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리모델링 1호… 첨단기술 총동원
강남구 리모델링 1호… 첨단기술 총동원
  • 김병조 기자
  • 승인 2009.09.29 1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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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리모델링 1호… 첨단기술 총동원
 
  
구조보강·내진기술 등 자체 기술 대거 도입
전용면적 30% 증축… 엘리베이터 코어 신설
 
 

 

 
 

강남 리모델링 1호 도곡 동신아파트가 토목공사에 들어가며 명품 리모델링 아파트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토목공사에 의해 만들어진 지하공간에는 지하주차장이 새롭게 만들어지고 자동차들이 없어진 지상 공간은 조경 공간으로 채워지게 될 예정이다. 시공자인 쌍용건설 역시 강남 첫 번째 현장에서 ‘작품’을 만들겠다는 의지로 공사를 진행시키고 있다. 도곡 동신 리모델링의 현재 전체 공정률은 30%로 내후년 상반기 입주가 예정돼 있다. 정용기 조합장은 “강남아파트로서 첫 번째 리모델링 작품을 만들게 됐다는데 조합과 시공자 모두 큰 의미를 두고 있다”면서 “리모델링아파트 수준이 신축아파트와 차이가 없음을 알려주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각하듯 구조체 분리=지난해 11월 착공에 들어간 이후 최근 철거가 완료됐다. 현재는 토목공사를 진행하며 굴토공사와 흙막이 공사를 병행하고 있다.
 

철거는 리모델링 공사에서 어려운 부문 중 하나다. 리모델링 철거의 핵심은 기존에 연결돼 있던 벽체 중 재활용해야 하는 구조체 만을 남기고 분리해내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구조체를 중심으로 구조 보강 및 보수를 통해 새로 태어나는 아파트의 뼈대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리모델링 과정에서 필요없는 벽체를 철거한 이후에 구조체에 대한 철거는 공사인부와 기술자들이 톱을 들고 일일이 수작업을 하며 꼼꼼하게 분리해 냈다. 큰 덩어리는 기계로 잘라내고 작은 것들은 수작업으로 진행한다. 실제로 벽체가 철거된 동신아파트의 하부 구조체는 모두 칼로 다듬은듯 깔끔하게 마무리됐다.
 

이러한 공사광경을 보고 조합원들도 리모델링을 바라보는 인식이 달라졌다는 소식이다. 눈에 익은 철거의 광경은 기존의 아파트를 모두 부숴 잘게 조갠 후 폐기물과 재활용품을 분리하는 것이었다.
 

조합 관계자는 “처음 보는 리모델링 공사 현장을 관심있게 구경하는 조합원들이 많았다”면서 “철거를 하면서 구조체를 조각하듯 하는 것이 인상적이라는 평가가 많았다”고 말했다.
 

구조를 남겨야 하는 리모델링 공사에서는 철거가 곧 공사의 시작이다. 철거 때부터 시공 기술자와 계속해서 협의를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리모델링 공사는 철거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기술자와 협의를 진행하면서 철거를 해야 하기 때문에 시공사의 구조기술자와 철거회사 직원이 동시에 업무를 진행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엘리베이터 특허기술 등 도입=쌍용건설은 도곡 동신 공사에서도 그동안 독자기술로 축적해 온 리모델링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우선 설계 분야에서 조합원들의 증축 면적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는 평면이 제시됐다. 각 세대별로 최대의 증축 면적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10개나 되는 평면이 제시됐다. 기존의 세대 형태에서 효율적인 평면을 찾기 위해 10개 평면으로 늘어나게 됐다. 이로 인해 현재 도곡 동신아파트이 신축 설계 평면은 〈주택법〉에 명시돼 있는 기존 전용면적의 30% 증축면적 만큼 확장이 가능했다.
 

또한 엘리베이터 코어를 신설함으로써 신축의 효과를 더욱 높였다. 엘리베이터가 상대적으로 건물 안쪽에 들어오게 되면서 공간 효율도 더욱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기존 엘리베이터를 지하 1층으로 내리는 ‘엘리베이터 하향 공법’은 쌍용건설이 특허기술을 갖고 있는 분야다. 도곡 동신에도 이 기술이 적용돼 지하 주차장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각 세대로 갈 수 있게 됐다.
 

쌍용건설 양영규 부장은 “국내 단지형 리모델링 중 최대 규모로 진행되는 도곡동신 리모델링사업은 국내 리모델링 수준을 한 차원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구조 보강·내진기술 등 최고 난이도에 속하는 기술들이 대거 도입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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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 완료되면 신축과 똑같은 공사기법 적용”
 

■ 쌍용건설 반응
“철거가 완료된 후부터는 신축과 똑같은 공사 기법이 사용된다.”
 

토목공사가 진행중인 도곡 동신의 다음 공사 단계는 기초 파일 작업이다. 쌍용건설 담당자는 철거가 끝난 이후부터는 신축과 똑같은 형태의 공사가 진행된다고 밝혔다. 증축 리모델링으로 앞뒤가 30% 증축되기 때문이다.
 
