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기술·설계… 리모델링이 진화한다
첨단기술·설계… 리모델링이 진화한다
  • 김병조 기자
  • 승인 2008.07.11 1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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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기술·설계… 리모델링이 진화한다
 
  
중정형 설계로 채광 확보
10평대 소형은 통합 추세

 
최근 리모델링 업계에서는 설계와 시공기술로 현행 제도의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시도가 활발하다. 국토해양부에 지속적인 민원을 제기하며 제도 개선 필요성을 요구하는 한편 다른 방법으로는 현행법 체제 하에서의 다양한 대안들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최근 건설사 및 설계사들은 특히 평면, 엘리베이터, 주차장 등의 개선방향을 놓고 주민의 호응과 법 체계를 동시에 충족시키려는 다양한 대안들을 쏟아내며 현재의 리모델링 활성화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리모델링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주민들 역시 리모델링 설계 및 시공기술에 대한 관심 또한 자연스레 증가하고 있어 업체들이 내놓는 대안들에 주민들의 반응이 어떠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부분이다. 이들 대안들의 기본적인 전제조건은 국토부의 유권해석에 의해 관행처럼 만들어진 ‘앞뒤 증축’과 ‘1층에 한하는 필로티 수직증축’이다.
 
▲중정을 통한 채광 확보=앞뒤로 증축하는 과정에서 내부 평면이 길어져 세대 내 채광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은 이미 오래 전부터 제기된 문제점 중 하나다. 이 경우 주간 시간에도 세대 내 조명을 켜 놓아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수반되면서 많은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부분이다.
 
쌍용건설에서는 반포 미도아파트 수주에 참여하면서 이러한 채광 문제에 대해서 중정 형태의 홀을 만들어 길쭉해진 아파트 중앙 부분에 시공한다는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넓고 쾌적한 지하주차장 확보=리모델링 추진 단지 주민들이 제기하는 생활의 불편 사항 중 빠지지 않고 우선순위에 등장하는 것이 주차장 부족 문제다.
 
15년이 지난 리모델링 추진 아파트들은 최소 94년 이전에 지어진 아파트들이다. 당시 90년대 일반 주민들의 자동차 보급 상황과 주택 공급 촉진을 위한 건축법령의 완화 등을 고려해 볼 때 세대당 주차면적이 1대가 되지 않았다는 게 건축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세대당 1대 이상의 차량을 소유하고 있는 현 시점과 비교해 볼 때 주차장 부족을 호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주차문제로 아침 저녁으로 이웃과 고성이 오고가고 퇴근하면서 주차공간이 남아 있는 지 매일 걱정해야 한다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다.
 
리모델링에 참가하는 건설업체들은 하나같이 주차장에 세심한 신경을 쓰고 있다. 차량 이용이 많은 현대인 중 직장인들은 어쩌면 지상공간보다도 지하공간으로의 이동이 더 많을 수 있다. 따라서 보다 더 쾌적하고 보다 많은 주차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
 
최근 건설업체들이 내놓는 설계안들을 검토해 보면 지하주차장에 일정 면적의 공간을 뚫어 놓아 지상의 햇살이 지하층까지 들어올 수 있도록 채광과 환기를 고려한 설계 대안을 내놓고 있다.
 
또한 주차공간 확보를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도 내놓고 있다. 기본적으로 최소 세대당 1대 이상의 주차공간 확보를 위해 지하 2층의 주차장을 제안하고 보다 더 많은 주차장이 필요할 경우에는 지상 층에도 주차장을 설계하되 조경 공간은 데크층으로 처리해 지상 1층 높이로 올리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데크층 설치는 비용 대비 효과 측면에서 볼 때 1개의 지하 공간을 더 만드는 것보다 효율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데크 상부의 면적은 조경 공간으로 만들어 공원 및 휴식 공간으로 조성된다. 이때 기존 1층에 있던 세대 역시 필로티를 적용하면 지상 2층 높이로 올라가기 때문에 이같은 데크 적용이 가능하다.
 
최근 일부 주민들은 조경 공간 역시 똑같은 지상 2층으로 올라와 프라이버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데 이에 따라 데크층의 높이를 지상 2층 높이보다 약간 낮게 하는 방안도 제시되고 있다.
 
▲엘리베이터 공간 확장=주민들의 이동이 대개 자동차로 이뤄지는 세상이다 보니 지하주차장에서 움직이는 동선에 대해서도 업계는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지하주차장으로 들어와 차에서 내린 뒤 주민들이 어떻게 자신의 집으로 움직이느냐에 주목한다.
 
