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미안 파크팰리스’ 아트조경
‘래미안 파크팰리스’ 아트조경
  • 김병조 기자
  • 승인 2007.12.21 02: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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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21 11:39 입력
  
1급수 생태하천… 500년 된 느티나무 자연속 ‘궁전’으로의 초대
생태하천, 먹이 안 줘도 생존 가능
어린이 놀이터 플레이가든도 눈길
2005년 착공을 시작했던 가락 한라아파트가 래미안 파크팰리스란 이름으로 재탄생했다. 예전의 5층 아파트 단지는 최고 27층의 고층아파트로 탈바꿈했으며 예전에 비해 널찍해진 옥외공간을 갖게 됐다. 이 옥외공간에는 다양한 조경 시설물들이 자리잡았다. 생태하천을 비롯해 500년 된 느티나무, 제주석으로 단장한 선큰가든, 어린이놀이터인 플레이파크 등이 배치돼 색다른 단지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 특히, 생태하천에 대한 조합과 시공자의 남다른 노력이 돋보인다. 생태하천은 그 곳에 사는 동식물들이 자신들의 힘으로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놓았다. 삼성건설 이상현 공사팀장은 “자연 속의 생태하천 모델을 그대로 옮겨 놓기 위해 노력했다”며 “동식물 선정 과정에서도 먹이사슬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그 안에 사는 동식물들을 제대로 보존케 하기 위해서는 먹이를 줘서는 안된다”고까지 당부하고 있다. 생태하천 속 생태계에 대한 자신감이다.
 
▲생태하천, 먹이 안 줘도 자생 가능=파크팰리스 생태하천에 사는 물고기들은 열심히 돌아다녀야 한다. 먹이를 스스로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노랑어리연, 갈대, 물억새, 노랑꽃창포, 부처꽃, 수련, 붓꽃 등의 수생식물과 함께 버들치, 피라미, 쉬리, 돌고기, 납자루, 왜몰개, 토종붕어, 눈불개, 누치, 람마자, 민물새우, 말조개, 갈겨니 등 토종어류 3천여 개체를 풀어 놓았다. 작은 수초에서부터 물고기까지 스스로 잡아먹고 먹히며 번식할 수 있는 먹이사슬 환경이 이뤄지도록 했다. 여기에 비단잉어가 추가된다. 단, 비단잉어는 토종어류들과는 분리된다. 덩치 큰 비단잉어가 자그마한 토종물고기를 모두 잡아먹을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전체 300m 길이의 생태하천은 가볍고 날쌘 토종어류들이 사는 상류와 묵직한 비단잉어가 사는 하류로 서식지를 구분해 놓았다.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되 상류와 하류 사이에 턱을 만들어 놓아 토종어류는 하류로 갈 수 없도록 했고 비단잉어는 상류로 역류해 헤엄쳐 오지 못하도록 했다. 생태하천은 이처럼 두 구역으로 구분돼 있지만 지나는 사람들이 외부에서 볼 때는 전체가 하나의 기다란 하천으로 보이도록 했다. 
 
상류의 토종물고기들이 사는 곳은 물도 1급수의 물을 사용한다. 특수 처리된 물을 공급할 수 있도록 자체 정수시설을 설치해 토종물고기들의 정상적 생활에 문제가 없도록 했다. 이 설비는 수량도 자체적으로 파악해 일정 수준 이하로 수량이 부족하게 되면 부족한 만큼의 수량을 자동적으로 보충해 줄 수 있도록 했다.
 
이 생태하천은 물고기들의 동면도 가능하도록 배려했다. 생태하천 중간에 ‘개롱정’이란 정자를 만들어 놓았는데 정자 밑을 다른 곳보다 더 깊게 파놓아 겨울철 물고기들의 동면 장소로 활용될 수 있도록 했다.
 
이 팀장은 “며칠 전 한파가 닥쳐왔을 때 물고기 상태가 궁금해 생태하천에 가 봤는데 정자 밑 깊숙한 곳에 자기들끼리 뭉쳐 서로의 체온을 통해 추위를 잘 견디고 있었다”면서 “물고기들이 이번 겨울을 잘 보내고 나면 내년 봄 생태하천이 볼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생태하천은 자기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야생성이 살아 있도록 설계돼 있다. 지금도 사람이 가까이 다가가면 쏜살같이 자신들이 생각하는 안전지대로 몸을 숨긴다.
 
