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 뉴타운’ 아트조경
‘은평 뉴타운’ 아트조경
  • 김병조 기자
  • 승인 2008.05.21 03: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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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21 18:11 입력
 
아파트에 구름다리… 대학캠퍼스 꼭 빼닮았네
유럽형 중정주택 컨셉… 다양한 경관 연출
북한산 서오릉 등 조망… 옥상녹화도 눈길

 
‘1980년대 목동아파트 단지 이후 서울시가 주관하는 최대 규모의 도시개발사업’이라는 모토로 지난 2002년 서울시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뉴타운사업의 결과물이 드디어 일반에게 공개된다. 그 주인공은 길음, 왕십리와 함께 시범뉴타운으로 지정돼 그 중 가장 먼저 착공에 들어갔던 은평뉴타운이다. 동쪽으로는 북한산, 서쪽으로는 서오릉, 북쪽으로는 창릉천을 접하고 있으며 중앙에 진관근린공원을 품고 있어 국가에서 지정·관리하는 우수한 조경 요소들을 누릴 수 있는 특혜가 보장된 곳이다. 북한산 등 주변의 조경 요소까지 감안할 경우 실질적으로 660만㎡에 가까운 면적의 신도시가 탄생하는 것이라는 게 서울시 측의 설명이다. 시 관계자는 “인근에서 곧 추진될 삼송지구(492만㎡)와 지축지구(119만㎡)까지 포함하면 분당, 일산에 버금가는 신도시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은평뉴타운 전체는 4개 지구로 나뉘어 시간차이를 두고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오는 6월 1일 입주가 진행될 곳은 4개 지구 내에서도 가장 먼저 공사가 시작됐던 4천660세대의 1지구 부분이다. 이번에 입주하는 1지구는 또다시 A, B, C 3개 공구로 나뉘어 시공중인데 A공구의 시공사는 롯데건설과 삼환기업, B공구는 현대산업개발과 태영, C공구는 대우건설과 SK건설이 각각 공동사업단을 구성해 진행하고 있다.
 
▲용적률 150%의 대학 캠퍼스 분위기=단지에 들어서면 대학 캠퍼스와 흡사하다. 특히, 153%의 용적률이란 수치가 실제에서 어떻게 적용되는 지 보여준다. 10층 내외의 건물들은 사람의 스케일을 과도하게 넘지 않아 위압적이지 않고 건물안의 사람들이 창문을 내다보며 지상의 사람과 대화할 수 있기에 적당하다. 이 적당함은 건물과 건물 사이로 이어져 적당히 넓고 적당히 좁은 다양한 조경 공간이 자리잡고 있다.
 
은평뉴타운은 설계단계에서부터 전체 단지 컨셉을 분명히 정해 천편일률적 아파트 단지가 되는 것에서 탈피하고자 했다. 단지 동쪽의 북한산 경관을 가리지 않기 위한 층수 제한을 시도했으며 그 결과 7층에서 최고 15층의 스카이라인이 만들어졌다.
 
또한 유럽형 중정주택이라는 새로운 주택단지 개념을 시도한다는 방침 하에 크게 5개 형태의 주택유형을 정해 설계에 적용토록 했다.
 
일반적인 탑상형과 판상형 아파트를 비롯해 1층에 상가가 들어서는 연도형 주택과 중앙에 소공원이 배치돼 있는 중정형 주택 및 테라스하우스 등 주택유형들을 도입해 그만큼 다양한 도시 경관을 연출하고 있다.
 
또한 주민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해 인접해 있는 각 아파트 건물로 이어지는 구름다리를 놓아 1층을 거치지 않고 인접 아파트 건물로 곧바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해 놓은 것도 이 곳에서 새롭게 시도된 설계 특징이다.
 
▲새로운 제도 도입 시험대=시범 뉴타운으로서 은평뉴타운은 최근 주거단지 구성에 있어 새로운 시설들의 시험대가 되고 있다.
 
한 아파트 건물 내에는 임대세대와 분양세대가 혼재돼 있으며 최상층은 복층 구조로 만들어 각 아파트 건물 내에 경제적 배경이 다른 주민들이 함께 살게 된다. 
 
또한 이 최상층 부분은 단지 전체적으로 경사지붕으로 처리해 일반적인 아파트 단지와의 차별성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이 경사지붕에는 옥상녹화가 돼 있어 지표식물들을 자라게 할 예정이다. 
 
옥상녹화에 사용되는 식물은 ‘세덤’이라는 지표식물로 척박한 생육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성질을 가진 식물이다. 지붕에는 식물이 잘 자랄 수 있도록 스펀지 형태의 배양판이 설치돼 있으며 비가 오게 될 경우 자연적으로 일정수분을 비축해 놓을 수 있도록 했다.
 
