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부담늘고 사업지연 추진위 도시계획도로로 만든다 구청측
구청 스스로 기본계획 잘못 입안한 ‘주먹구구행정’
도시계획 절차 다시밟아야 하는 등 부작용 수두룩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16구역의 정비계획 수립을 앞두고 구역을 동서로 관통하는 도로의 성격에 대해 추진위원회측과 구청이 갈등을 빚고 있다. 주민과 추진위원회는 지난 1월 발표한 뉴타운 기본계획에 따라 관통도로를 단지 내 도로로 해야 한다는 뜻을 강하게 피력하고 있는 반면에 동대문구청은 도시계획도로로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뉴타운 기본계획 상 단지내 도로=추진위원회 측은 도시계획도로의 불합리성을 지적하고 있다.
발표된 지 7개월 밖에 안 되는 뉴타운 기본계획을 수정하겠다는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것이다.
추진위측은 “전농·답십리 뉴타운 기본계획은 지난 1월에 확정, 발표됐다”며 “기본계획 수립시 구청이 입안해 도시계획용역업체, 구 도시계획위원회, 시 지역균형발전심의위원회 자문 및 승인을 거쳐 확정한 사안을 1년도 안 돼 뒤집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기본계획 수립시와 지금을 비교할 때 구역 및 주변 여건이 얼마나 바뀌었는지 모르겠다”며 “만약 현재 여건 상 도시계획도로를 조성해야 한다면 기본계획을 잘못 수립했다는 것을 구청 스스로 자인하는 손바닥 뒤집기 식”이라고 덧붙였다.
▲도시계획도로, 부작용 커=추진위원회 측은 도시계획도로로 조성하면 여러 가지 부작용을 불러 올 수 있다고 주장한다.
우선 기부채납 면적이 20%로 단지 내 도로일 때보다 증가하고 정비기본계획 변경시 도시계획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하는 등 사업기간 연장이 불가피 하
다는 것이다.
또 건축 사선제한으로 용적률 인센티브를 최대한 받기 힘들어 사업성이 낮아지고 효율적인 단지내 동배치가 불가능하며 차량통행으로 인해 안전성이 감소한다는 분석이다.
단지가 분리될 가능성이 있어 주민들 간 갈등도 예상된다는 지적이다. 도시계획도로로 답십리1동과 답십리5동이 분리될 수 있으며 이 경우 화합이 되기 어렵다는 것이 추진위의 주장이다.
이 밖에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각종 공공시설 및 임대주택이 분리 배치돼 단지의 효율성이 감소해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덧붙이고 있다.
특히 지형의 경사도가 심해 도시계획도로로 조성하면 이를 완화하기 위한 공사비 부담도 모두 주민들의 부담이라는 것이다.
반면 단지 내 도로로 조성할 경우에는 △기부채납 면적 17% △1개 조합으로 사업기간 단축 △건물의 효율적 배치 및 답십리1·5동 주민의 화합 가능 △임대주택의 효율적 배치 △도로기부채납 감소에 따른 면적을 녹지공간으로 활용 △도로 교통량 통제로 인한 쾌적한 환경 유지 등의 장점이 있다는 것이 추진위 측의 주장이다.
▲구청, 교통량 검토 등 반영=추진위 측의 주장에 대해 동대문구청은 뉴타운 지구 내 기반시설설치, 교통량 검토 등을 반영해 답십리 16구역의 정비계획을 수립하면서 도시계획도로로 추진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동대문 구청 담당자는 “구청 단독으로 결정하는 사안이 아니라 도시계획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도시계획도로로 추진하게 됐다”며 “주민들과 3회의 토론회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뉴타운 기본계획이 정비계획을 수립하면서 변경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안다”며 “도시계획도로로 결정되면 구역이 분리된다는 우려를 주민들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시공상 문제 등 현실적으로 1개 구역으로 사업이 추진돼야 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전문가, 구청 의견 이해 안 돼=교통 문제 전문가들은 구청의 의견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도시계획도로 설치시 추진위원회 측이 주장하는 부작용 외에 △교통영향평가 심의 필요 △구역 윗편의 답십리길과 동쪽의 답십리새싹길의 연결성이 떨어지는 점 △쾌적성 확보를 위해 광장 설치 필요 △단지내 안전성 확보 필요 등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주)교통정책연구원 관계자는 “구역 동쪽은 막다른 곳이어서 우회전이나 좌회전 밖에는 허용이 안 된다”며 “구역 외 주민들이 얼마나 이 도로를 이용할 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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