생태하천 주변에서는 다음과 같은 주의사항을 담은 푯말이 서 있다. △허락없이 들어가지 말 것 △외부로부터 물이나 흙이 유입되지 않도록 할 것 △이물질을 넣지 말 것 △수생식물을 만지거나 뽑지 말 것 △물고기에게 먹이를 주지 말 것 등이다. 
 
▲500년 된 느티나무=500년된 느티나무가 구릉지로 이뤄진 부출입구에 자리잡고서 단지 전체를 내려다보고 있다. 지난 여름 전라도에서 옮겨왔는데 이식이 성공될 수 있도록 많은 보살핌을 받았다. 나이든 고목이 새로운 터전에 적응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 수목 영양제 주사도 수 십병 맞았다고 한다.
 
다행히 지난 여름 파란 잎사귀를 내놓았다. 올 겨울을 잘 나게 된다면 내년 여름부터는 우거진 느티나무 숲을 주민들에게 선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선큰가든 및 플레이가든=선큰가든 또한 볼거리다. 당초 타일로 장식된 광장으로 만들어 질 예정이었으나 조경 특화 과정에서 제주석으로 포장된 정원으로 꾸며졌다. 다양한 관목류들로 아기자기한 정원이 꾸며져 있으며 가벼운 휴식처로 안성마춤이다. 한편, 네덜란드에서 도입한 플레이가든이란 어린이놀이터는 아이들의 관심을 끌만하다. 삼성건설 관계자에 따르면 놀이터 끝에서 끝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두뇌회전이 필요한 놀이기구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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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생태조경으로 별장느낌 살렸죠”
 
김종복  현장소장 / 삼성물산 건설부문 가락한라
 
김종복 소장은 이 곳에 부임하기 전, 강남 역삼 래미안 현장 소장으로 활동하면서 도심 내 재건축 시공 경험을 쌓았다. 최신 조경 시설들을 도입하면서 나름대로의 노하우도 배웠다. 그런 노하우들을 그대로 옮겨와 이 곳에 적용시켰다. 현장 어느 곳 하나 애정이 담기지 않은 곳이 없지만 특히 생태하천에 많은 노력과 열정을 쏟아부었다. 서울 한복판에 최고의 생태조경을 통해 좋은 주거지를 만들고 싶다는 게 그의 바람이다.
 
▲최근 조경 추세는=친환경 및 생태 컨셉이다. 이 추세는 한동안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다. 최근 추세에 맞는 최고의 조경을 도입해 별장 및 전원주택 분위기를 느끼도록 했다. 조경은 한 번 해 놓으면 평생을 간다. 이 곳이 시골이라면 이 정도로까지 친환경·생태 개념이 강조될 필요는 없다. 서울 도심 한 복판이기에 그 중요성이 부각되는 것이다. 도시가 도시화될수록 친환경 생태의 중요도 또한 계속해서 높아질 것이다. 서울이란 첨단 도시에 자연 생태조경의 결합을 통해 최고의 주거지를 만들고자 했다.
 
▲생태하천에 들인 노력이 돋보인다=주변을 돌아보면 이름뿐인 생태하천이 많다. 시대적 흐름에 따라 생태조경을 도입하되 물과 풀만이 나열돼 있는 ‘보여주기식’ 하천만이 만들어진다. 이런 말 뿐인 생태하천은 피하고 싶었다. 생명체들이 자기들 스스로 살아가는 명실상부한 생태하천을 만들고 싶었다. 이 곳 생태하천 속 동식물들은 서로 먹고 먹히며 자손을 남기는 일생을 보내게 된다.
 
▲생태하천의 보존 및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할 것 같다=향후 지속적인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모든 것은 주민들의 주거환경 수준을 높이기 위한 시설들이다. 주민들이 사랑과 관심을 갖고 생태하천 주변 동식물들을 보살펴 주길 바란다. 하천에 뛰어 들어 생태환경을 파괴하거나 쓰레기를 버리는 행위들은 자제해 주길 부탁드린다. 먹이 등을 주는 것도 피해주길 바란다. 야생성이 퇴색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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