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관리 평가 1위 받았는데… 설계·정비업체 모두 탈락 이변
공공관리 평가 1위 받았는데… 설계·정비업체 모두 탈락 이변
  • 심민규 기자
  • 승인 2012.09.11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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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1·2·4, 업체 밀어주기 의혹

 


지난달 17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심산기념문화센터. 이곳에서는 반포주공1단지1·2·4주구(위원장 오득천)가 설계자, 정비업체 등 협력업체 선정을 위한 주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에서는 공공관리 설계자 선정기준에 따라 설계경기 공모에서 1위를 차지한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와 2위 업체인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가 설계자 후보로 올라왔다. 또 정비업체 후보는 공공관리 정비업체 평가 1위 업체인 주성시엠시와 2위 신한피앤씨, 3위 디피엠이었다. 문제는 개표가 끝나고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는 점이다. 공공관리 2위 업체인 삼우건축과 신한피앤씨가 선정됨에 따라 각종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특히 협력업체 선정과정에서 공공관리 평가 1위 업체가 모두 탈락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함에 따라 ‘공공관리제도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서면결의서 개표결과 공공관리 평가 2위 업체가 사실상 ‘몰표’를 얻은 것으로 나타나 ‘특정업체 밀어주기 아니냐’는 의혹마저 나오고 있다.


협력업체 선정과정에서 평가점수가 높은 업체가 토지등소유자들의 지지를 받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물론 평가점수가 높더라도 용역비용이 낮은 업체가 선정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하지만 공공관리구역에서 설계자를 설계경기 공모방식으로 선정하는 경우 용역비가 미리 정해져 있기 때문에 가격 차이는 발생하지 않는다. 즉 동일한 용역비가 책정된 상황인데도 설계경기 공모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업체가 탈락했다는 점이다.


특히 이날 총회 개표결과 서면결의서가 2위 업체에 몰려 있다는 점에서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다. 서면결의서 징구는 추진위가 선정한 O/S업체의 업무이기 때문에 결국 추진위의 입김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추진위가 발표한 개표결과에 따르면 서면결의서는 경기설계 공모 1위 업체인 희림건축이 187표에 그친 반면 2위 업체인 삼우건축에 757표를 몰아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문제는 현장투표에서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는 점이다. 총회 현장투표 개표결과 1위 업체인 희림건축이 319표를 획득해, 2위 삼우건축 117표의 약 3배에 가까운 지지를 받은 것이다.


결국 삼우건축은 총회 시작 전에 이미무려 4배에 달하는 서면결의서 ‘몰표’를 받은 것이다. 따라서 희림건축이 현장에 참석한 모든 토지등소유자에게 표를 받는다고 해도 선정될 가능성이 전혀 없었다는 뜻이다. 정비업체 역시 서면결의서 개표결과 2위 업체인 신한피앤씨가 무려 702표를 획득한 반면 1위 주성시엠시는 225표에 그쳤다.


이에 따라 주민들 사이에서 ‘특정업체 밀어주기’ 파문이 커지면서 공공관리제도의 허점도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한 관계자는 “추진위원회가 총회 전부터 이미 특정업체 밀어주기를 했다는 소문은 파다했다”며 “공공관리가 적용되는 구역에서 이 같은 일이 발생한다면 공공관리제도가 공정성을 잃었다는 뜻이 아니겠냐”며 강하게 불만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추진위원회에서는 정상적인 방법으로 서면결의서를 징구했을 뿐 특정업체 밀어주기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오득천 추진위원장은 “상대방을 비방하는 내용의 P.T 설명에 현혹된 주민들이 많아 현장 투표가 높게 나왔을 뿐 서면결의서 징구 과정에서 불법은 없었다”며 “서면결의서에 대해서는 절대로 문제될 것이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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