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세입자 ‘한지붕 두가족’ 세대분리형 아파트가 뜬다
주인·세입자 ‘한지붕 두가족’ 세대분리형 아파트가 뜬다
  • 김병조 기자
  • 승인 2011.05.03 02: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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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03 13:16 입력
  
흑석뉴타운 센트레빌2차 34가구 계약완료
부분임대아파트 도입되면 재개발사업 원활
 
 

 

부분임대 아파트’ 또는 ‘세대분리형 아파트’라고 불리는 새로운 주택 유형이 제시되고 있다. 일명 ‘한 지붕 두 가족’ 아파트이다. 하나의 아파트 가구를 둘로 쪼개 한 가구에는 주인집이, 또 다른 한 가구에는 세입자가 사는 구조다. 이 형태는 거주자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 부모 가구와 출가한 자녀 가구가 함께 살 수도 있고, 집 주인은 외부에 살고, 두 가구 모두 세입자일 수도 있다. 출입구는 따로 내어 완전히 독립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만들었다. 최근 정비사업과 리모델링을 포함한 전반적인 주택 설계에 도입되는 분위기다. 최근 재개발 및 재건축을 포함해 아파트 리모델링 총회에서도 설계사들은 이 같은 세대 분리형 아파트 설계들을 소개하며 일종의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다. 시장 상황 변화가 그 이유다.
 

그동안의 정비사업 추진 논리의 밑바탕에는 집값 상승으로 인한 매매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자리 잡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집값이 하향 안정화 추세에 접어들면서 집값 상승에 따른 매도 차익을 얻는 것보다 장기 보유를 통한 임대수익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며 부분임대 아파트의 선호도가 주가를 올리고 있다.
 
게다가 인구 구조 변화로 인한 노인 인구 및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새로운 주택 형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기대도 높은 상황이다.
 
▲최근 부분임대 아파트 선호도 증가=최근 동부건설이 서울 동작구 흑석동에서 분양 중인 ‘흑석뉴타운센트레빌2차’ 190가구 가운데 세대 분리형이 적용된 34가구가 모두 계약 완료되면서 주목을 끌기 시작했다.
 
광명시 광육재건축현장의 ‘광명 해모로 이연’ 아파트에서도 세대분리형 아파트를 내놓으며 분양을 진행하고 있다. 141㎡타입 총 159가구 중 약 30%인 46가구가 세대분리형이다. 신축 물량뿐만이 아니다. 최근 아파트 리모델링 현장에서도 세대분리형 아파트가 도입을 기다리고 있다.
 
대치우성2차 리모델링 조합의 경우에도 시공자 선정 과정에서 세대분리형 설계가 소개되기도 했다. 세대주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세대 분리형’으로 전환해달라는 요구가 점점 늘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나오고 있다. 
 
세대 분리형 아파트가 국내에 첫 선을 보인 것은 1997년으로 주택공사가 시범 사업으로 부분 임대아파트를 도입하면서 부터다. 그러나 당시에는 찾는 이가 없어 시범사업으로만 끝나고 말았다. 당시 IMF 이후 분양가 자율화가 시작되고 본격적인 아파트 대형화가 진행되면서 기존 주택을 쪼개는 세대분리형 아파트는 시장의 요구 사항이 아니었던 셈이다.
 
세대분리형 아파트가 본격적으로 주목 받기 시작한 때는 국제 금융 위기 이후 부동산 침체가 시작된 시기다. 2009년 11월, 부산에서 분양한 벽산블루밍 장전디자인시티가 중·대형 아파트로는 처음으로 세대 분리형을 선보였다. 이후 세대 분리형 모델을 내놓는 아파트가 계속 등장하면서 하나의 시대적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별도의 독립공간으로 설계=부분임대 아파트는 '한지붕 두 가족'이 별도의 독립적 생활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주택으로 설계 단계에서부터 조합원들의 의사를 타진해 진행한다. 기본 설계에는 큰 차이가 없어 선택 여부에 따라 전체 아파트 구조가 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두 가구를 나누는 경계에 위치한 현관 및 벽체 부분과 함께 주방, 욕실 설계의 재조정이 이뤄진다. 따라서 부분임대 아파트 도입은 조합원의 최종 선택에 의해 결정된다. 특히 중대형 아파트일수록 부분임대 아파트로서의 효율성이 높다. 두 가구로 분리했을 때에도 여유로운 평면이 나오며 부분임대 아파트로의 변경 과정에서도 큰 변경이 필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141㎡ 규모의 경우 60㎡와 81㎡로 나눈다 하더라도 양 쪽 모두 충분한 거주 공간으로서 손색이 없다. 그렇다보니 분양 신청 과정에서도 우선적인 중대형 평형 선택권을 가진 조합원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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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주택난 해소·원주민 재정착 유도… 이중 포석
 

