.02.03 04: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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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03 11:17 입력
  
길음4·안암2·무궁화단지 등 손실 우려
일부에선 “시공자 새로 뽑자”는 의견도
 

무리한 몸집 불리기에 나선 금호가 결국 워크아웃 처리되면서 금호건설이 수주한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에 불똥이 튀고 있다.
 

자금위기에 따른 사업차질은 물론 기업 이미지가 하락하면서 조합 입장에서 유·무형의 손실이 예상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워크아웃 직전인 지난해 12월 한달 동안 금호건설이 수주한 길음4재정비촉진구역, 안암2구역, 무궁화단지의 경우 ‘금호 워크아웃’ 후폭풍에 직면해 있다. 금호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하고 본계약을 체결해야 하는 상황에서 ‘부도 위기’라는 변수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한 조합 관계자는 “금호건설과의 본계약을 체결해야 하는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조합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금호건설이 수주한 모 구역의 경우 이주비 지급이 안돼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는 얘기도 듣고 있다”며 “차라리 시공자를 새로 뽑자는 조합원들도 많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금호건설은 자사를 시공자로 선정한 재건축·재개발조합들의 불안감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금호건설 관계자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 등 조직 슬림화를 진행하고 있다”며 “특히 올해 실적이 뛰어났던 공공부문과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수주를 디딤돌 삼아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단 금호건설은 워크아웃과 함께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하지만 정상적인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이 쉽지 않아 향후 신규 분양이나 수주에 일정 부분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큰 게 사실이다.
 
신용등급 하락이 예상되고, 금융권이나 보증기관으로부터의 수수료 상승 및 담보금액 인상 등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아파트 브랜드인 어울림 이미지에도 타격을 입게 됐다.
 
한 신용평가기관 관계자는 “관례적으로 워크아웃이 결정되면 CCC등급으로 바로 하향조정된다”면서 “워크아웃을 졸업할 때까지는 사실상 재평가도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CCC’ 등급은 수주가 생명인 건설업체에게 불량 업체라는 낙인과도 같다. 특히 공공 부문의 수주에 치명타로 작용한다.
 
〈국가를 당사자로 한 계약에 관한 법률〉상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시 500억원 이상 공공공사는 ‘BBB-’, 500억원 미만은 ‘BB-’ 이상 등급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또 보증기관의 보증서 발행이 어려워진다. 보증기관들 입장에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업체에 리스크를 안고 보증해 주기를 꺼리는 것이다.
 
한 정비사업 전문가는 “브랜드 이미지가 아파트 가격에 고스란히 반영되는 재건축·재개발의 특성상 앞으로 금호건설의 입지가 더욱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다”며 “조합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미리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19일 무궁화단지 시공자 선정총회에서 금호건설이 제시한 사업제안서에 따르면 금호건설이 수주한 전국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은 총 60곳으로 이 중 준공 이전 주요 사업장은 △월산2구역 △풍향2구역 △복수2구역 △돈암5구역 △지금2지구 △세인아파트 △행신동 △삼경아파트 △산곡1구역 △상남·산호지구 △태평2구역 △정릉8구역 △나래지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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