오랫동안 비가 오지 않는 갈수기에는 펌핑으로 물을 자동 공급할 수 있는 시설도 설치돼 있다.
 
택지조경을 담당하는 쌍용건설 이영배 소장은 “옥상녹화는 단지 내 진관근린공원에서 시작되는 녹지축을 단지 내부로 연결시키는 역할을 해 보다 쾌적한 단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사람이 주인되는 곳=단지 내부 어디에서든 사람이 차보다 우선한다. 따라서 차를 타고 다니는 것을 일부러 불편하게 만들었다. 도로 또한 차도는 축소하고 보행로 위주로 설계돼 있으며 보행로 폭도 7미터 가량으로 설계해 쾌적한 보행공간이 형성될 수 있도록 했다. 반면 차도는 속도를 내지 못하도록 구불구불하게 휘어 놓았다.
 
기존에 보행로와 차도를 분리하는 개념으로 사용되던 가로수 또한 뉴타운에서는 다른 방식으로 식재된다. 넓어진 폭의 보행로 정중앙에 가로수를 일렬 식재해 나무 식재의 효과가 더욱 커질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SH공사 관계자는 “단지 전체가 그동안 조경 분야에서 염원하던 부분들을 실현시킨 내용들로 많이 배치돼 있다”면서 “일부 부유층 테라스하우스 등에서 느낄 수 있었던 분위기를 이곳에서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은평뉴타운 1지구 개요>
시공사 ; 1지구 A공구 - 롯데건설·삼환기업
           1지구 B공구 - 현대산업개발·태영
           1지구 C공구 - 대우건설, SK건설
대지면적 ; 349,916㎡
평균 용적률 ; 153%
건축규모 ; 지하2층, 지상 7층~15층 101개동 14개 단지
면적별 세대수 ; 전체 4,514세대(분양 2,815세대, 임대 1,699세대). 분양세대는 59㎡ 112세대, 84㎡ 1,136세대, 101㎡ 680세대, 134㎡ 645세대, 167㎡ 242세대로 구성. 임대세대는 39㎡ 676세대, 49㎡ 316세대, 59㎡ 456세대, 84㎡ 251세대로 구성.
입주예정일 ; 2008년 6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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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조경의 바이블답게 꾸몄어요”
 
신규환
SH공사 조경팀장
 
신규환 팀장은 81년부터 조경학 분야에 투신해 89년 현 SH공사의 전신인 서울도시개발공사 창립 멤버로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은평뉴타운 조경책임자로서 오는 6월 입주를 앞두고 막바지 조경 공사 마무리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신 팀장은 은평뉴타운 조경에 대해 “그동안 민간 사업장에서 사업성 문제로 시도되지 못했던 다양한 조경기법들이 많이 적용됐다”면서 “향후 우리나라 아파트 조경 수준을 한 차원 끌어올리는 초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은평뉴타운 조경의 특징은=규모에서 기존 조경들과 차별화 된다는 점이다. 기존의 조경은 개별 단지 규모에 한정되었지만 이곳은 신도시 규모 차원의 조경이 만들어지게 된다. 주민들은 그만큼 넓고 시원한 조경 공간 및 시설들을 즐길 수 있게 된다. 게다가 주택단지 내 조경이 마무리되는 대로 뉴타운 앞을 지나고 있는 자연하천인 창릉천까지도 정비하게 된다. 사업이 마무리 되면 북한산과 어우러져 전형적 배산임수형의 쾌적한 주거단지가 만들어지게 될 것이다.
 
▲새로운 시설들이 많이 도입됐는데=시범 뉴타운으로서 새로운 개념과 시설들을 많이 도입했다. 건물 간 구름다리, 옥상녹화, 인도 위주의 단지 내 도로, 인도 사이의 가로수 배치, 인도 주변의 수로 등 기존 조경에서 적용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실제로 적용했는데 조경 분야의 발전을 한 단계 앞당긴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다.
 
▲향후 조경 마무리 일정은=시범뉴타운으로서 기존 단지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개념들이 도입됐다. 좋은 취지에서 도입된 조경 시설들이 많으나 현실에서 주민들에게 어떻게 사용되고 어떤 문제점들이 있는 지 사후 모니터링이 중요하다. 그동안 시뮬레이션을 통해 완벽한 시설 및 프로그램을 도입코자 노력했다. 입주 후 각 시설들의 모니터링을 통해 보다 수준높은 조경 시설로 거듭나도록 관리가 이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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