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하다고 믿었는데…” 계약서 공개거부한 LH의 배짱
“투명하다고 믿었는데…” 계약서 공개거부한 LH의 배짱
  • 박노창 기자
  • 승인 2012.11.14 14: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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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덕천 주민들 “우리가 들러리냐” 반발


경기 안양 덕천지구 재개발 주민들과 사업시행자인 LH(토지주택공사) 사이에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민간에 비해 투명하다고 보고 LH가 사업시행자로 지정되는데 적극 동의한 주민들이지만 사실상 파트너가 아닌 들러리로 취급하는 LH의 방식에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관련기사 5면〉


실제로 덕천재개발 주민들의 대표기구인 주민대표회의에 따르면 지난 2008년 3월 삼성건설·동부건설 컨소시엄을 시공자로 선정한 이후 아직까지 계약서 공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게다가 가장 기본적인 토지등소유자 명부 또한 공개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주민대표회의 한 관계자는 ”LH에 계약서 공개를 계속해서 요구하고 있는데도 이제까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공사비가 얼마나 되고, 또 얼마나 올랐는지 등 세부조건을 알아야 주민들에게 설명할 수 있는데 그럴 수 없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주민참여형 사업방식이 아니라 주민무시형, 주민배제형의 독단적 사업방식”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LH 경기지역본부 안양덕천사업단은 그동안 주민대표회의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는 등 여러 가지 사정 때문에 계약서 공개가 원활하지 못했다고 책임을 돌렸다.


LH 안양덕천사업단 관계자는 “계약서나 명부를 공개하지 않는 게 아니다”며 “주민대표회의가 파행으로 운영됐기 때문에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주민대표회의가 정상 운영되기 때문에 공개를 요청하면 관련 절차를 검토한 뒤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LH의 이 같은 해명은 사실상 변명이라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지난해 4월 16일 LH는 관리처분계획안을 의결하기 위해 주민전체회의를 개최했다.


 통상 관리처분계획을 의결하기 위해서는 시공자와의 본계약에 대한 의결이 필수적이다. 그런데 당시 주민전체회의에서는 관리처분계획안에 대한 의결만 있었을뿐 본계약에 대한 의결이 없었다. 당연히 공개해야 할 계약서도 없었다는 게 이를 방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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