이때 엘리베이터의 지하층 이동 범위가 어디까지 이어지느냐 하는 것은 주민들의 높은 관심을 끌고 있는 부분이다. 비오는 날 많은 짐을 들고 차에서 내릴 때를 가정해 주민이 어떤 동선으로 움직여야 가장 편하게 이동할 수 있느냐 하는 고민이다. 가장 바람직한 대안으로 제시되는 것이 지하2층까지 엘리베이터로 곧바로 갈 수 있는 동선을 확보하는 것이다.
 
문제는 엘리베이터 홀의 위치에 따라서는 지하주차장에 내려서 아파트 건물 아래를 통과해서 엘리베이터로 접근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대우건설에서는 자양우성2차 수주 홍보시 건물 지하 공간을 확보함으로써 지하주차장에서 곧바로 엘리베이터로 갈 수 있도록 대안을 제시했던 바 있다.
 
한 건축설계사는 이 내용에 대해 “건축시공 기술력과 관계된 부분으로 기존 골조 부분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며 “현행법에서 건물 지하에 공간을 확보 못하도록 규정하는 근거는 없으므로 실제 적용해 볼만한 가치는 있는 방안”이라고 밝혔다.
 
▲한강변으로 거실과 안방 전진 배치=한강 조망권이 최고의 가치로 평가받는 요즈음 한강 이남 아파트들의 최대 약점은 건설 당시 모두 남향으로 되어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주방에서 한강이 바라다 보이는 구조다. 조망권의 가치가 재산가치와도 직결되는 시대가 되면서 한강변 리모델링 추진시 기존의 구조와 반대로 거실과 안방이 한강 쪽으로 배치되는 설계안도 제시되고 있다.
 
동양건설산업은 청담 두산아파트에서 이같은 설계안을 제시해 기존 한강변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는 세대 라인들의 평면을 바꿔 거실과 안방이 한강변에 마주하도록 설계안을 내놨다.
 
또한 한강에 비켜 있는 세대 라인에 대해서는 한강 조망이 가능하도록 돌출형 발코니를 제안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10평 안팎 소형 세대 통합=현행 리모델링 제도 하에서의 증축은 앞뒤로 하는 것이 일반적 관행으로 자리잡고 있는 상황이다. 앞뒤 증축은 기존 평면이 정사각형일 경우에는 문제가 없으나 기존 세대가 길쭉한 평면일 경우 문제가 심각해진다.
 
현행 제도 하에서의 추진되는 리모델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취약점 중의 하나가 10평 안팎의 소형평형 세대의 증축 평면에 대한 부문이다. 10평 안팎의 소형평형의 세대는 기존 평면이 앞뒤로 길쭉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현행 제도에 따라 설계한다면 더욱 길쭉해져 말그대로 ‘동굴형 아파트’가 만들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대안이 나와 그 실현 가능성을 놓고 주목을 끌고 있다. 10평 안팎의 소형 평형 2세대를 합쳐 앞뒤 세로 방향으로 증축한 후 가로 방향으로 2세대를 나누는 방안이다. 내력벽의 문제, 별도 복도의 필요성 등이 아직 해결과제로 남아 있지만 문제해결을 위한 업계의 노력이 얼마나 치열한 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2층 높이의 필로티 제안=현재까지 국토부에서 내놓은 유권해석에 따르면 필로티의 경우 지상 1층에 한해 올릴 수 있도록 돼 있다. 필로티로 확보된 공간은 피트니스센터, 공부방, 노인정 등 주민복지시설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업계에서는 필로티의 활용성에 주목하면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최근 웰빙열풍이 불면서 다양한 문화·체육 활동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필로티를 2층으로 하면서 그 공간에 기존의 시설보다 훨씬 발전된 주민복지시설들을 배치하고 있는 모습들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 이같은 계획을 조심스레 추진하는 것도 사실상 필로티의 높이를 1층 높이로 제한하라는 근거 규정 또한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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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이 설계 주체
의사 최대한 반영
 
리모델링은 그 구조적 특성으로 인해 주민들의 의사가 충분히 수렴돼야 한다.
 
리모델링은 구조가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최소 수년 이상 거주를 하며 그 구조 속에서 벌어지는 실제 생활을 해 온 주민들이 해당 리모델링 아파트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필로티 설치를 통해 1개층이 높아지기는 하지만 기존의 층, 향에 살았던 주민들은 다시 해당 세대에 입주하게 된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이같은 사실을 알고 있는 건설업체에서는 시공자 입찰 전부터 다양하고 입체적인 주민 설문 조사 등을 통해 주민들의 의사를 수렴하고 있다.
 
무한건축의 최귀용 실장은 “리모델링 사업에서 주민의 의견은 매우 중요하다”며 “오랫동안 해당 세대에 살았기 때문에 ‘무엇이 좋고 무엇이 아쉬운 지’ 누구보다 잘 아는 전문가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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