■ 부분임대 왜 도입하나
서울시가 부분임대 아파트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정비사업으로 인한 원주민 재정착 유도와 대학생들의 주거안정을 꾀하기 위해 대학가 주변 주택재개발 정비구역에 부분임대아파트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는 최근 대학가 주변인 마포구 대흥제2·현석제2 주택재개발정비구역에 부분임대아파트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부분임대 아파트는 북아현 및 흑석뉴타운지역 등에서 촉진계획 결정시 도입한 바 있으나 대학가 주변 일반 주택 재개발정비사업에서 도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포구 대흥제2·현석제2 주택재개발정비구역은 주변에 이화여대, 서강대, 홍익대 등 대학가와 지하철2호선, 6호선 및 공항철도 서강역이 위치하고 있어 교통 및 교육환경도 우수해 앞으로 대학가 주변 정비사업의 선례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부분임대아파트가 지속적으로 공급될 경우 향후 가족 구성원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고, 원주민과 세입자의 재정착을 유도할 수 있어 소형 주거공간의 전세가격 상승억제에 일정부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서울시의 전망이다.
 
한편 서울시는 대흥제2·현석제2구역의 부분임대 아파트 공급을 추가하는 내용을 담은 정비계획 변경해 추진한다. 서울시는 또 최근 개포 지구단위계획을 발표하면서 개포지구 내에도 부분임대 아파트를 확대 시행한다고 밝혔다.
 
부분임대 아파트 제도는 경기도 지역에도 확대될 전망이다. 이미 수원시가 부분임대 아파트 정책을 적극 도입하기로 하고 제도 도입을 위한 실무 작업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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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음·기반시설 등 약점
부분임대 도입에 부정적
 

■ 문제점은 뭔가
부분 임대아파트 확대에 대한 부정적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전세난 해결과 중대형 아파트에 대한 미분양 해소 등의 대안으로 주목을 받고 있지만 비싼 임대료와 가구 독립성 확보 미비 등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소음 방지가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한 지붕 두 가구의 기본 취지가 무너져 서로 간에 피해를 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임대세입자들의 증가로 인한 단지 가치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최근 아파트들이 독자적 커뮤니티 유지를 중요시하고 있는 시점에서 임대세입자들에 의한 문제 발생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서울시는 개포지구 지구단위계획을 결정했는데 이에 대해 단지 이미지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임대세입자 인구 증가에 따른 기반시설 확보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가장 직접적인 문제는 주차공간이다.
 
 
기존 세대수를 기준으로 확보된 주차공간에 부분임대 아파트 공급을 통한 추가적인 인구 유입에 따른 공간 부족을 우려하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부분 임대아파트는 한지붕에서 두가족이 사는 형태로 기본적으로 동일 면적에 인구가 증가하는 구조”라며 “그에 따른 도시계획적 기반시설 준비가 뒤따라오는 지 확인해야 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보니 실제로 임대세입자들의 선택을 받을 지도 불확실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 등 최근 전세난 대책 일환으로 시행되고 있는 다른 대안이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아파트를 분리형으로 개조했다고 해도 불편을 느낀 세입자들이 선호할지 의문이라는 의견이다.
 
한 건축설계사 관계자는 “부분임대 아파트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방음 문제 등 독립성 확보 가 될 있도록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한 건설사 관계자는 “가구 수 증가에 따른 주차장 등의 기반시설 증축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향후 난개발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공사비 상승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아파트 공사비용 중 비교적 단위 면적당 단가가 높은 공사가 욕실이나 주방 등 배관이 포함되는 곳이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주방만 하더라도 당초보다 하나가 더 늘어나는 구조로 공사비 증가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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