새로운 증축 부문이 건축물로서 성립하기 위해서 기초 파일 공사를 진행한 후 콘크리트를 통해 신축 건물을 만든다는 것이다. 
 
결국 기존의 건물 구조체는 보수·보강을 통하고, 증축되는 면적부분은 새건물이 만들어진다는 의미이다.
 
이 담당자는 “국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현행 증축 리모델링에 대해 일반인들은 리모델링의 재활용 측면에만 너무 비중을 두고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그러나 실제로는 새로운 아파트 면적의 상당 부문이 신축의 개념으로 지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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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프리미엄 날마다 쑥쑥
명품 리모델링 전도사로 나서”
 

정용기 
도곡 동신아파트 리모델링 조합장
 

정용기 조합장은 강남 1호 리모델링 사업장의 대표자라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남다르다. 어느새 리모델링 전도사가 됐다. 그는 지난 16일 출범한 범수도권리모델링연합회에도 참석해 리모델링사업 추진시에 필요한 내용들을 후배 조합장들에게 친절히 설명하며 리모델링의 장단점을 설명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현장에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리모델링 전도사’의 현장이 모범 현장이 돼야 전도사 역할에도 문제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매일 아침 출근 후 현장을 한 바퀴 둘러보고 현장 사무소와 감리 사무소를 들르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한다.
 

▲리모델링 공사 현장을 옆에서 직접 목격한 소감은=실제 공사가 진행되는 것을 보면서 리모델링아파트의 품질에 더 확신을 갖게 됐다. 구조 공사 현장을 살펴본 결과, 리모델링은 옛날 것을 다시 사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기존의 관념과 많이 달랐다. 오히려 구조가 새로 만들어진다는 표현이 적합하다고 할 정도로 꼼꼼하고 세심한 관리가 인상적이었다.
 

▲원만한 리모델링 사업추진을 위한 중요 요소 세 가지를 꼽는다면=첫번째는 주민 동의율이 높아야 한다. 주민들의 전폭적인 지지가 가장 중요하다는 의미다. 그러기 위해서는 리모델링사업에 대한 주민들의 이해와 사업추진의 공감대 형성이 뒷받침 돼야 한다. 두 번째는 시공자가 명품 리모델링아파트를 짓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공사 과정에서도 리모델링아파트는 일반 신축 개념 아파트와 다르다. 공사 진행 도중에도 다양한 변수들이 발생해 현장 기술자들을 괴롭힌다. 이러한 변수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리모델링에 대한 열정이 높아야 한다. 마지막 세번째는 리모델링 아파트에 대한 조합의 콘셉트를 명확히 하라는 것이다. 콘셉트가 명확한 아파트가 나중에 명품 아파트로 대접받을 것이다.
 

▲현행 리모델링 제도에 대해 조언한다면=리모델링은 기존 골조를 재사용해야 한다는 기본 틀을 갖고 있는 사업이다. 때문에 실무에서 자유롭고 창의적인 사고를 도입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제도상으로 독려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그 반대로 정부가 업체들의 자유로운 생각들을 자꾸 하나의 틀로 옭아매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수직증축과 수평증축을 허용해 좋은 평면설계가 가능해 질 수 있도록 하고 일반분양을 통해 분담금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제도개선할 필요성이 높다.
 

▲후배 조합에 조언해 주고 싶은 내용은=타 단지 사례들을 많이 연구하라는 것이다. 공사비 규모 및 항목 등 세부적인 사업제안 내용을 포함해 많은 자료를 확보해 둬야 한다. 특히 공사 계약 전에 타 단지 계약서들을 많이 참고하고 분석해야 한다.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자주 다니면서 최신 아파트 흐름에 대한 시각도 높여 놓아야 한다. 좋은 리모델링아파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사업이 위축돼 있는 리모델링 사업장이 많은데=현 정부 들어 재건축 활성화 정책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도 리모델링 옹호파와 재건축 옹호파로 나뉘며 분쟁이 적지 않게 생긴다. 내가 보기에 현재 주변의 강남 중층아파트 중에서 재건축이 불가능한 곳들이 많다. 혹자는 재건축 완화가 본격적으로 되면 용적률도 대폭 풀어질 것이라고 하는데 한계가 있다. 현행 도시계획 체계에 있어 그러한 갑작스런 용적률 상향은 불가능하다.
 

▲리모델링 추진을 위해 조합원들을 어떻게 설득했나=조합원들이 묻는 것은 단 한가지다. 준공 후 투입한 공사비보다 주택가격이 더 나갈 수 있냐는 것이다. 충분히 이해되는 질문이다. 하지만 이럴 때마다 주거환경 개선의 효과도 감안해야 한다고 설득했다. 리모델링을 추진하면 아파트 전용률도 예전에 비해 높아지고 배관이나 주차시설도 개선된다. 이러한 부차적인 생활수준의 향상 부문도 감안해서 생각해야 한다고 설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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